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지난 29일과 30일 찍은 사진입니다.
[다시 시간 속으로]
크리스마스, 연말연시, 설날 세 차례 축제의 마당을 지나니 새해도 1월이 다 가고 이제 2월이 되었네요.
추석이 될 때까지는 다시 시간 속으로 깊숙히 들어가 지내야 할 것 같네요.
늙은 고니 한 마리가 대열을 이탈하여 외롭게 공원 늪에 남아 있습디다.
다른 고니 들은 한 마리도 남지 않고 아마도 남한강 쪽으로 나들이를 갔을 것 같아요.
새끼가 다 자라 봄 기운이 돌면 남한강에 가서 잠깐 놀다가 다시 머나먼 길을 떠나 가거든요.
늙은 이 고니는 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여름이 다가 오면 한국에서 죽음을 맞게 되겠지요.
늘 하던 얘기지만 사진찍기 운동에 대해 다시 얘기를 해 보려 합니다.
등산을 하건, 골프를 하건, 수영을 하건, 헬스를 하더라도 그 시설이 있는 장소에 가야 하고 왕복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돈이 들죠.
또 동행이 있어야 가기 쉽죠.
사진에 대한 생각을 바꾸면 사진찍기가 예술을 겸한 좋은 운동이 되면서 육체적 정신적 건강을 챙길 수 있게 됩니다.
소득수준이 높아지게 됨에 따라 김연아의 피거스케이팅처럼 예술을 겸한 운동이 등장을 하고 발전을 하고 있지요.
사진도 2-3시간 걷게 되고 예술이기 때문에 그 중의 하나입니다.
다만 사진에 대한 일반적 인식을 깨야 그렇게 할 수 있는 것이죠.
운동은 원칙적으로 매일 또는 적어도 2-3일에 한번은 해야 합니다. 운동의 효과가 72시간이라니까요.
사진을 그렇게 찍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집근처에서 찍을 수 있어야 합니다. 동행도 필요 없이 혼자 해도 되고 돈도 시간도 절약이 되겠지요.
유명출사지에 가서 찍어 오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운동삼아 2-3일에 한번씩 가기는 부담스럽죠.^^
사실 사진은 [어디 가서 찍어 오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건 찍는 것]이라고 합니다.
낚시나 사냥과 유사한 개념의 스포츠라고 볼 수 있지만 이 점에서 다르죠.
그럼 어떻게 하면 집 근처에서 운동으로 즐겁게 찍을 수 있을까요?
집 근처에서 경치 찍어 봤쟈 몇 장 찍으면 그만이죠.
찍는 사진의 종류를 바꾸지 않는 한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지난 1월 월례사진영상에서 말씀드린 equivalent 예술사진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사진이지요.
왜 그 사진이어야 가능할까요?
이 사진은 대상 풍경이나 물체 자체를 보여 주려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표현한다고 설명드렸죠
같은 풍경이나 물체를 놓고 매일 찍어도 찍는 위치, 보는 부위나 범위, 시간, 빛 등등 다양한 요인들, 뿐만 아니라
작가의 심리상태에 따라서도 느낌이 다르고 또 시시각각 변화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같은 장소에서 서로 다른 사진을 무수히 많이 찍을 수 있게 되는 것이죠.
다만 느낌을 잘 잡아서 기왕이면 아름답게 찍어야겠죠.
단적인 예를 하나 들어 드리면 얼굴은 못 생겼는데 몸매가 아름답다면 얼굴은 빼고 몸만 찍는 것이죠.
그럼 얼굴없는 사람이 찍히겠죠.^^ 이렇게 아무런 제약이 없이 작가가 자기 멋대로 찍는 것이죠.
2014년도에 한컴에서 [생활속 우리문화]라는 주제로 사진공모를 했었는데
학생부에서 어느 초등학생이 세배(절)하는 장면을 제출했는데 머리가 없이 몸만 찍었습디다.
당시 심사를 맡은 사진가가 [머리를 탁 처버렸다]고 하며 그 사진을 금상(2등)으로 선정했죠.^^
당시 而化는 엄청 쇼킹했죠. [아! 그렇게도 찍을 수 있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했는데 그 후 사진예술을 얘기할 때마다 그 생각이 납디다.^^
결국 이렇게 어떤 한 사람을 놓고도 느낌에 따라 무수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겠지요.
