섬 산행
언제 : 2011년 10월8일
누구와 : 친구들
어디로 : 덕적도(운주봉231m, 비조봉292m)
인천시에서는 여름철 성수기가 지나자 웅진군도 선박요금을 50% 할인해주는 행사를 진행한단다. 관광 활성화 목적으로 금년도 예산 한도 내에서…… 그렇지 않아도 서해 쪽 섬 산행을 계획하고 있는 필자로서는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덕적도가 고향인 친구에게 그곳에 가고 싶다고 하니 여름철에는 가능하면 안가는 것이 좋다며 10월초에 가면 동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일정을 잡고 9월 말 배편을 예약, 드디어 출발 전 아침 첫차 전철에 승차하니 승객이 장난이 아니다. 첫차의 승객들은 대부분 피곤한 모습으로 일터에 나가는 서민들로 등산복차림이 어색해진다. 종로3가에서 인천행에 승차하며 친구에게 부천역에 도착 예상시간 메시지를 보내지만 41분 소요된다는 도착시간이 10분이나 늦게 도착 택시 타고 온 보람도 없다며 투덜거린다. 동인천역에 하차, 시내버스 24번을 기다리며 주변을 돌아보니 예전 그대로의 시가지모습이지만 음악다방이 있던 간판들이 모두 노래방이며 PC방으로 변해있고 자유공원 올라가는 길목이 깨끗하게 단장되어 옛모습이 온데간데 없어 자꾸 확인을 해본다. 정거장 옆 스피커에서는 버스도착시간을 알려주는 아리따운 목소리가 아침을 상쾌하게 만든다.
인천에서 남서쪽으로 75km 거리에 자리한 덕적도는 덕적군도(8개의 유인도와 34개의 무인도)에서 가장 큰 섬이며 덕적도를 우리말로 아주 큰 넓이의 섬이라는 뜻이다. 삼국시대부터 서해 해상교통의 중심지로 조선시대에는 수군이 주둔했고, 말을 기르는 국영목장도 있었다고 한다. 섬인데도 산이 많이 있어 피서 철 외에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며 최근에 최고봉인 국수봉(314m)과 제2봉인 비조봉(292m)을 연결하는 12km 길이의 종주코스가 개설돼 있어 산객들이 많이 찾는다. 등산로 주변에는 수백 년이 된 적송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어 솔 향을 느끼며 비조봉을 오르면 섬 산행의 으뜸인 망망대해의 멋진 조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서포리 해변은 경사가 완만한 백사장과 해변 인근에 수백 년이 된 해송과 계절에 맞게 피어나는 해당화가 있어 1977년3월에 국민관광지로 지정되어 보전되고 있으며 초록빛 바다를 간직한 밧지름 해변과 능동자갈마당의 주먹만한 돌들이 파도와 어우러져 고운 화음으로 인간을 반기는 모습과 서해의 낙조 또한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곳이기에 가족과 함께 또는 연인들과 즐길 수 있는 여행지로 추천하고 싶다.
승선 1시간 전 네 명이 모두 도착, 8시40분발 스마트호에 승선 안개 자욱한 서해로 출발, 인천대교의 웅장한 모습이 안개 속에서 신비스럽게 나타난다. 이 다리는 총 길이가 21.38Km인 사장교로서 서해대교의 3배라고 하며 주 탑의 높이도 238m가 된다. 멀리서 바라봐도 웅장함과 신비스런 모습이지만 조명시설이 잘되어 있어 야경의 아름다움을 으뜸으로 치고 싶다.(영흥도 산행 때 느낀 점) 쾌속정은 대교를 지나자 속력이 느껴지며 외부로 나오니 선미 쪽에는 술판이 여기저기 벌려져 있다. 이곳도 역시 새우깡 갈매기가 있어 손에 들고 있는 과자를 얻기 위하여 날갯짓을 하지만 배의 속력을 따라잡지 못하고 돌아가곤 한다. 바람 한 점 없는 날씨는 안개만 걷혀준다면 금상첨화겠지만 모두 완벽하기를 바라는 인간의 욕심 뒤로 한 시간이 지나 도우선착장에 도착한다. 친구 왈 “참 좋은 세상이란다”. 예전에는 육지에 갈려면 하루 종일 배에서 파도와 싸웠다며 잠시 선착장에서 먼바다를 바라본다. 지난 초여름 아들과 장봉도 산행 때 격은 만원버스 생각이 나 잰걸음으로 버스에 승차하지만 우리 넷과 어르신 한 분만을 태우고 출발이다. 이상하다 생각하며 밖을 내다보니 식당에서 나온 차량들이 즐비하게 기다리다 손님들을 태우고 사라진다. 산행코스는 다양하며 2~3시간 정도의 힘들지 않는 산행이 주로 이루어 진다. 