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 동 · 체 · 라 · 면?
2013-03
봄 바 람
박병민 목사(새터공동체)
표피를 두루루 말듯 움켰었던 겨울, 차근하게 개켜져서 드리어있던 여러 것들을 양지바른 곳을 자리삼아 큰대자의 꼴로 재처 놓는다. 사방으로 흩어가며 느리우는 모습이나, 내 몸을 내저으려는 손 거지거지의 행세도 다르지가 않다. 마을로 걸음을 내걸으며 가다보면 물둠벙에서 개구리 깨어나는 소리가 왁자지껄하게 들려댄다. 겨울이 가고, 이제 진한 군더더기들을 담요를 털어대듯 훌훌 털어댄다. 이 산기슭에도 따뜻한 기운을 돋우는 봄볕이 다가드는구나. 우리들에는 사계절이 있어서 행복하다. 겨울 추위에 움켜졌던 몸이 우수와 경칩을 지나쳐 가며, 추위 동안에 마음에 간직하였을 상상화를 이제 종이에 그려갈 수 있으니 미더움의 행복이다. 어제는 바람이 함께하는 따뜻함을 찾아 언덕 위의 냉이를 뜯자고 이웃 아주머니께서 밭에 들어와, 겨울 내내 홀로 보냈을 그 자리들을 발을 얹어가며 다독이는 것 같아서 찾아줌이 그 밭떼기도 좋았을 것이다. 봄이 더 달포쯤 들어서면 살포시 돋우어진 푸성귀들은 자욱해지거나 뾰족뾰족 위로 솟구쳐가며 잘아가게 될 것이다. 이런 생각이 어쩌면 가당하려는지? 돋아난 여린 녹색의 이름 모를 새싹을 손수 뜯어서 그것을 색으로 삼에 종이위에 지적지적 어렵게 칠하여 가면 그것이 그림 아닌 그림이 될 것이다. 또 귓가에는 그 예전에 계집아이들이 당겨진 고무줄 위에서 뛰놀아가며 불렀을 노랫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나리나리 개나리 입에 따다 물고요. 병아리 때 종종종 봄나들이 갑니다.......”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그런데 그 금수강산 노래는 전에도 얘기 하였던, 남궁 억(南宮檍) 선생님이 지으신 노래이다. 일제가 민족정기를 말살하기 위하여 일장기, 벚꽃 보급에 혈안이 되어있을 때, 이에 항거하여 남궁 억 선생님은 1918년 강원도 홍천군 서면 모곡리에 내려와 모곡감리교회를 세우고, 전도사로 목회하면서 민족정신 고양을 위해 무궁화(無窮花) 묘목을 전국에 보급하였다. 그러면서 교회 내에 4년제 보통학교를 설립하였다. 선생님은 노랫말에서는 청춘의 봄철이 찾아온다.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주신 동산, 삼천리반도 금수강산 하나님주신 동산, 봄 돌아와 밭갈 때니 사방에 일꾼을 부르네. 곧 이날에 일 가려고 누구가 대답을 할까? 일하러가세. 일하러가 삼천리강산 위해 하나님 명령 받았으니 반도강산에 일하러가세”(마태복음 9:37).
봄은 “품 안에” 혹은 “품는”계절이다. 어느 동료 여 목사님은 그 분의 이름 “선자(善子)”처럼 “품는교회”라고 이름을 내세우고 시작을 하셨다. 봄은 들어차고, 발 들어서니. 곧바로 뜯어낼 것이 많은 계절이다. 그래서 여기에 맞는 말이 “싱그럽다”라는 내품는 말이다. 아브라함 메슬로우(Abraham Maslow.1908-1970)라는 미국의 심리학자는, 인간의 욕구가 다섯 가지의 단계가 있음을 설명한 심리학자로 유명하다. 그의 말에 의하면 사람은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자아존중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가 있다고 말을 한다. 이 욕구야말로 사람이 발전하여 가는데, 동기의 활력소로 부여되기에 좋은 것이라고 말을 할 수 있다. 욕구에 좋은 동기가 부여되면 그 일을 통해서 유익함이 있지만, 만약 반대로 그 욕구가 욕심으로 베어들면 아주 나쁜 결과들로 뻗쳐나가기도 할 것이다. 사냥꾼으로 대두되는 수렵과 땅꾼의 집착스러운 채집이 쌍끄리식의 족족들이가 될 때에는 PD수첩에나 나올듯한 몬도가네(이탈리아어:Mondo Cane)족이 될지도 모른다. 그 말은 이탈리아의 다큐멘타리 제목이었는데, 세계의 미개 지역이나, 문명사회를 가리지 않고, 세계 각국의 기괴하고 엽기적인 풍습을 찾아내어 이를 사회적 사건 형식으로 표현했다. 극악무도회(極惡無道會)를 생명에게 찬탈하듯 일삼아가는 행태들을 안경 넘어로 보여 질 때가 있기에 안타깝기도 하다. 그 모습을 성서의 한 표현의 색채로는 이렇게 말한다. “무정하며 원통함을 풀지 아니하며 모함하며 절제하지 못하며 사나우며 선한 것을 좋아 아니하며”(디모데후서 3:3). 마녀에게 잡혀진 사냥꾼들이다. 말 잘하는 친구 목사님은 동아시아에서는, 그 예전에 도교(道敎)라고 말할 수 있는 노장사상의 무위자연(無爲自然)은 있는 그대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으려고, 사람들이 “수고하고 무거운 짐진자들이”되어 담봇짐으로 나르면서 지나갔을 것이고, 유교는 “조금 운을 띠워서 지개를 져서 운반했을 것이고”, 기독교는 “수레바퀴에 실어서” 끌어갔을 것이란다. 그 모습을 성서는 대두하듯 말한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고기와 공중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창세기 1:28).
