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언(證言) - [19] 유광렬(柳光烈) - 임의 날에, 나의 날에 12. 열장의 표창장보다 나은 말씀
1 청파동 1가 본부교회에서 어느 새벽예배 뒤끝에 내 고약한 성격을 평하시기를 ‘이건 그저 입에다 잘강잘강 씹어서 탁 뱉어버려야만 속이 시원하구’ 하시면서 ‘그 성격에 그 환경에 끈질기게도 따라오는군, 그만 떨어졌나 하고 돌아보면 또 따라오고 또 어느만침 가다가 또 돌아다 보면 또 여전히 따라오고…… 어떤 땐 그만 선생님이 다 미안할 때가 있구먼’ 이 말씀은 열장 표창장에다 댈 것이 아닌 것으로 알고 나는 이미 받을 것 다 받았다고 믿고 산다. 2 1968년 내 축복을 끝내신 며칠 후 청파동 2층 베란다에서 나만 앉아 있었던가 한두 분 더 계셨던가 한자리에서 '아아 이제 나도 할 일 다 했다. 광렬이 축복까지 했으니’ 하시던 선생님의 모습이 이 시간 떠오른다. 오죽이나 내가 선생님의 골치거리였으면 내 일로 해서 선생님 일이 다 끝난 것 같은 감이셨을까.
3 뭐니 뭐니 해도 나로서 가장 보람된 일은 1955년 생신날부터 26년간 해마다 그날이면 써서 읽은 축탄시들을 모아 1980년 선생님의 환갑날에 180면의 사제 시집(私製詩集)을 만들어 기념으로 올린 일이다.
4 또 이때 우리 교회에서 누구보다도 눈부시게 활동하는 분이 이 소식을 듣고 익명으로 선뜻 출판비를 출연해준 고마운 분의 뜻 위한 심정에 대해서 역시 고마움을 이기지 못해한다.
5 나는 그동안 내 성격상 혹은 가정 형편으로 해서 마음이 불편하고 괴로운 때가 많았지만 28년간 글을 써오는 동안 붓만 잡으면 신기하게도 곧장 정상 자세(正常姿勢)가 되곤 하였다.
6 그래서 내가 써온 글 가운데는 허술하게 그리고 불성실하게 써진 데가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것은 하늘의 역사에 의해서였다고 느껴져 감사하는 바이다. |
첫댓글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