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떨결에.
어린시절 크게만 보이던 것들.
내가 과연 다다를 수 있을까.
반에서 존재감이 1도 없는 내가 과연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거기에 공부도 못해.
성격도 평범.
착한 성격은 주목을 받진 못했다. 아주 가아아끔 주목 받긴 했던듯.
그렇게 소심한 마음은 키우고 키워져
만화가, 작가, 감독 등 이상향에 있는것들을 꿈꾸고 좋아하고 선망하고 질투하고.
오랜시간 그렇게 보낸 것 같다.
바닥부터 차근차근 배워야한다고 했는데
20대가 된 나는 여전히 어린아이.
혼자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는 법을 모르는 아이.
조금이라도 두렵거나 어려우면 도망.
운명을 받아들이는 수동적인 자세 다시 유지.
그 수동성은 가족에게서 많이 왔다.
난 말 잘 듣는 딸이니까 부모의 바람과 이끌림에 의지해야지.
여자로 태어났으니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야할 운명.
그렇게 해야지.
어차피 아이를 낳을거, 빨리 낳자.
그리고 나의 외로웠던 어린시절을 잊지 말고
아이에게 마음을 열어놓고 친구가 될 수 있는 부모가 되자. 연약하기만한 내가... 꾸역꾸역 엄마가 되어 놓을 수 없는 굴레의 육아를 한다.
가족먼저. 가족의 울타리가 되어주고 싶었다. 파수꾼이 되어주고 싶었다. 필요할 때 옆에 있어주는 엄마.
그리고 초등 고학년부터 독립연습 시작.
물리적으로, 정신적으로 스스로 선택하고, 자신의 인생을 살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보조자로 물러난다, 울타리의 영역을 넓히고, 파수꾼은 뒷걸음질친다. 그러다 내 눈에 보이지 않아도, 성인이 된 아이들은 나의 시선이 없는 곳에서 온전한 자유와 자신만의 인생을 살겠지.
그렇게 뒤로 물러나기 시작하며,
그 동안 내가 찾지 못한 나를 찾아나선다.
첫 시도, 영화제작.
영화를 찍는 사람이 되고 싶었고,
연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했고 하고 있다.
독립영화, 단편영화, 스마트폰영화를 찍는다.
무대에 서서 연기를 한다.
두 번째 시도, 그림 그리고 글쓰기.
사실, 오랜시간 잊고 있던 꿈이다.
영상제작 만큼의 큰 바람은 없었어도,
꽤나 좋아하고 매력을 느꼈던 분야, 작가.
오랜 기억 속에서 꺼내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니,
된다. 그냥 된다.
그렇게, 작가도 되었다.
크게 두려움없이,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최근의 대화속에서도,
빅픽쳐를 만들어보니 불행하더라.
내 얘기다.
지금 여기 내가 찾은 것, 할 것, 하고 싶은 것, 좋아하는 것, 선택하는 것에 집중을 하니, 행복했다.
그렇게 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