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호모 헌드레드(Homo-Hundred·백세시대)’가 인류의 가시권으로 들어왔다. 호모 헌드레드가 축복일지, 재앙일지의 속단은 아직 이르다. 누구는 ‘축복’이라며 반기고, 누구는 ‘재앙’이라며 불안에 떤다. 호모 헌드레드는 인류가 밟아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다. 설렘과 두려움이 겹쳐오는 미래다. 두 가지는 분명하다. 하나는 100세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온다는 사실이고, 또 하나는 다가오는 호모 헌드레드의 모양새는 사람마다 모두 다를 거라는 사실이다. ‘호모 헌드레드’는 축복과 재앙, 둘을 다 데리고 온다. 어느 쪽을 맞을지는 당신의 선택이다.
의술은 장수시대의 한 축이다. 의료기술은 진화를 거듭한다. ‘항아리 속 뇌’는 더 이상 공상소설에나 나오는 얘기가 아니다. MIT는 2015년 ‘혁신기술 톱 10’ 중 하나로 오르가노이드(Organoid)를 꼽았다. 오르가노이드는 인간 세포를 실험실에서 배양해 만든 장기(臟器)다. 이코노미스트는 ≪2016년 세계경제 대전망≫에서 이미 뇌·심장·허파·신장·위·나팔관·식도 등 11개 신체 장기의 오르가노이드 배양에 성공했다고 전했다. 2014년 10월, 소프트웨어 글로벌기업인 미국 오토데스크는 “엔지니어가 3D프린터로 암세포만 골라 공격하는 바이러스를 제작하는 때가 조만간 온다”고 했다. 믿기지 않는 장담이다.
10년 후인, 2025년에는 몇 명의 신생아가 태어날까. 전문가들의 예측치는 35만여명이다. 지난해보다 10만명 가까이 줄어든 수치다. 감소세가 너무 가파르다. 좀 멀리보면 OECD 주요 23개 국가 중 2100년까지 인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나라는 9개국이다. 이 가운데 20% 넘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는 나라는 한국·일본·독일·포르투갈뿐이다. 감소폭은 한국이 단연 1위다. 고령화는 노동시장·산업 생태계 변화를 예고한다. 소득은 수명·출산 양쪽에 맞물린다. 서울대 의대 강영호 교수의 지난해 11월 연구보고서는 소득과 수명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고소득자의 기대수명은 86.1세, 강원도 철원 거주자의 기대수명은 71.2세다. 무려 14.9세 차이다.
만물이 무상하다는 이치는 누구도 비켜가지 못한다. 생각 없이 살면 삶의 후반이 더 무상해진다. 무상하다 못해 초라해진다. 그저 ‘나이든 노인’이 아닌 ‘당당한 어르신’으로 살려면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고령화시대는 천천히 늙고, 중년이 그만큼 길어진다는 의미다. 길어진 중년은 분명 인류에게 축복이다. 한데 그 축복은 준비된 자만이 온전히 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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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국민건강보험 블로그「건강천사」 원문보기 글쓴이: 건강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