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 있는 모든 것의 존귀한 삶 이야기를 품은 책
박경선 동화책 2권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 『하늘이 보내주시는 선물』 -지식산업사.
평생 교단에서 어린이들과 생활해온 박경선 동화작가가 2023년(2월 15일) 새해에 출간한 두 권의 책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 『하늘이 보내주시는 선물』의 표지는 도안과 색채가 산뜻하여 우선 눈에 확 들어온다. 작가가 전국을 돌며 <작가와의 만남>으로 강당에서 만난 3,4,5,6학년 어린이들과 지인 일선교사, 작가, 제자들 200명에게 카톡으로 각 권 3개의 표지 견본을 보내어 설문 조사한 결과 180명이 ‘따스한 이야기가 가득 담겨있는 것 같아 정겹다. 단순, 명료하다. 주제 전달력이 있다. 색감이 친근하다’ 등의 의견으로 채택한 표지라 한다. 이재진 화가의 삽화도 찬찬히 생각하며 보도록 그려낸 구도로 마음에 오래 남는 그림들이다.
작가가 그동안 써온 25권의 동화책은, 선생의 자리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보다, 학생들한테서 생명 있는 모든 것의 존귀함을 배워가며 살아온 이야기를 동화 매체 속에 녹여온 이야기들이다. 한 예로 저학년 동화책『엉뚱이 뚱이』를 보면 늘 엉뚱한 일을 저지르는 뚱이랑 공범이 되어 어린이의 마음을 이해하며 어른의 편견을 깨쳐가는 어리바리한 선생의 모습이 숨어있다. 고학년 동화책 『너는 왜 큰 소리로 말하지 않니』 머리말에서 이오덕 선생은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들이며 어린이들을 사랑으로 대하는 선생님에 대한 내 믿음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이 동화책이 잘 말해 줄 것이디.’며 추천하셨다. 그렇듯, 작가의 동화는 모두 교육부의 전문상담교사 자격증을 비롯하여 청소년 심리, 노인 심리. 가족 심리, 문학 심리 등 연령별 사람을 상담하고 도와줄 자격증을 두루 갖추어 더불어 살아온 이야기들이다. 판타지를 매체로 가져온 동화들 속에도 실제 삶에서 얻은, 생명 있는 모든 것의 존귀한 삶 이야기가 밑바탕에 깔려 있다.
1권, 『베나의 집에 초대합니다』 는 이웃과 둘레의 생명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생각과 마음을 키우며 행동하는 어린이들의 이야기들로, 첫 장을 펼치면 베풀고 나누는 집에 초대하는 초대장이 있다. 이 초대장을 받고 <달콤 창고의 비밀>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수박 통 같은 책 속에서 12꼭지의 달콤한 동화를 파먹게 된다.
시골집에 둥지 트는 <새들의 맛집>, 함께 살다 간 강아지 <해피>, 쥐와 고양이와 박쥐가 친구 되는 <제멋대로 스님>, 입양아에 대한 편견을 깨어가는 <베나의 집 아이들>, 혼자의 성장을 맛보고 싶어 떠나는 <악당 소굴로 떠나는 모험>과 <천 마리 종이학>들이 재미를 준다.
그리고 <옥순이의 옥수수 여행>과 <단비, 약비, 꽃비, 복비> <뽀송뽀송 소금꽃 나라>는 어른의 보살핌만 받는 존재가 아닌, 오히려 어려운 어른들 곁에서 사정을 알아주고 정을 보듬는 어린이의 모습을 이야기해준다. <환자 돌보미 간호사 고양>도 도움만 받는 고앙이가 아닌, 환자를 돌보는 고양이 모습으로 정을 나눠준다. 편견을 깨쳐내며 자신을 찾아가는 <까만 새가 본 바람의 빛깔> 동화 속 주인공처럼, 온 세상 어린이들이 자기 생각을 키우고 꿈을 다지며 씩씩하게 자라나도록 비는 기도로 이 책을 엮었다.
2권
『하늘이 보내주시는 선물』은 ‘어떻게 행복을 찾아가는가?’가 주제가 되는 동화책이다. 대구교육대학교 대학원 아동문학과 제자 선생님들은 이 책이 ‘톨스토이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책에 대한 답이 되는 동화책 같다.’고 합평했다. 이 책의 시작 동화는<카톡새 초대장>이다. 코로나 시대에 정 나누기가 두려운 할아버지 친구들이 카톡새가 전하는 <초등 동창회> 초대장을 받고 용기 내어 모인다. 모인 김에 ‘초등 동창 합동 환갑잔치’까지 하고, 한의사가 된 친구는 마을 어르신들에게 의료봉사를 하고 보람을 느끼며 돌아가는 실화가 바탕이다. <여덟 살 지은이를 찾아 뗘난 여행> <어벙 선생과 도깨비 반송> 역시 실화가 바탕인, 정 나눈 추억이 있어 행복한 사람이 되는 이야기다. 가진 것은 부족해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며 소박한 꿈을 키워가는 <쟈니의 특급 비밀>, 도움받는 개가 아닌, 사람을 도우며 사는 <하늘 아저씨네 구멍가게> 개돌이 역시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마음 부자가 되는 행복한 삶의 이야기다. <마법 인형 마트료시카>는 자식을 버린 부모를 이해하는 힘으로 자신의 행복을 추스르고, 치매 걸린 할머니를 위해 온 가족이 거짓말쟁이가 되는 <거짓말이 아름다울 때> 동화는 가족의 불행을 행복으로 바꿔 가는 따스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이렇듯, 생명 있는 모든 것의 존귀한 삶을 함께 살며 느끼고, 더러는 위로받으며 힘 있게 꿈을 이뤄가기를 비는 기도가 이 책에 담겨있다.
※ 2023년 3월 경북아동문학회 3월 공부방 연수 자료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