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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tra, Jordan
Jordan에 있는 Petra는, 일생에 한번쯤은 가 볼 만 한곳이다. 요즘은 안방에 앉아서도, 세계 곳곳을 다 방문하는 시대라, 한국에서도 Petra를 모르면, 아마도 나처럼 TV가 없는 사람일 것이다.
“아니, 이 친구 미국에 산다고 들었는데, 아직도 TV가 없어?” “원, 어쩌다 그리 ..............”
TV가 하나 있기는 하다. 28인치짜리 SONY 인데, 요즘은 digital 방송 시대라, 이 analog TV는 전혀 일을 안 한다. 너무나 무거워서 혼자는 들 수가 없어, 버리지도 못하고 있다. 원래, 이것은 살 때부터 전혀 쓸모가 없었다. 우리 식구들은 아무도 TV를 보지 않아, 고작 나 혼자서 토요일이면 프로 레슬링이나 보곤 했었는데, 그 것도 시들해져서 얼마 안 되어 그만 두었다. 대략 이십여 년 전 얘기다.
어째, 출발이 좀 요상하다만, Petra와는 아무 상관이 없다.
Petra는 그 옛날 교통의 요지였다. 약대를 몰고 머나 먼 길을 가던 대상들이, 일부러 찾아들어, 거기에 있는 신전에, 제물을 바치고, 무사함을 빌었던 곳이다. 주위 사막을 지나는 대상들이 모두 거쳐 가다보니, 여러 지역의 상업 정보를 교환하는 요충지대 이였기도 하다. Petra에는 사막에서 가장 귀중한 물이 있었다. 사막에서는, 때로 갑작스런 홍수(flash floods)가 나는데, 여기 사는 주민들이, 이 물을 정교한 수로(water conduit)를 만들어 끌어 들이고, dam으로 막아, 지하 저수지(cistern)에다 저장하여, 이 지역을 일종의 인공 Oasis로 만들었다고 한다. 아직도 그 수로가 군데군데 남아 있다. 그 신전으로 들어가는 통로의 주위 언덕들은, 온통 무덤으로 점철 되어있다. 아마, 신전 근처라 그런가보다. 무덤이라야, 바위벽을 파고, 시신을 안장했든 것 같다 - 별로 흙으로 덮은 것 같지도 않고. 여기에는 바위뿐이지, 흙이 보이지 않는다.
그네들은, Petra의 신전을 Al Khazneh라고 부른다. 이것은 아랍 말이고, 영어로는 The Treasury라고 부른다. 이 신전은 이층 높이인데, 크나큰 암벽을, 조각을 하듯이 파서 만들었다. 그 신전 앞에는, 아주 널찍한 광장이 펼쳐져있다. 그 뒤로도 역시 높은 암벽들이 솟아있어, 광장 안은 삼태기처럼 포근한 느낌을 준다. 그 큰 암벽에 신전을 조각할 때, 위에서부터 시작해서, 아래로 파 내려갔다고 하니, 그 건축, 조각 기술을 우리는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아마도, 어느 신의 가호가 있지 않았나 싶다.
관광객들은 신전 안에 들어가지 못한다. 광장에서 쳐다 볼 수 만 있다. 사막의 밝은 아침 햇살이 정면으로 비쳐진 신전은, 참으로 황홀하고, 놀랍고, 감격스러운 장면이다. 신전을 새긴 그 암벽은, 다소 붉은 색의 sandstone이나, 시시각각으로, 햇볕에 따라, 다른 색깔을 낸다. 언제나, 엷은 장밋빛의 붉은 색깔을 띠고 있어, “Rose-red City”라고도 한다. 이른 아침과, 노을 지는 저녁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나의 Jordan인 guide의 말에 의하면, 그 옛날 이층에는 지나가던 대상들이 경배하여 바친, 온갖 금은보화가 가득 차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다고 한다. - 믿거나, 말거나. 하지만, Bedouin이라는 사막에서 떠돌이 생활을 하는 한 아랍 족속들은, 이 금은 보화를 찾으려고, 여기저기 총질을 해서, 그 신전에 손상을 많이 입혔다고 한다. 총을 쏘아 돌 벽을 뚫으면, 금은보화가 밖으로 쏟아질 것으로 알고, 그랬던 모양이다.
