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 현악기 손질에 이어 이번엔 관악기의 수리에 대해 알아봅니다.
관악기 (특히 목관악기) 는 다소 복잡한 키 메커니즘의 고장에 의한 트러블이 많은데,
바람이 새는 현상으로 소리가 탁해지거나 불기 힘들고, 삑사리 나는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바람이 새는 원인은 키 패드에 문제가 생겼거나, 케 메커니즘의 변형으로 발란스가 틀어진 것인데,
이런 상황을 만나면 덜컥 겁이나고 즉시 수리점에 의뢰하게 됩니다.
그러나 잠깐만 ! 무작정 맡겼다가는 바가지 쓰기 십상입니다 (특히 다소 고가의 물건이라면).
아마 키 패드를 모두 '세트' 로 갈아야 한다거나 전부 '오버홀' 이 필요하다면서 수십만원의 견적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게다가 며칠, 몇 주일간 '입원" 시키면 연습도 못하고 손해가 많죠.
그러므로 먼저 스스로 진단하여 어느 부분이 문제인지 콕 찝어서 그곳만 조치해 달라고 하면 빠르고 저렴하게 해결됩니다.
또한 비교적 경미한 사항이고 약간의 손재주 자신 있으면 직접 해 볼수도 있습니다.
목관악기의 경우 바람이 새는 것 진단 방법입니다 (금관악기는 다루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주로 사용되는 목관악기로서 플룻, 클라리넷, 색소폰, 이 3가지가 대중적인 목관 3종 세트 (삼합?) 인데,
톤 홀이 많은건 20 여개나 되죠. 그중 하나라도 누설이 있으면 트러블 생깁니다.
먼저 악기의 끝 부분 (또는 Bell) 에 주방용 랩을 2~3 겹 씌웁니다.
그리고 최저음 운지를 하고 불어봅니다.
바람이 전혀 안 통하면서 랩 씌운 부분이 막 배달된 짬뽕 그릇처럼 부풀면 일단 OK 입니다.
그 상태로 숨을 멈춰도 한동안 부풀은 상태 유지되면 정상입니다. (거울에 비춰 관찰합니다)
단 너무 세게 불면 평상시 닫혀있던 키가 열려 (압력 밥솥처럼) 오인할 수 있으니 유의합니다.
보통은 관 안에 불빛을 넣고 (요즘은 LED 램프 사용) 빛이 새는걸 보는 방법인데, 그리 정확하지 않습니다.
(구조물에 가려 안 보이는 경우가 많으므로 슥련되지 않으면 어렵습니다.)
또 한가지 확실하긴 하지만 다소 위험한 방법인데, 가스 누출 검사처럼 비누거품을 사용하는 것으로서 사실상 '비추' 합니다.
바람이 새는 경우 문제의 톤홀을 찾는게 관건인데, 아마 약간의 바람소리 느껴질겁니다 (조용한 곳에서 시험)
각 운지의 손가락을 하나씩 힘주어 눌러봅니다. (의외로 새끼 손가락 힘이 약해진 경우도 있습니다)
나머지 링크된 키 패드는 다른 사람에게 하나씩 눌러봐 달라고 해서 찾아봅니다.
키 패드가 낡아 손상된 경우도 있지만 스프링이 약해졌거나 링크된 키의 발란스가 틀어진 사례도 많습니다.
패드가 낡은 것은 직접 작업해도 되지만 재료나 공구, 자신이 없으면 수리 의뢰해도 되고,
발란스가 틀어진건 코르크 판을 바꿔 붙이거나 (임시로 테이프를 잘라 덧붙여 봅니다) 조정 나사를 돌려 조절해도 됩니다. (약간의 경험 필요)
플룻의 경우는 거의 조정나사로만 되어있어 편리한데, 반면에 클라리넷은 그런 구조가 아닌 일체화 부품이라 다소 어렵습니다.
해당 키를 분해하여 손 힘만으로도 약간씩 조절되므로 해 볼만 합니다 (간단히 분해결합 되며 쉽게 변형되는 금속재)
한편 리드 악기의 경우 바람이 새는 부위가 피스와 리드 사이에도 나타날 수 있는데,
이건 리드의 배가 부풀어있는 상태이므로 악기의 고장은 아닙니다 (144번 게시물 '색소폰 리드의 부활' 참조)
또한 플룻의 경우 음정이 안 맞거나 소리가 탁한경우 헤드 조인트의 코르크 위치가 벗어난 것이므로 확인해 봅니다.
(헤드의 막힌 벽 부분과 취구의 중심과의 간격 17mm 유지 요, 소제봉에 눈금표시 있음)
이상 몇가지 진단 방법을 소개했는데, 해당 부분이 확인되면 스스로 수리나 조정을 할 수도 있지만,
(구조를 이해하고 낡은 악기로 실습해봐도 좋습니다)
재료나 공기구, 경험 등이 없고, 특히 고가의 물건이라 꺼려진다면 전문 수리점으로 직행해야 될겁니다.
그래도 알고 맡기는 것과 모르고 무작정 맡기는 것과는 엄청난 차이 있습니다.
자동차 수리도 마찬가지로서, 무작정 '내 차가 이상해요' 하고 맡기면 바가지 쓸 수 있지만,
콕 찝어서 '요기 요것이 문제인데 한번 확인해 주쇼' 하면 빼도박도 못합니다. (돈 굳히는 지름길)
이번 기회에 악기의 기계적 구조도 눈여겨 보고 배우면, 이후엔 응급조치는 물론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겠습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