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유럽성지순례
2015년 2월27일.
종교개혁 성지순례 다섯째 날.
유럽 호텔에서 먹는 아침식사는 대부분 비슷한 것 같네요.
빵, 치즈, 햄, 소시지, 계란, 과일... 그리고 커피.
하루 종일 여행을 하려면 힘이 필요하니 든든히 잘 먹어두어야 겠죠. ^^
이 날은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출발하면서 아이폰으로 지도 검색을 해 보니 도착지인 취리히까지 213Km에 두시간 23분이 걸린다고 나오네요.
가는 중에는 아침 출근길이라 그런지 교통 체증이 꽤 심하더군요. 천천히 가다 서다를 반복합니다.
독일과 스위스의 국경에서 잠시 멈춰서 기사가 입국수속을 합니다.
스위스는 유럽연합에 속해있지 않은 영세중립국이라 옆동네 드나들 듯 다니는 다른 나라와는 달리
이렇게 입국 수속이 필요하다고 그러네요.
수속을 하는 중에 잠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스위스에서는 독일과 달리 사용료를 받지 않는 공중화장실이 많습니다.
돈 내고 화장실을 이용하는 게 영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그냥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괜히 반갑네요. ^^ ㅎㅎ
취리히, 루체른 이정표가 보입니다. 바로 오늘 우리가 가려는 곳이죠.
스위스의 가장 큰 도시인 취리히에 들어섰습니다.
유럽에 와서 가장 인상적이게 보았던 것 중 하나가 노면전철인데,
이렇게 도로 어디에서든 전철과 자동차가 함께 달립니다.
가이드 말로는 스위스의 비는 너무 깨끗해서 사람들도 웬만하면 우산을 쓰지않고 비를 그냥 맞는다고 하네요.
그만큼 청정한 나라라는 이야기겠지요.
가장 먼저 아름다운 취리히 호수를 구경하러 갑니다. 말이 호수이지 바다처럼 넓습니다.
스위스는 내륙국가라 바다가 없는데도 이렇게 깨끗한 호수들이 많아서 물이 충분하다고 하네요.
날씨가 궂어서 사람들도 많지 않고, 배들도 모두 선착장에 묶여 있어서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아름다운 풍경을 보니 기분은 상쾌해지고 참 좋습니다.
스위스의 종교개혁자인 츠빙글리가 설교했던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을 방문했습니다.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은 원래 카톨릭 성당이었지만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교회로 사용되었으며,
지금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고 합니다.
성당 내부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내부 사진은 없네요.
그로스뮌스터 대성당 벽에는 스위스의 개혁가 하인리히 블링거의 동상이 있습니다.
츠빙글리의 사위이며 후계자인 블링거는 가장 헌신적인 목회자로서 동료들로부터도 극찬을 받았던 사람입니다.
베자는 그를 가리켜 '모든 기독교 교회들을 돌보는 만인의 목자'라고 했고,
펠리칸은 '하나님의 영광과 영혼 구제를 위해 하늘로부터 은사를 풍성하게 받은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블링거가 죽었을 때 영국의 공공의 재난으로 애도했을 정도라고 하니
그가 사람들에게 얼마나 많은 존경을 받았는지 짐작이 됩니다.
정말 블링거와 같은 헌신적인 지도자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배우고 가져야 할텐데... 많이 부끄럽습니다.
그로스뮌스터 성당에서 설교하면서 츠빙글리가 살았던 그의 사저입니다.
그가 살았던 바로 그 집 앞에 서 있으니 위대한 개혁가 츠빙글리의 숨결이 느껴지는 듯 하네요.
스위스의 종교개혁자로 취리히 그로스뮌스터 대성당의 설교자였던 츠빙글리의 동상.
복음을 위해서 한평생을 헌신했던 위대한 개혁자 앞에서
나도 비록 작지만 삶 속에서의 복음을 위한 작은 개혁들을 이루어 낼 수 있기를 다짐해 봅니다.
샤넬이 그렸다는 아름다운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는 프라우뮌스터 성당. 그로우뮌스터 대성당 맞은편에 있습니다.
역시 실내에서는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서 아쉽게도 실내 사진이 없습니다.
프라우뮌스터 성당 내부에서는 몇가지 기념품을 팔고 있었는데,
샤넬이 그렸다는 바로 그 스테인드글라스가 담긴 사진도 팔고 있어서 몇 장을 기념으로 샀습니다.
오늘의 점심식사는 취리히에서 먹는 현지식. 메인 메뉴는 우리나라 돈까스와 비슷한 슈니쩰입니다.
별다른 소스는 없이 레몬즙을 직접 뿌려서 먹는데, 맛은 역시 우리나라에서 먹던 돈까스가 내 입맛에는 더 잘 맞는 것 같네요.
점심식사 후 아름다운 호반의 도시 루체른으로 이동합니다.
루체른 이야기는 다음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