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이웃
어느 한 길가에서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무자비한 폭행을 당하고 있다. 때리고 있는 사람은 50, 60대 정도의 남성인 것 같다. 계속해서 폭행을 당하던 남성은 견디지 못하고 도망치기 시작한다. 무작정 골목길로 뛰어가면서 도망을 치던 남자는 막다른 길을 마주하게 된다. 막다른 길에서 벽을 살피고 두드려보면서 도망갈 곳을 찾아보지만 조그만 틈조차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스산한 기운을 느껴지고 뒤를 돌아보자 어느새 따라온 중년의 남자가 보였다. 중년의 남자 손에는 야구방망이가 들려 있었고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남자가 있는 힘껏 야구방망이를 휘두르려는 순간 주변이 어두워졌다가 다시 밝아졌다.
방안에는 좀 전까지 쫒기고 있던 남자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남자는 식은땀을 흘리고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계속되는 취업 실패로 인해 아버지와 크게 싸우고 집을 나오게 되었는데 그 이후로 이런 악몽을 자주 꾸게 되었다. 남자는 정신을 차리기 위해 화장실로 가서 찬물로 세수를 했다. 마음이 어느 정도 진정이 되고 창밖을 바라봤다. 며칠 전까지 내리던 비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그치고 뜨거운 햇빛이 내리쬐고 있었다.
‘아... 이제 장마 기간이 끝났구나.’
나는 취업 준비를 하느라 어느새 시간 개념이 사라진지 오래되었다고 생각하면서 침대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폈다. 기지개를 피던 중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나서 시계를 봤다. 시계는 12시 1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래도 배꼽 시계는 정확해서 다행이네.’
배 속에서 밥을 달라고 난리를 치는 것을 달래기 위해 주방으로 가서 라면을 끓였다. 예전에는 밥을 직접 해서 먹었지만 이제는 밥을 하기 귀찮아져서 거의 매일 라면으로 끼니를 해결하고 있다. 언제 먹어도 먹음직스러운 라면을 다 끓이고 냉장고에서 김치와 물을 꺼내서 상을 차렸다.
바로 식사를 하려했지만 라면을 끓여서 그런지 집 안에 열기가 가득해서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안 그래도 더운 날씨인데 열기까지 더해지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서 선풍기를 틀었다. 가난한 취업준비생들에게 에어컨은 사치품이다. 그래서 이런 살인적인 더위에는 선풍기가 한줄기 빛이라고 볼 수 있다. 혼자 밥 먹는 것이 심심해서 TV를 틀어놓고 라면을 먹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라면을 다 먹은 뒤 설거지거리를 정리해서 주방으로 가던 중에 창문으로 옆집 사람이 보였다. 옆집 사람은 상당히 이상한 차림새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더운 날씨에 검은색 모자, 마스크, 선글라스, 그리고 후드 집업을 입고 있었다.
‘저번 주에 이사 온 그 집 사람인가? 저렇게 검은 옷으로 껴입으면 안 더운가?’
잠깐 이런 생각을 한 뒤 이내 관심이 없어져서 아까 보던 TV를 다시 봤다. TV 속에서는 장마 기간이 지나고 폭염이 시작된다는 기상 예보가 나오고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고 나는 여전히 집 안에서 빈둥거리며 지내고 있었다. 취업준비생이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안하고 있는 백수의 삶을 살고 있다. 아버지와는 사이가 좋지 않아서 어머니가 몰래 보내주시는 용돈으로 근근히 살아가고 있다. 오늘도 역시나 할 일없이 TV를 보던 중 자신의 동네 근처에서 시체가 발견됐다는 뉴스가 나왔다.
[“어제 oo동 인근에 위치한 하천에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현재 경찰들의 조사 결과.... 이는 분노 표출형태의 살인으로..... 사망추정 시간은 일주일 전....”]
아나운서의 말을 대략 정리해보면 현재까지의 수사 상황으로 봤을 때 시체는 약 일주일 전쯤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되며 범인은 아주 잔혹한 방식으로 살해한 것으로 보아 분노를 표출하는 목적으로 살인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평소 추리, 스릴러 장르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잠깐 관심을 가지고 보다가 이내 흥미를 잃어서 저번에 놓친 드라마를 틀어서 본다. 드라마 속에서는 범인을 추적하는 형사의 모습이 나오고 있다.
