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3위인 한국 배구 대표팀이 2020도쿄올림픽에서 6위의 도미니카공화국과 5위 일본에 이어 4위인 터키까지 4일 꺾고,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코치진과 선수 전원이 ‘원팀’이 돼 일군 ‘도쿄의 배구 기적’으로, 이탈리아 출신의 세계적 명장(名將) 스테파노 라바리니(42) 감독과 주장(主將)인 김연경(33) 선수의 리더십에 세계가 감동하며 극찬을 아끼지 않는 이유다. 김연경은 왜 ‘배구 여제(女帝)’ ‘배구계의 리오넬 메시’ 등으로 불리는지를 새삼 입증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량뿐만이 아니다. 승패의 분수령이나 선수들의 자신감이 흔들리는 시점마다 팀원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북돋워 분위기를 일신하는 ‘맏언니 리더십’도 두드러졌다. 국제배구연맹이 공식 홈페이지에서 ‘김연경은 10억 명 중에서 단 한 명 나올 선수’라고 극찬한 배경이다. 라바리니 감독도 “위대한 선수가 있고, 위대한 리더가 있는데, 김연경은 둘 다다. 모든 선수들이 그를 믿고, 그는 다른 선수들이 기대하지 못했던 자리까지 팀을 이끌고 있다”고 했다. ‘배구의 히딩크’ 라바리니 감독의 철저하게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 맞춤형 전술과 선수 기용도 기적의 원동력임은 물론이다. 자신과 마찬가지로 선수 출신이 아닌 수석코치, 전력분석관 등 전문성만을 기준으로 코치진을 구성한 것부터 막연하게 정신력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였다. 6일 준결승 선전(善戰)도 기원하며, 사회 각 분야의 ‘라바리니·김연경 전범(典範)’ 확산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