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학기 동안 진행된 우화 수업
1학년 때부터 조금씩 아이들로부터 비쳐보이는 동물적 모습들을 지켜보며 어떤 우화를 들려줄 것인지 고민이 되었습니다.
우화는 동화와는 전혀 다른 형식으로 말을 걸어옵니다.
동화가 꿈 속에서처럼 아이들의 정신에 말을 건다면, 우화는 현실 속에 인간의 어떤 지점을 분명히 꼬집지요.
아이들과 같이 동화 속에 빠져살던 저에게 이솝우화 시리즈는 잠에서 확 깨어나는 것 처럼 불쾌감을 느끼게 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직접적으로 말해도 되나?' 하면서요.
이야기 시간에 꿈결 속에서~ 동화를 들어오던 아이들도 우화를 들려주면,
"엥? 끝났어요?"
하며 뭔가 떨떠름해합니다ㅎㅎ
아이들은 우화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보며 어이없어 웃기도 하고, 같이 신났다가 에~ 하면서 비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동화 때와는 달리 대체로 이야기와 거리를 두는 것 같습니다. 우화는 이야기 속 우스꽝스러운 모습들에 공감이 되었다가도 싫기도 한 참 미묘한 구석이 있습니다. ^^;
그리고는 곧 현실의 어떤 상황과 인물을 떠올립니다.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은데~' 하고 바로 생각하는 것이 보입니다.
그래서 교실에서의 많은 상황 속에서 아이들에게 우화로 말을 걸기가 좋았습니다.
'너희는 어떻게 생각하니?'
속으로 아이들에게 무수히 말을 걸었지요.
시작은 개구리 이야기들을 모아서 들려주었습니다.
참 재밌고 웃긴 당나귀 이야기들
중간중간 여러 우화들도 들었습니다.
북풍과 태양
2학년으로 들어서서 바람 잘 날 없던 우리 반 모습을 비춰주었던 우화 에포크. ㅎㅎ
저도 때론 아이들과 같이 흥분하며 감정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일 때, 우화 속 나의 한 면을 비춰보며 피식 웃고 거기서 떨어져보게 만들어 주었던 고마운 시간이었습니다.
첫댓글 이렇게 보니 시끌시끌했을 1학기가 쓰—윽 그려지네요;;
1학기동안 알차게 배우고 힘껏 싸운 아이들이 방학을 보내고 어떤 모습으로 변해있을지~~
기대됩니다^^
도연이는 1학기때 집에서 곰돌이 푸이야기를 깔깔대며 들었어요~ 이야기속 동물들이 어쩜 그리 우리의 성격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지 ~ 소은이가 저학년때 배꼽잡으며 들을때 도연인 유머코드를 이해못하더니 ㅎㅎㅎ 이젠 그 유머를 이해하더라구요
남은 방학 편안한 쉼 보내고 만나요🩷
소은이 도연이가 배꼽잡은 곰돌이 푸 이야기 저도 궁금하네요! ㅎㅎ
이 쉼 동안 또 얼마나 여물고 자라서 올지 기대가 됩니다.
남은 방학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선생님, 방학 잘 보내고 계시나요:)
1학기에 아이들의 우화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도 우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었어요.
2학기에는 또 어떤 재미난 에피소드들이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