드라마를 보던 나는 우연히 창문을 보게 되었다. 창문으로는 옆집 사람이 나가고 있었다. 옆집 사람은 저번과 같이 검은색 옷으로 중무장하고 있었다. 지난주에 이어서 또 다시 저런 이상한 차림새로 입고 나가는 것을 보게 되니까 옆집 사람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
‘과연 왜 저렇게 입고 나가는 것일까?’, ‘저 사람은 남자일까? 여자일까?’, ‘뭐하는 사람일까?’ 등 알아보고 싶어졌다.
처음에는 그저 호기심으로 옆집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딱히 거창하게 뭔가를 하는 것은 아니고 그저 옆집 사람이 검은 옷을 입고 나가는 날을 기록하는 것이 전부였다.
---------------------------------------------------------------------------------------
2018년 7월 30일 월 오후 02:00 외출 (대략) -> 들어오는 것 못 봄
2018년 8월 06일 월 오후 01:30 외출 -> 오후 05:00 들어 옴
.
.
.
2018년 8월 28일 화 오후 01: 50 외출 -> 오후 06:00 들어 옴....
-------------------------------------------------------------------------
“와 이 사람 매주 한 번은 꼭 저러고 나가네.”
할 일도 마땅히 없었던 나는 약 한달 정도의 시간동안 관찰을 했다. 이렇게 기록을 하다보니까 평소 좋아하던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옆집사람을 관찰을 하는 것도 한 달이 지나니까 슬슬 재미가 없어지고 지루해지기 시작했다. 관찰하면서 알아낸 것이라고는 일주일 정도의 간격으로 한 번 씩 나가는 것 정도였다. 또 항상 옷차림이 검은색으로 답답할 정도로 꽁꽁 싸맨다는 것 정도? 별 다른 수확이 없자 흥미를 잃어갔다.
‘이게 뭐하는 짓이냐.... 내가 진짜 심심하긴 한가보다...’
옆집 사람을 관찰한 일지를 방구석으로 휙 던졌다. 그때 TV에는 범죄시사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는데 최근 화제가 된 연쇄살인에 대해 프로파일링을 하고 있었다.
[“현재 oo동에서 발생하고 있는 연쇄살인범은 몹시 사회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자신 이외의 사람들을 모두 증오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살해 방식이 매우 잔인하고 또한 시체 유기를 하지만 금방 발견되는 곳에 숨겨서 금방 드러나게 됩니다. 이것은 자신의 살인을 남들에게 보여줌으로써 쾌락을 느끼며 이를 표출하는 것으로 자신의 삶의 목적을 이룬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사체들의 사망주기가 약 1주일씩 차이가 나는 것으로 보아 살인에 중독되어 있다고 추측해 볼 수 있습니다. 이쪽에 정리되어 있는 살인 일자를 보면 7월 30일, 8월 6일....마지막 8월 28일까지 약 일주일 간격으로 살인을 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정보들을 바탕으로 또 이번 주에 살인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TV 속에서 나온 날짜가 익숙하다. 나는 좀 전에 던졌던 옆집 사람을 관찰한 일지를 다시 주워서 펼쳤다.
“7월 30일, 8월 6일....그리고 8월 28일... 미친 이게 뭐야?”
살인이 일어난 날짜와 옆집 사람이 나갔던 날짜가 정확히 일치했다. 옆집 사람이 외출할 때마다 사람이 한 명씩 죽은 것이다.
“뭐 이런... 설마? 아냐 그냥 우연히 겹친 거겠지...”
나는 왠지 모를 불안감과 공포감에 휩싸였다. 말로는 아닐 것이라고 말했지만 마음 속 한 구석에서는 ‘과연 이런 우연들이 존재할 수 있는 것일까?’, ‘만약 진짜로 살인범이면 어떡하지?’, ‘경찰에 신고해야 하나?’ 와 같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하아...만약 진짜면 어쩌지... 돌겠네..”
