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수칼럼
삼성 퇴임임원 회보, SAMSUNG Forever
2023 봄, 116호, p.18~ 21
풍수기행(26)
인재배출의 요람, 대학교 풍수(1)
글·사진 김정인 회원
대학은 인재배출의 요람이다. 서울에 있는 8대 대학을 동시에 돌아보고 대학이 위치한 곳이 어떤 풍수적 공통점이 있는지 주산(主山)을 중심으로 알아보았다. 8개의 대학 중 1부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이화여대를 먼저 돌아보고 2부로 나머지 대학도 살펴보고자 한다.
인물은 땅의 힘을 받아 태어나고 자란다.
한국인의 교육열, 우수한 안재 양성이 우리나라를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끌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인재는 어떻게 양성되는가? 이 땅에 태어나서 배우고 자라면서 초등학교와 대학까지 꾸준한 교육을 받는다. 인걸지령(人傑地靈)이라는 말이 있는데 인물은 땅의 힘을 받고 태어나고 자란다는 말이다. 인재의 양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우리 부모들은 자녀의 교육에 헌신했다.
초중고, 대학교의 위치를 보면 그 지역의 중심 혈맥을 받는 자리에 먼저 학교가 자리 잡았다. 풍수에서 배산임수(背山臨水)는 핵심 키워드인데 학교가 들어선 곳은 대부분 이 조건을 만족한다. 배산임수는 산을 등지고 물을 마주하는 곳이 풍수적 명당이라고 하는 말이다. 산관인정(山管人丁) 수관재물(水管財物)이라는 말도 있는데, 산에서 인물이 나고 물에서 재물이 난다는 의미다. 산의 기운을 그리 중요하게 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백두산에서 출발한 용맥이 전국 방방곡곡으로 뻗어 있고, 학교는 고을마다 가장 중심적 위치에 자리 잡고 있다. 우리나라 학교 교가에는 대부분 어느 산천의 정기를 받고 있는지를 담고 있다. 나는 백두대간 단양 산촌에서 태어났다. 해발 600~700m의 고산 마을이다. “산천도 아름다운 도솔 기슭에”로 시작되는 초등학교 교가는 백두대간 도솔봉의 정기를 받음을 매일 노래했다. 중학교 교가도 “계명산 둘러 돌아 남산 기슭에”로 시작한다.
도시에 있는 학교는 같은 산의 정기를 사용한다. 충주에 있는 학교는 계명산의 정기, 청주에 있는 학교는 우암산의 정기와 연결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학부인 서울대는 관악산 아래 있는데 관악산의 정기를 받아 최고의 인재들이 모여들고 인재가 양성된다.
관악산(冠岳山)의 정기, 서울대학교
관악산(692m)은 경기 5악 중 하나로 높이가 가장 낮은 산이이지만 산세의 모양이나 힘은 다른 산에 못지않고 가장 많은 사람이 즐겨 찾아오는 산이기도 하다. 봉우리마다 태극기 봉이 있고 온갖 모양의 기암절벽이 즐비하다.
관악산은 백두산에서 출발한 백두대간이 속리산에서 방향을 틀어 한남금북정맥, 한남정맥으로 북진하며 올라와 한강을 만나며 마무리된다, 서울대는 관악산 연주봉에서 뻗어 내린 지맥이 서북쪽으로 봉우리를 여러 차례 기봉하면서 탈살(탈살)한다. 그리고 그 중심 용맥이 교수회관, 중앙도서관, 본관으로 이어진다. 가장 핵심적인 위치에 주요 기관이 들어섰다.
관악산은 산정(山頂)의 모습이 갓의 모습이라 갓 관(冠)자를 써서 관악산이라 하였다. 갓은 벼슬을 상징하니 서울대는 수많은 벼슬 인재를 배출함을 암시한다. 관악산은 남동쪽에 위치하고 서북쪽으로 산맥이 내려온다. 주요 기관들이 산을 등지고 자연의 순리대로 서북향을 하였다. 남향을 하지 않고 산세대로 건물을 앉혔으니 관악산의 정기를 제대로 받고 있다.
