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 일시: 2013년 3월 13일 (토)
o 날씨: 맑음
o 산행경로: 오봉산주차장 - 도새등 - 칼바위전망대 - 칼바위 - 오봉산 - 용추폭포 - 칼바위주차장
o 산행거리: 7.6km
o 소요시간: 3시간
o 산행정보: 보성 오봉산, 칼바위
o 보성 오봉산 지명도: 명산 100+, 숨겨진 우리산 244
o 지역: 전남 보성군
o 일행: 나홀로
o 트랙
▼ 산행지도
아침 일찍 천등산 산행을 마치고 서둘러 해평저수지 아래 주차장에 차를 파킹하고 다시 신발끈을 졸라맸다. 용추교 아래 독립가옥의 우측 길을 따라가면 대나무숲을 지나 오봉산 등산로와 접속...
안부에 올라서면 득량초등학교에서 오봉산으로 이어지는 등산로를 만난다. 등산지도상에 '도새등'으로 표시되어 있는 곳이며, 이곳부터 오봉산까지는 왼쪽 발 아래로 득량만을 내려다 보며 걷게 된다. 등산로에 세워져 있는 수많은 돌탑들이 눈길을 끄는데, 이곳 주민들이 쌓은 것이라고 한다. 오봉산은 몸에 이롭다는 맥반석 바위로 이루어져 있어 예로부터 구들장으로 사용되는 널찍한 돌들이 많이 채취되었는데 득량역에서 역차로 전국으로 실려나가기도 했단다. 당시 구들장을 채취하고 운반했던 우마차길이 남아 있으며, 현재 발굴사업이 진행중이라는 플래카드가 곳곳에 보인다.
오봉산은 이름 그대로 다섯개의 봉우리를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오봉산 정상까지는 259, 336, 337, 359봉 등 몇개의 크고 작은 봉우리를 넘어야 한다. 계곡의 협곡과 산등성에 솟은 기이한 모양의 바위봉우리와 바위벽은 병풍을 펼쳐놓은 듯 자연미가 빼어나고, 칼바위, 병풍바위, 버선바위 밑에는 마당굴, 정제굴, 독굴 등 수없이 많은 굴들이 뚫려 있으며, 빨치산에 얽힌 이야기도 전해온다. (네이버 백과사전)
넋을 놓고 득량만을 구경하며 걷다보면 눈앞에 칼처럼 뽀족하게 생긴 바위가 나타난다. '조새바위'라고 하는데, 바위나 돌에 붙어 자라는 굴을 따고 그 속을 긁어내는데 쓰이는 연장인 조새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란다. 내 눈에는 닭의 목(뼈)처럼 생긴것 같기도 하고^^...
암릉을 따라 분홍의 진달래가 화사하게 피었더라면...
풍광이 끝내준다. 조금만 더 쾌청한 날씨면 쥑일텐데...
해평저수지 건너편으로 멀리 주월산에서 존제산 그리고 백이산으로 흐르는 호남정맥길이 아련하다. 주월산 뒤편으로는 철쭉군락지로 유명한 초암산도 보일듯 하고... 지금은 추억이 되었지만 재작년 여름날 존제산 호남정맥길의 힘들었던 기억이 되살아 날 것 같다...
359봉에 서면 아래로 칼바위가 내려다 보인다. 칼바위는 직각의 단애와 함께 칼날처럼 웅장하게 서있는 것이 칼을 세워 놓은 것처럼 보인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칼바위는 통일신라때 고승 원효대사가 불도를 닦았다는 전설이 전해지는 기암이기도 하다...
칼바위는 좌측의 337봉을 넘어서 그 뒤편으로 접근하는 방법이 있고, 337봉의 우측 아래로 직접 칼바위에 접근하는 방법이 있다. 칼바위 아래에서 올려다 보니 칼의 모양보다는 SF영화의 괴수들처럼 보인다. 예를 들자면 용가리나 고질라같은 ㅎㅎ
칼바위의 구부러진 앞쪽 벽면에는 전설속의 원효대사 모습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다고 하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글쎄... 아직 수양이 한참 부족한 모양이다. 칼바위 뒷편에는 거대한 수직벽이 있는데 이곳에 여래좌상을 새기면 명물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본다. 돌담길을 올라서면 칼바위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다...
포토존에서도 칼바위를 유심히 관찰해보지만 바위의 예리한 날이 검(劍)을 닯았다는 것 외에는 외형상으로는 칼바위란 말이 크게 와 닿질 않는다. 아무리 봐도 용가리ㅎㅎㅎ... 한번 꽂힌 편견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양이다...
칼바위를 지나면 오봉산 정상까지는 비교적 무난하다. 칼바위 직전까지는 암릉의 연속이었다면 칼바위에서 오봉산까지는 육산에 가깝다. 덕분에 발걸음도 한결 가볍고. 오봉산 정상 아래에는 두어개의 풍혈지가 자리를 잡고 있다...
오봉산 정상에 올라서니 360도의 장관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멀리 팔영산이 작은 톱니바퀴처럼 보이고, 거금도와 아침에 다녀온 천등산도 짚어 보고...
오봉산 정상 아래로 남근석이 보이는데, 돌탑의 구멍을 통해 바라볼수 있게 해둔 것이 재미있다. 안내판에는 남근바위가 용추폭포와 음양의 조화를 이룬다고 하는데, 돌탑의 구멍과 남근바위도 또다른 음양의 조화가 아닐까...ㅎㅎ
오봉산에서 직진하면 남근바위 훨씬 전에 우틀하여 용추폭포로 내려간다. 용추폭포 위쪽에는 왜적으로 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축조한 용추산성이 있는데 이곳을 탐방하는 산객들도 눈에 띈다...
용추폭포는 옛날에 가뭄이 계속되면 이곳에서 기우제를 지낸 곳이라고 하는데, 120여전 전에 보성군수가 기우제를 지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가 큰 뱀이 길을 막고 있어 다시 목욕재계를 한다음 기우제를 올렸다는 전설도 전해진단다...
용추폭포물에 손을 닦고... 좌우로 깍아지른 듯한 암벽사이의 협곡을 따라 하산길이 이어진다. 길가에 보이는 돌탑에 아버지의 쾌차를 비는 내 소망을 정성스럽게 올려 놓았다...
쭉~ 내려오면 칼바위 주차장이다. 이곳에서 칼바위로 올라가는 등산객들도 제법 많은 모양이다. 그래도 오봉산 암릉의 묘미와 득량만의 풍광을 구경하자면 득량초등학교에서 오봉산까지 종주하는 코스를 추천드리고 싶다...
해평저수지를 구경하며 주차해둔 오봉산주차장까지 다시 털레털레...
새벽일찍 시작한 덕분에 비교적 이른 시간에 1일 2산을 마무리 하였다. 내일은 또 다른 1일 2산을 기대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