나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창문 밖으로 옆집을 바라봤다. 그때 옆집 사람이 집을 나오는 것이 보였다. 나는 당황하여 황급히 창문 밑으로 몸을 숨겼다. 나는 몸이 떨리고 숨이 가빠졌다.
“저 사람이 진짜 살인범이면... 지금 사람을 죽이러 가는 건가...? 이제 어쩌지....”
저 사람이 살인범이라면 그 사실을 아는 것은 지금 나뿐이다. 하지만 내가 과대 해석한 거라면 평범한 사람이 살인범으로 몰릴 수도 있다. 좀 더 확실한 증거가 필요하다.
나는 하루 종일 어떤 방법으로 증거를 잡을지 고민했다. 그러다 밖을 보니 어느새 슬슬 5시가 되어갔다. 옆집 사람이 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창밖을 바라보았다. 내가 창밖을 보는 순간 옆집 사람이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그 순간 옆집 사람의 고개가 우리 집으로 향했고 나는 황급히 고개를 숙였다.
“허억.... 허억.... 못 봤겠지. 못 봤을 꺼야.”
잠시 후 다시 창문을 통해 옆집을 보자 옆집 사람은 이미 집으로 들어간 건지 불이 켜져 있었다. 나는 왠지 모를 불안함에 한 동안 인기척도 없이 조용히 있었다. 그러고 있기를 몇 시간이 지났다. 그때 갑자기 초인종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나는 ‘혹시 옆집 사람이 온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고 너무나도 무서워졌다. 그 순간
“택배입니다. ooo씨 안 계신가요?”
택배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고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아...아니에요. ooo씨 없어요. 주소 잘못 보신 것 같아요.”
집에 있는 거울을 통해 잔뜩 겁에 질려있는 나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나는 내가 보는 드라마 속에 형사가 아니다. 나는 겁쟁이에다가 어떤 특별한 능력이나 특기도 없는 평범한 사람, 취업도 못해 집에서 도망쳐 나온 쓸모없는 인간이다. 그냥 조용히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살자. 이전처럼. 그러다 보면 유능한 사람들이 저 연쇄살인범을 추적해서 잡아 주실꺼야. 굳이 내가 나서지 않아도 되는 일이야.‘
그 이후로 며칠 동안 난 더 이상 옆집 사람에게 신경 쓰지 않고 조용히 예전처럼 지냈다. 그러다 TV 속에서 또 시체가 발견되었다는 뉴스를 들었다.
“오늘 또 다시 oo동에서 시체가 발견되었습니다. 이는 이전에 일어난 사건들과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이고 사망추정시간은 9월 4일 화요일로 오늘로부터 3일 전에 살해당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뉴스를 듣는 순간 가슴 속 한 구석이 쓰라려왔다.
“내가 저번 주에 신고를 했다면 죽지 않을 수도 있었던 사람이야.....”
나는 내 자신이 공포감에 무책임하게 회피하려고 했던 것이 정말 쓰레기 같았다. 자신이 위험해질까봐 다른 사람의 위험을 외면했던 자신이 너무 한심하고 병신 같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한심하게 살 수는 없다. 옆집 사람이 범인이라는 증거를 확보해야한다.
‘다음 외출할 때 옆집에 몰래 들어가서 증거를 찾아봐야겠다. 다음 주 월요일이나 화요일에 또 옆집 사람은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나가겠지. 그 때가 증거를 찾을 수 있는 기회야. 이렇게 해야 연쇄살인범을 잡을 수 있어.’ 이러한 다짐을 한 뒤로 나는 옆집을 몰래 들어가기 위한 준비를 했다.
그리고 다음 주 화요일인 9월 11일이 되었고, 옆집 사람이 외출을 하는 모습을 확인 했다. 보통 4시간 정도 집을 비우니까 그 시간 안에 증거를 확보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야 한다. 나는 옆집 사람이 혹시 다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에 1시간 정도 기다렸다가 옆집으로 갔다. 옆집 화장실 쪽에는 사람 한명이 겨우 통과할만한 창문이 있다. 나는 그곳을 통해서 집 안으로 들어갔다. 집 내부는 우리 집과 구조가 흡사했다.