또 교문은 물이 모이는 가장 낮은 곳에 있고 수구(水口)가 관쇄되어 기운이 빠져나가지 않고 잘 응집된다. 정문으로 산과 물이 모여들고 도로도 합류하니 배산임수, 전저후고, 전착후관 등 풍수의 3대 요건을 제대로 갖추었다. 최근에 개통한 강남 순환 도시고속도로(지하도로)가 정문 앞과 연결되고 지하철 신림선도 정문 앞 관악산역까지 들어오니 더욱 많은 인재들이 모여들 것이다.
조선시대 왕궁 후보지, 연세대학교
연세대는 안산(鞍山) 아래 자리 잡았다. 안산은 한북정맥이 도봉산, 북한산, 북악산, 인왕산을 거쳐 두 봉우리가 솟았는데 마치 그 봉우리의 모습이 말안장 같다 하여 안장 안(鞍)자를 써서 안산이라 하였다. 조선을 개국한 이성계는 조선의 도읍지 후보지를 검토하였는데, 계룡산 아래 신도안, 안산 아래 무악, 북악산 아래 한양이 3대 후보지였다. 무악은 모악(母岳) 어머니 같은 산인데 130여 년 전 연세대는 이곳에 터를 잡았다.
안산은 무악재를 지나 바위산이 솟았는데 연대 쪽으로 내려오면서 토산으로 탈살이 되고 신촌 일대에서 혈장을 맺는다. 신촌 일대를 크게 보면 서쪽 백호 쪽 언덕 넘어 홍제천이 흘러 한강을 만나고 동쪽 청룡 쪽으로는 이화동산을 지나 와우산으로 연결되며, 한강을 만나서는 가운데로 밤섬과 여의도가 마주하니 최고의 국세를 이루었다. 이러한 국세 안에 대학이 들어섰으니 연세대와 이화여대는 최고의 명당에 자리했다.
조선시대 사도세자의 어머니 묘, 수경원이 이곳에 있었고, 수경원이 옮겨간 자리에는 채플관이 들어섰고 100주년 기념관, 연세의료원 등이 그 주변에 있다. 학교 전면에는 성산로가 둥굴게 궁수로 환포하고 경의중앙선과 2호선 전철도 연대 앞을 막아주니 안산의 정기가 온전히 머문다.
사회과학대가 있는 연희관은 캠퍼스의 중심으로 좌우의 청룡백호가 가까이에서 감싸주는데 이건물의 연구실에서 수많은 사회지도층이 배출되어 최고의 건물로 일컬어진다. 연고전을 치르면서 고려대의 호랑이를 제압하기 위하여 독수리를 상징으로 하였는데, 연세대에서 바라본 안산은 가운데가 볼록 솟아 말 등이라기보다 새의 형상, 독수리상이었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 땅의 제왕 호랑이 누가 이길 것인가?
개운산의 정기, 고려대학교
한양의 동쪽 고려대학교는 개운산 아래 자리 잡았다. 개운산(開運山)은 고종이 어렸을 적에 이곳 사찰에서 지냈는데 조선의 왕이 되자 나라의 운을 열은 곳이라 하여 절의 이름을 개운사라고 하고 산의 이름도 개운산이라 불렀다. 개운산은 도봉산에서 이어진 산맥이 시루봉을 지나 미아리고개를 넘어 고려대에서 작은 봉우리를 솟구쳤다. 이곳을 주목한 인촌 김성수는 1932년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하여 1934년 건물을 짓고 이곳으로 캠퍼스를 이전하였다.
대학 본관이 위치한 곳은 캠퍼스의 중심으로 개운산을 배산으로 좌우에 청룡백호가 긴밀하게 포진하며 전면으로는 명당이 확보되고 지하철 6호선과 안암로, 정릉천과 내부순환로가 횡류하며 멀리 고층아파트가 들어서 안산 역할을 담당한다. 본관 좌측 끝자락에 개교 100주년을 맞아 삼성에서 기념관을 지었다. 올해로 연대가 138년, 이대가 137년, 고대가 118년, 서울대가 99주년을 맞는다. 여러 기업에서 대학에 건물을 지어 인재를 양성하고 있으니 대학의 발전을 앞당긴다. 백호능선 끝자락에는 SK에서 건물을 지었다.