처음에는 국수봉을 연계하여 여유롭게 종주를 하며 1박을 할 계획이었지만 한 친구가 시간이 맞질 않아 당일로 수정 4시간 정도 산행코스로 변경하여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팀은 북리행 버스를 이용 10분 후 해양경찰서 앞에서 하차, 비조봉 등산 안내도를 따라 포장도로를 이용 10시40분 벗개고개에 도착, 국수봉 등산로가 잘 조성된 모습을 뒤로 왼쪽 숲으로 진입한다. 차량소리에 뒤를 돌아보니 국수봉 정상의 군사시설이 눈에 들어오며 ㅇㅇ가든 소형(23인용)버스에서 등산객들이 쏟아져 나온다. 미리 예약한 식당에서 이곳까지 태워다 준 것이다. 등산로는 동네뒷산처럼 아늑하며 이정표도 잘되어 있다. 울창한 소나무 사이로 구절초며 이름모를 야생초가 가을 향을 물씬 풍겨주며 흐트러지게 피어 있고 멀리 해변가에서 들려오는 관광객들의 웃음소리 역시 가을 음을 느끼게 한다. 전파기지국(철탑) 2Km이정표를 지나 11시 벤치가 설치되어 있는 곳에 도착 전방에 위치한 비조봉을 조망하고 약간의 내리막 후 통나무 계단을 이용 처음으로 땀을 내본다. 등산로 옆으로는 안전시설로 밧줄을 메어 놓아 겨울산행에 도움을 줄 수 있게 해 놓아 웅진군의 배려가 엿보인다. 두세 번의 오르내림을 한 후 서포리 해변이 내려다 보이는 쉼터에 도착 포도즙과 귤로 갈증을 해소하며 해변가에 건축중인 건물이 아름답다며 한 친구는 귀농 후에 계획하고 있는 보금자리를 구상하고 있다. 요즘 땅 보러 주말이면 여기저기 돌아다닌다는 소문에 언제쯤 귀농이 이루어 질지 먼저 터를 잡아 놓으라고 한마디 한다. 등산로는 우측으로 계속 진행하여 30여분 만에 전파기지국(철탑)를 지나 사거리에 도착한다. 좌 우측은 모두 해변가(좌측:이개해변, 우측:서포리해변)로 나가는 길이며 우리는 용솔나무 0.7Km방향으로 진행한다. 등산로 주변 조망터를 지날 때마다 두 개의 벤치가 휴식을 할 수 있게 설치되어 있으며 소나무 사이로 서포리해변의 아름다운 전경을 보여준다. 11시45분 돌과 통나무로 산객들의 다리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해 놓은 이색 등산로 앞 용솔나무 쉼터에 도착한다. 주변 소나무보다 크기가 월등한 모습에 그렇게 지어진 이름이듯 문득 지난 3월에 철마산 종주 때 보았던 용이 승천하려는 모습의 소나무가 떠오른다. 맨발지압 길을 이용 경사를 지나 송림의 피톤치드향을 느끼며 진행, 모처럼 바위구간을 지나 운주봉(231m)에 도착, 진2리 앞 이개해변의 아름다움에 넉을 놓는다. 벤치가 있어 조망을 즐기며 점심을 해결하는 것도 좋겠지만 좀 더 진행하여 자리잡자는 친구가 있어 급경사 길을 내려서 망재를 지나 봉우리를 하나 더 넘어 벤치가 있는 우측으로 자리를 잡으니 막걸리와 홍어가 등장한다. 긴 점심식사를 끝으로 벤치 아래에서 사슴벌레 수컷이 나타난다. 요즘 보기 드문 곤충인데…… 나무젓가락으로 집게를 건드려도 저항을 못하는 모습에 주변을 돌아보니 먹이사슬에 적합하지 않는 곳이다. 참나무 등 떡갈나무의 수액을 빨아먹는 곤충으로서 이곳은 주종이 소나무로 사슴벌레가 살아가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겠다. 소나무 아래 서식하는 떡갈나무 잎에 올려 놓고 한 시간의 긴 휴식을 마치고 출발, 바로 앞 우리가 하산해야 하는 진1리(덕적면소재지) 방향과 비조봉 갈림길을 지나 오후 1시22분 팔각정이 세워져 있는 비조봉(292m) 정상에 도착한다. 해무가 많이 끼어있는 관계로 가까운 소야도며 문갑도도 아스라이 멀어져 보인다. 다만 밧지름해변과 서포리해변의 하얀 모래사장의 아름다운 모습에 위안을 삼으며 우리가 지나온 산세들도 파노라마 되어 다가온다. 다시 통나무 계단을 내려와 삼거리에 도착, 이정표가 가리키는 진1리(면사무소까지:2.2Km) 방향으로 아기자기한 산책로(?)따라 하산 20분만에 진1리 날머리에 도착, 돼지감자 꽃이 노랗게 피어있는 언덕을 지나 등산안내도 입간판이 세워진 곳에서 마을로 접어든다. 집집마다 담 밑에는 봉숭아며 채송화가 계절의 마지막을 수 놓고 있고 진리성당 앞에는 코스모스가 청초하게 계절을 만끽하고 있다. 경로당과 농협지소를 지나 해변으로 내려서서 송림이 우거진 해변가 백사장을 지나 도우선착장까지 잘 조성된 해안산책로 입구로 접어든다. 