주방과 거실이 함께 붙어있고, 화장실과 조그만 방 하나가 있었다. 특이한 점은 집 창문에 모두 어두운 커튼이 쳐져있다는 점이었다. 나는 시간이 많지 않아서 곧바로 증거가 될 만한 것을 무작정 찾기 시작했다.
[철컥...... 끼이이익...]
갑자기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당황하여 발을 헛디뎠고 [쾅!] 그대로 넘어졌다.
“누구시죠? 여기서 뭐하시는 거에요?”
“아....그게..”
문 쪽을 바라보자 옆집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왜 이렇게 빨리 왔지?’, ‘난 이제 죽는 건가?’....이런 저럼 생각들이 들었다. 그런데 검은 옷으로 가려진 옆집 사람의 얼굴을 자세히 보자 뭔가 이상했다. 얼굴이 엄청 하얗고 선글라스를 벗은 눈은 빨간색 빛이 돌았다. 흔히 뱀파이어라고 불리는 모습과 흡사했다. 나는 더 두려워졌다.
‘진짜 괴물이 사람들을 죽이러 다는 건가? 나도 이제 죽는 건가? 죽기 싫다.... 아직 못 한게 너무 많아...’
그때 낮은 음성으로 옆집 사람이 말했다.
“지금 뭐하시는 거냐고 물어 봤잖아요. 지금 경찰 불렀으니까 가만히 계세요. 허튼 짓 하지 마시고요.”
“네? 경찰이요?”
나는 경찰을 불렀다는 말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 사람이 살인범인데 왜 경찰을 부르는 거지? 뭐지? 지금 이 상황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지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나는 잠시 후 도착한 경찰들에게 연행되었다.
경찰서로 향하는 경찰차 안에서도 나는 너무 혼란스러웠다. 뭐지 옆집 사람이 살인범인데 왜 내가 수갑을 차고 연행되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의문은 경찰서에 도착할 때까지 남아있었다.
경찰서에 도착하자 나는 곰같이 생긴 형사에게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름?”
“박진우입니다.”
“이찬영씨 집에는 왜 들어갔지?”
“형사님 사실 저 이찬영씨라는 옆집 사람이 연쇄살인범이에요! 그래서 제가 그 사실을 알아채고 증거를 잡아서 신고하기 위해서 그 집을 들어간 거에요! 사람이 죽은 날 하루도 빠짐없이 나갔다 들어오는 걸 제가 봤어요! 그러니까 저 말고 그 사람을 잡아서 조사해야 해요! 빨리요!”
“아 뭔 소리야 이게.. 웬 미친놈이 개소리를 하네. 이봐! 지금 제대로 진술 안하면 더 큰일 나는 수가 있어!”
[딸랑] 그때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경찰서로 옆집 남자가 들어왔다. 형사는 옆집 남자를 내가 있는 곳으로 불렀다.
“이찬영씨 죄송합니다. 이놈이 단단히 미쳐가지고, 야 이 또라이야. 빨리 사과드려.”
“아닙니다. 괜찮아요. 그런 오해가 생길 수도 있는 거죠”
옆집 남자는 나를 보면서 미소를 지으면서 말했다. 아까 전에는 어두운 집안이라서 잘 보이지 않았던 옆집 남자의 얼굴이 더 확실하게 보였다. 생기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하얀 얼굴 그리고 하얀 머리카락, 붉은 색의 눈 아까 본 것이 헛것을 본 것이 아니었다.
“형사님 봐봐요 저 사람 얼굴도 뱀파이어처럼 생기고 진짜로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일지 모른다고요. 저 사람 집 수색해보세요! 분명 뭔가 나올 거에요!”
“아 진짜 적당히 좀 해..이찬영씨 다시 한 번 죄송합니다. 후.... 야 미친놈아 이찬영씨 백색증이셔. 흔히 알비노 증후군이라고 많이 알려진 결핍증으로 OOO씨처럼 온 몸의 색소가 소실되는 병이야. 검은 옷도 햇빛 노출되면 안 되서 그렇게 입으신거고, 매 주 어디를 가신 건 정기적으로 검진 받으러 가신거야. 이제라도 정신 차렸으면 빨리 사과드리고 합의해”
"네? 뭐라고요?"