고려대 터는 태조 이성계가 자기 무덤의 후보지로 검토하였던 곳이고, 정조의 후궁인 원빈 홍씨의 묘, 인명원도 고려대 구내에 있었을 정도로 명당지역으로 꼽혀왔다.
한양을 중심으로 보면 북악산 아래 중앙에 경복궁, 창덕궁 등 5대 왕궁이 자리 잡았고, 서쪽의 백호에 연세대(1885년)가 먼저 들어섰으니 고려대(1905년)는 동쪽 지역에서 명당을 찾아 청룡 지역에 들어섰다. 풍수에서 좌청룡은 보수적이고 남성이며, 우백호는 재운과 개방적, 여성성이 두드러진다. 이러한 입지적 특성이 교풍에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여인의 형상을 닮은 빛의 게곡, 이화여대
이화여대는 우리나라 대표적 여자대학으로 1886년 이화학당으로 출발하였다. 이화여대는 안산에서 출발한 용맥이 노고산과 와우산으로 내려가는 능선 안쪽에 위치한다. 연세대의 좌청룡이요, 무악 왕궁 후보지 중 하나였다. 본관은 이화동산(梨花童山)의 중심적 위치로 좌우로 청룡백호 능선이 환포하며 명당을 형성한다.
이대 정문을 들어서면 로타리를 지나 계곡 산맥이 펼쳐지는데 중앙에 대학 본관이 있고, 가운데로 통로와 계곡을 두어 계곡빌딩을 만들었다. 형상으로 보면 자궁혈(Womb Spot)이요, 의미로 보면 인재의 보고, 인재 양성의 산실이다, 계곡빌딩은 6층 지하 건물로 3면의 지하이고 1면은 계곡인데 시야도 확보되고 채광도 가능하다.
이화여대 캠퍼스 복합건물로 약칭하여 ECC라고 부른다. 일명 빛의 계곡이라고도 하며, 좌우의 건물이 청룡 백호의 역할도 한다. 예전에는 지하시설이 통풍이 되지 않고 햇볕이 들지 않아 기피 대상이었다. 그러나 요즘은 건축기술의 발달로 지하시설이 늘어나고 있다. 고려대를 시작으로 이화여대, 서강대, 연세대 등에 지하복합공간이 생겨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고 있다.
4대 대학의 풍수적 공통인자
우리나라 4대 대학을 돌아보고 풍수적 공통인자를 뽑아보았다. 4개 대학 모두 산을 의지하고 산의 정기를 받는 곳에 위치했다. 서울대는 관악산의 정기, 연대와 이대는 안산의 정기, 고려대는 개운산의 정기를 받고 있다. 주산으로 부터 입수되는 용맥은 살기를 벗고 입수하고 있으며 넓은 명당을 형성하고 산세대로 건물이 들어섰고 교문은 낮은 곳에 설치되었다. 수구가 좁게 관쇄가 되고 도로와 물들이 모여들어 생기가 갈무리된다.
서울대는 청능산이 안산이 되고 강남순환선, 관악로가 횡류하니 안온한 국세가 되었다. 연대와 이대는 2호선이 횡류하고 좌우로는 노고산과 와우산으로 이어지는 용맥이 감싸안고. 앞으로는 한강과 밤섬, 여의도를 마주하니 아주 커다란 명당형국을 형성하였다. 고려대는 개운산을 배산으로 정릉천이 좌에서 우로 횡류하고 성북천과 만나 청계천과 합류하니 물로 둘러싸인 명당형국을 형성한다. 그 중의 으뜸은 주산의 정기요, 배산임수, 전저후고, 전착후관 등 풍수의 기본원리를 충족하니 최고의 인재를 길러내는 인재의 산실이 되고 있다.
인재배출의 요람, 대학교 풍수(1)
첫댓글 감사히 잘 보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