성경책의 맨 첫 장에서는, 하나님이 세상을 만들어 놓고 “맨날 좋았더라”는 말만 나온다. 그런데 다음 장에 가보면, “좋지 못하더라”는 말이 불쑥 나서대는데, 성서에서는 노골적으로 독신주의를 바로 거부하는 말이다. “여호와 하나님이 가라사대 사람의 독처하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창세기 2:18). 백지장도 맞들고, 따뜻한 봄날에 맞잡고 이불의 먼지 털어대듯 살라고 만들어놓았다. 광목도 잡아 펴려면, 밀고 당기기를 잘 해대야한다. 그래서 이부자리도 당겨가며 “두 사람이 함께 누우면 따뜻하거니와 한 사람이면 어찌 따뜻하랴”(전도서 4:11). 오래전에도 말한바가 있는데, “인디언들은 달력을 만들 때에, 그들은 주위에서 보여 지는 풍경의 변화나 마음의 움직임을 주제로 하여 그들의 달력을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들은 3월을 다음과 같은 말들을 써서 표현하였다고 전해온다.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달, 개구리의 달, 강풍에 죽은 나뭇가지 쓸어가 새순을 돋게 하는 달” 등으로 불렀다고 한다.” 아파치족 인디언의 결혼 축시에는 다음과 같은 좋은 축하의 말이 있다고 한다.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이제 두 사람은 비를 맞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지붕이 되어줄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춥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따뜻함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더 이상 외롭지 않으리라. 서로가 서로에게 동행이 될 테니까. 이제 두 사람은 두 개의 몸이지만, 두 사람 앞에는 오직 하나의 인생만이 있으리라.”
앞으로 만발해 가게 될 시인 김춘수 선생님의 “꽃”을 여기에 옮겨본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공 동 체 소 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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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터 공동체 가족
안순분 이인순 예성만 김진구 박성찬 조창봉 이은주 지명수 주송례 진영택 김정화 박정임 라홍채 최성재 최영애 정이삭 박종만 박병민 진선미 박한솔 박진솔
* 여러 가지의 육신과 정신적 아픔 중에 있는 새터공동체 식구들의 건강한 몸이 되기를 위하여 기도하여 주세요.
* 봄 바람결에 은덕(隱德)의 소회(所懷)를 써보려고 합니다. 새터공동체교회도 모든 교회가 그러하듯이 그 분의 가호 아래 모아짐의 흩어짐 속에서 비집고 운영됩니다. 그러면서 장애인교회로써 기질의 한계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십여 년 전부터 왕래해 주셨던 선교사님들의 기풍 위에 자리한 오동나무 연못가의 교회라고 부르고 싶은 대전오정교회의 인자하신 최세영 목사님과 교우님들의 은혜를 크게 입어왔습니다. 기도로 감사의 인사를 올립니다. 그러면서 새해부터는 이십 칠팔년 전에 신학교에 다니면서, 가끔 가뵈었던 대전동산교회(윤호철 목사님)와 교역자회 회장 때애 가뵈었던 대전시민교회(엄재용 목사님)와 나의 어머니교회인 같은 마을의 신평교회(김종원 목사님)에서 자매결연으로 계속하여 품어주시기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며칠 전에는 나의 담임 목사님이셨던, 대전사랑방교회의 고 김광수 목사님과 동연배이신 대전금성교회 임헌선 목사님께서 격려전화로 말씀하여 주셨습니다. 그리고 십 육칠년 전부터 크게 살펴주시면서 서너달에 한번 씩 방문하여 주시는 대전대덕교회 이중삼 목사님과, 어머님 목사님께서 예전에 먼저 방문하여 주시기도 하셨던, 금산명곡교회 백종학 목사님과 나의 형님 같으신 대전낭월교회 장애인복지신문사 기자님신 정진일 안수집사님께서 이번 달에도 찾아주셨습니다. 함께 하는 교회와 교역자님들을 하나님 안에서 축복합니다.
☻ 기도하며 함께 하신 분들
무주충전교회(표기연).대전금성교회(임헌선).김기홍(대전).정이삭.최영애.라홍채.박종만.이은주.튼튼영어대전동구(연월순외12인).채윤기(박현실.홍천).금산수영교회(박정훈).양오석(대전대석교회).진명구(천안).금산그리스도의집(옹인숙.파리바게트.3회).대전대덕교회(이중삼).금산조정리교회(이정애.2회).동건사(이해석.대전미래로교회).신건태.대전동산교회(윤호철).금산주식회사EG(이광형).오미순.대전알멋공동체(하재호외2인).사랑의쌀나눔공동체(장진성.대전미래로교회).대전시민교회(엄재용).김용환(최정숙.대전은평교회).김종성가족(청주온누리교회).금산신평교회(김종원).대전대덕교회(이중삼.백종학.정진일).금산군모란회(5인).대한적십자금산군추부봉사회(성삼순외5인).신평리반석교회(1인).금산군청주민복지센터(2인)
(호칭은 생략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