형사님의 말을 듣는 순간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럼 내가 지금까지 한 건 뭐야? 진짜 과대망상이었던 거야? 아 어떡하지 나 고소당하는 건가... 돈도 없는데 합의금은 어쩌지.. 빨리 뭐라도 일을 구해서 돈을 벌어야겠네.’ 그때 갑자기 옆집사람의 목소리가 들렸다.
“형사님 전 괜찮아요. 그럴 수도 있죠. 첫 만남이 좋지 않지만 이웃사이에 앞으로 잘 지내 봐요. 박진우씨.”
“정말 괜찮으시겠어요?”
“네 괜찮아요. 진짜.”
나를 용서해준다는 옆집사람 아니 이찬영씨의 말에 나는 고개를 숙이면서 감사를 표했다.
“이찬영씨 진짜 감사합니다. 제가 나중에 꼭 보답할게요.”
“네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볼게요. 안녕히 계세요. 형사님, 그리고 박진우씨.”
이찬영씨가 떠나간 뒤에 나는 추가 조사를 더 받고 나서 영화 드라마 좀 그만 보라는 형사님의 잔소리를 듣고 나서야 집으로 갈 수 있었다. 집에 도착하자 나는 바로 침대로 가서 기절하듯 잠이 들었다.
어두운 밤 누군가가 손에 칼을 들고 침대를 지켜보고 있다. 마치 그 사람이 일어나기를 기다리는 것처럼 빤히 바라보고 있다. [부스럭] 창문으로 들어오는 바람 때문인지 침대에서 자고 있는 사람은 뒤척이다가 눈을 떴다. 눈을 뜬 사람은 눈 앞에 칼을 들고 서 있는 사람을 보고 소스라치게 놀라고 만다.
“왜 여기에 그러고 계시는 거죠...?”
칼을 든 남자는 조용히 다가왔다. 그리고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의 하얀 목덜미에 칼을 들이밀었다.
“재수 없어서. 그래서 이러고 있어. 그니까 왜 재수 없게 날 용서하면서 착한 척을 해... 난 이찬영 너 같은 새끼만 보면 죽여 버리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어. 남들 앞에서 착한 척하던 아버지라는 쓰레기 새끼가 생각나거든.. 계속 그 따위로 살꺼면 죽는게 더 좋을 꺼야. 아까 보답한다했잖아. 내가 죽여줄게.”
“박진우씨.... 무슨 일인지 모르지만 일단 칼은 내려놓고 이야기해보죠. 네? 침착하고... 이야기하면 괜찮을 겁...니.....”
남자는 더 이상 말할 수 없었다. 목에서는 피가 솟구치고 이찬영의 하얀 얼굴과 머리카락은 자신의 눈동자와 같은 빨간색으로 변했다. 칼을 든 남자는 그 모습을 보고 노트에 날짜를 기록하며 미친 사람처럼 웃고 있었다.
첫댓글 주인공은 취준생인데 현실적으로 아무 벌이도 없이(어머니가 돈을 보내주시지만 방을 구하는비 + 생활비 모두를 충당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방을 따로 구하는 것이 가능할까요? 또한 만약 가능하다면 알바나 소일거리를 찾아 해야되는 것이 아닌지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설정과는 달리 작중에서 주인공은 자신의 역할과는 달리 취업을 준비하려는 모습은 전혀 보이지 않고 어머니의 돈만 받아쓰는 날강도로 보이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작품이 전개가 되는데 어떠한 사건 없이 단순 사이코패스적인 모습을 보이기때문에 독자들이 읽을 때 주인공에게의 몰입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다가왔습니다.