아치형으로 장식한 입구를 지나 곳곳에 전망대 이정표가 있지만 도끝부리 전망대까지 진행,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가 하나가 되어 있는 모습에 감탄한다. 좌측으로 진행하며 나무들이 무성한 숲을 끼고 으름이 잔득 열려있는 나뭇가지를 발견 한 친구가 올라가 몇 개를 따서 던진다. 잘 익어 바나나처럼 벌어진 열매를 하나 받아 입안에 넣으니 씨가 많아 먹기가 불편하여 씨까지 씹어 보고 긴 여운이 남는 쓴맛으로 두고두고 후회한다. 한국산 바나나라고 하는 이 식물은 씨가 많아 식용은 부적하며 한방으로 많이 이용된다고 한다. 가을의 산골에서 느낄 수 있는 정취를 마음 컷 느끼며 어느덧 진리바다역이 바라보이는 지질아치배와 어부상 앞에 도착 안내 글을 읽어보지만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정확한 자료도 없이 아마 중국 어선을 본떠 제작 사용했을 거란 내용과 지질아치배라는 의미도 무엇인지 모른단다.^^ 그래도 수심이 깊은 이곳에서 유용하게 사용했다니 다행이다. 예약한 배 시간이 여유롭게 남아 고향에 왔다고 한잔 산단다. 무지 비싼(1Kg당 시가 : 그날은 60,000원) 자연산 우럭회로 한잔 한 후 오후 4시 일출과 일몰의 아름다운 모습은 다음으로 기약하고 코리아나호에 승선 덕적도와 이별한다.
※후기
예전 같지 않고 당일로 산행과 해변 길 걷기 그리고 회 한 접시와 소주한잔의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건이 되었지만 육지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섬이기에 1박을 하면서 여유로운 산행과 여행을 하면 좋을 듯, 시간상 섬에서 먹지 못한 회 맛은 인천 연안부두 어시장에 가서 맛볼 수 있다. 특히 싱싱한 어종도 보고 계절에 맞는 생선도 구입하여 집으로 가지고 가면 남자들은 집 식구들에게 후한 점수도 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어 좋을 듯……
찾아가는길
대중교통
1호선 전철 동인천역 하차 시내버스 24번 승차 연안부두 여객터미널
4호선 전철 안산역 하차 123번 버스, 오이도역 하차 790번 버스-방아머리선착장
자가교통
경인고속도로(1,2,)종착점 – 연안부두 – 여객터미널
영동고속도로 월곳IC – 시화방조제 - 방아머리선착장.
해상교통(http://www.mydeokjeokdo.com)
인천 – 덕적도(반드시 전화 문의 또는 인터넷 예매)
대부고속훼리5호(자동차 선적 가능)평일 : 1회, 주말 : 2회 운항.
(요금 : 어른 12,100원, 자동차 선적 편도 45,000원, 소요시간 : 2시간40분).
스마트호와 코리아나호 평일 : 2회, 주말 : 4회.
(요금 : 어른 기준 왕복 21,900원, 소요시간 : 1시간10분)
※ 주민등록상 인천 시민은 50% 할인, 성수기 때와 계절별로 배 시간 확인 요
대부도 - 덕적도(사전 확인 및 예약은 필수 : 대부해운(032-886-7813)
대부고속훼리2호(자동차 선적 45,000원) 평일 1회, 주말과 휴일 2회
(요금 : 어른 기준 9,000원 소요시간 : 2시간)
섬교통
공영버스 : 선착장 - 서포리, 선착장 – 북리 : 2개 노선 운행(요금1,000원)
택시(010-2055-5855)
섬 내 식당에서 운영하는 차량 이용 가능(미리 예약)
숙박
서포리해수욕장 주변 : 서포리아(032-851-2323), 하늘바다펜션(017-261-7274), 바다사랑펜션(032-831-2926), 소나무향기펜션(032-832-1111), 섬사랑민박(032-832-9660), 서포비치(032-831-2841), 노을민박(032-832-5728)
면사무소 주변 : 덕적펜션(032-832-4548), 민션씨싸이드(032-833-0707)
※ 해변가 백사장에서 멋진 풍경을 음미하며 하루 저녁 비박 또는 야영 가능
맛집
도우선착장 주변 : 회나라식당(032-831-5324), 여수횟집(032-832-9390), 도우회가든(토종닭백숙, 032-831-8704), 서울식당(바지락칼국수, 032-832-7790)
※ 도우선착장 앞에 싱싱한 횟감을 주민들이 팔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