이렇게 자유분방한 세계가 예술의 세계죠.
그래서 사진에 대한 생각을 바꿔야한다고 말씀드렸던 것이죠.
사진은 [뺄셈의 예술]예술이라고 하쟎아요?
다 빼고 딱 보여주고 싶은 것 그것만 찍는 것이죠.^^
쉬울 것 같지만 그게 잘 안돼요.
그 equivalent 예술사진을 얘기한 Minor White라는 사진가는 사진가가 되려면 20년은 찍어야 한다네요.
생각을 바꾸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말도 될 것 같네요.
운동 얘기를 좀 더 계속해 보면, 지금까지 而化의 주변에서 시도한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모두 중도에 그만 두더라구요.
실증나는 것이죠. 일반 풍경사진, 야생화 등을 찍었는데 그런 사진은 운동으로 하기엔 곧 실증나고 금방 한계에 도달해서 더 찍을게 없거든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맘먹고 시작해서 그런 습관을 가지게 되면 노인이 되어서 오는 여러가지 변화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될 수 있죠.
특히 매일 같은 길 그냥 2-3 시간 걸으려면 맹숭맹숭 쉽지 않지요. 사진 찍으며 걸으면 그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그런데 이 때 걷는 것이 주(主)가 되는 것이 아니라 사진 찍는 일이 주가 되고 그에 따라 운동이 되는 것입니다.
즉, 같은 길을 걷더라도 걸어 가면서 무엇을 툭툭 찍는 것이 아니라, 사진을 찍기 위해 이리저리 움직이며 걷다 보면 운동이 되는 것이지요.
같은 얘기 같지만 개념적으로 전혀 다릅니다.
즉, 사진 찍기에 몰입을 해야 그렇게 되는 것입니다.
[사진직설]이라는 책을 보면 자기가 사는 집에서 반경 4키로 안에 스튜디오(공원 등)를 정해 놓고 시간 날때마다 거기가서 찍으라고 합니다.
그럼 거기가서 무슨 사진을 찍으라는 말일까요. 예술사진이죠. 다른 사진은 그렇게 안됩니다.
찍을 때도 즐겁지만 편집할 때는 더 즐겁게 됩니다. 사진이 아름다워지거든요.
그리고 아마도 가장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 같은데요. 예술은 반드시 발표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 세계는 창작을 해야 하는 자유분방한 세계라 긴장을 안하면 발전도 없고 재미도 없게 되는 것이지요.
제멋대로 해도 된다고 진짜 그냥 제멋 대로 하면 재미 없겠지요.
내가 찍은 사진을 누군가가 본다고 생각해야 긴장을 하게 되겠지요.
평소에 긴장을 안하면 실제 발표할 때 긴장을 하게 되어 자신이 없게 될 것입니다.
[긴장을 하는 것]은 좋은 것이지만 [긴장이 되는 것]은 곤란하지요.
일례로 어떤 유명 사진가에게 보여준다고 생각하면 긴장되어 보여줄 자신이 없어지는 것이지요.
색소폰을 골방에서 혼자 불다가 공개석상에서 불려면 긴장되어 노래는 그만 두고 소리도 잘 안나지요.
우리나라 세계적인 기타리스트 박규희가 세계대회를 9차레나 우승을 했다는데 인터뷰할 때 왜 수준이 낮은 대회까지 나가느냐고 하니까 '긴장하기 위해서'라고 대답을 합디다.
사진을 찍으면 노인들도 치매는 없다네요. ^^
다만 한달에 두어번 취미로 사진 찍어서는 그렇게 안될 것 같죠?
그런데 equivalent 예술사진 찍기도 배워야 하고 컴퓨터도 해야 하는데 머리가 뽀개지는 것 아니냐 하고 반문하실 수 있겠는데요.
그러기도 하고요. 그 사진을 처리하는데 이것저것 할 일도 많아 시간도 많이 걸리죠.
실은 그러니까 더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