주인공이 너무 뜬금없이 살인범으로 돌변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심리적으로 불안하다는 전제가 글 전반에 드러나있으면 좋겠습니다. 뉴스에 나온 연쇄살인은 주인공, 이웃은 관계가 없는 맥거핀 인가요? 만일 주인공이 뉴스에 나온 연쇄살인범이라면 1인칭 화자가 아닌 3인칭 화자로 바꾸거나 혹은 이웃을 연쇄살인범으로 오해하는 서술이 후에 돌아보면 자신을 쫓는 게 아닐까 의심하는 서술트릭을 만드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형사의 언동이 너무 가벼운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살인범이라 의심해서 고발하려 한 사람인데 성인인 주인공에게 너무 심한 하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1. 도입부에서 맞는 장면을 제시하여 '박진우'의 비뚤어진 마음에 대한 복선을 제시했고 결말에서 '박진우'가 아버지에게 맞았음을 암시했습니다. 복선을 거둔 것은 좋았으나 그럼에도 '박진우'가 '이찬영'을 적대하는 이유가 적절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위선자'라는 공통점 외에는 아버지와 '이찬영'이 겹치는 부분이 적기 때문입니다. '이찬영'의 흰 외모가 아버지를 연상케 하는 장면을 삽입한다던지 해서 연관성을 만드는 것이 좋겟습니다.
2. '박진우'의 편집증이 소설 진행 중에 암시되지 않아 '박진우'의 행동이 도입에서 복선을 제시했는데도 개연성이 없어 보입니다. '박진우'가 추리하는 과정에서 암시가 조금씩 있어야 합니다.
3. '이찬영'이 착하다지만 무단 침입한 '박진우'에게 너무 호의적입니다. 두려워하면서도 선한 본성이 나타나게끔 구성하는것이 좋겠습니다.
1.살인사건을 연쇄살인사건이라고 한사람이 저지른 것이라고 느낄 수 있을만한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사체의 머리만 사라진다던가 그런식으로 보여주기식으로 사페를 발견되기 쉽게하는것은 처음 살인을 저지른 사람들도 두려움에 처리를 제대로 안하고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알고있기에 그런 부부을 정해주시기 바랍니다.
2. 주인공의 심리를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단순히 마지막의 반전이 아니라 조금의 여지를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너무 숨기고 있어서 조금씩 독자들이 주인공의 마음이 불안정한 것을 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3. 마지막 장면이 전개가 너무 급작스럽습니다. 경찰서에서 돌아오는길에 주인공과 이웃사람이 대화하며 같이 돌아온뒤에 사건이 일어나면 더욱 재밌을것 같습니다.
효과음을 []로 표시하는 게 글의 집중을 깨는 것 같아요. 주인공이 살인자라고 드러나는 부분이 너무 갑작스러운데 복선을 넣는게 어떨까요?
1. 첫번째 장면에서 주변이 어두웠다 밝아졌다라는 부분에 '남자의 주변이' 라는 식으로 화자를 부여하면 좋겠습니다.
2.효과음을 대괄호로 표현하는 것이 참신하지만 소설의 분위기에는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이런 무거운 소설보다 밝은 소설에 더 잘 어울리는 표현 같습니다.
3.주인공이 살인자가 되는 심리를 좀 더 표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맨 처음에 나온 꿈 부분은 지나치게 줄글 형식이라서 집중을 떨어뜨립니다. 그리고 전체적인 내용을 고려해 봤을 때 그 부분은 비중 있는 것도 아닌 듯 하니 그냥 지워도 괜찮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검은 옷과 수상한 행동이라는 점이 너무 작위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은 굳이 주인공이 아닌 사람이 보더라도 충분히 이상함을 느끼고 신고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데요.
도중에 뉴스에서 나온 살인을 남에게 보여줌으로써 쾌락을 느낀다는 말에 대한 충분한 근거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범죄전문가가 이렇게 말했다라는 부차적 설명이 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이를 표출함으로써 삶의 목적을 이룬다는 말이 어색합니다.
후반부 '나'가 '이찬영'을 살해하는 것이 갑작스럽게 느껴집니다. '나'가 왜 살인을 하는지 납득할 만한 이유가 필요해보입니다.
'나'가 뉴스를 보고 범인의 증거 확보를 다짐하는 부분도 이유가 빈약해보입니다. '이찬영'의 집으로 몰래 들어가는 내용도 화장실 창문을 이용하는 것이 아닌 다른 요소를 이용해보는 건 어떨지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