Petra는 Nabataean이라는 한 아랍 종족이, 약 이천년 전에 지은 것으로, 그들은 여기를 수도로 삼아, 한동안 상업의 중심지로, 번창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서방세계에는, 1812년에야 비로서 알려졌다고 한다. Johann Ludwig Burkhardt라는 Swiss 탐험가가, Petra의 전설을 듣고, 그 지역 아랍인들을 guide로 고용하여, 찾아 나섰는데, 그 아랍 guide들은, 그에게, 이곳만은 일체 비밀로 하였다고 한다. 외부인, 특히 서방인들 에게는, 이 신전의 존재나, 위치를 알려 줄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 탐험가도, 이를 잘 알고, 자기의 guide들에게, 그곳을 찾는 다고, 발설을 하지 못했다고 한다.
마침내, 그 탐험가는 어찌 할 수가 없어, 어느 누구가 전가의 보도처럼 썼다는, 그 꼼수를 하나 썼다고 한다. 아랍어에 능통했던 그는, 어느 날 guide들에게, “내가 간밤에, 신의 계시를 받았는데, 아무래도 양을 한 마리 잡아, 제물로 바쳐야겠다. 여기 어디 그럴만한 신전이 없겠는가?” 하고 물었다고 한다. 아랍인들은 워낙 신을 경외 시 하는 사람들이라, 이 말에는 도저히 어찌 할 수가 없어, 그를 Petra로 안내 했다고 한다.
아~, 어디에나, 꼼수는 통하는 모양이다. 그 탐험가도, 드디어 성공하여, 대통령이.... 아니, Petra를 전 유럽에 소개하게 되었다. 하지만, 만약 그 아랍 guide들이 그의 이러한 의도를 눈치 채었더라면, 그는 목숨을 부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한다.
그 탐험가는 자기의 guide들을 따라, 이곳 입구에 도착하여,
(Petra 입구의 광경)
너무나, 너무나 시대에 앞서 간 (무려 이백년이나) 선구자인, 그 탐험가는, 불행히도, Petra 입구 바로 앞에 벌어져있는, 이 아래의 현대적인 장면은 보지 못했다.
(Indiana Jones 가계)
이곳 Petra에서 “Indiana Jones and the Last Crusade"라는 영화를 찍었다고 해서, 어떤 약삭빠른 녀석이, 이 "Indiana Jones" 상점을 냈다나. 이제는 Petra의 한 명물이 되었다.
입구로부터 시작하여, 구불구불한 경사진 자갈길을 약 1 km 내려가면, Al Siq이 시작된다.
(Al Siq)
Al Siq은 영어로는 "The Tunnel"인데, 양쪽으로, 높이 솟은 깎아지른 듯한 바위로 된 (높이가 무려 91m 내지 182m 라고 함), 그야말로 tunnel과 같아 보이는 협곡인데, Al Siq에는 이러한 협곡이 끊어지지 않고, 약 1 km를 뻗친다.
(Al Siq)
(Al Siq)
나는 Petra에서 하루 밤을 자고, 그 다음 날 아침 일찍이 일어나, 또 다시 사진을 찍으러 가서, 이 사진들 속에는, 그 많은 관광객들이 하나도 없다.
(Al Siq)
(Al Siq)
(Nabataean들이 만든 수로 - Water Conduit)
이 것이 Petra를 상업과 교통의 요지로 번창 하게 한 그 수로 (waterway)의 일부이다. Nabataean들이 이 수로를 만들고, 물을 저장하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Petra는 번창은커녕, 존재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Al Siq)
이러한 장관이 그처럼 끊임없이 펼쳐져 있으니, 그 탐험가가 얼마나 놀랬겠는가? 미리 준비하고 갔던 나도 놀랬다.
이런 마지막 한 구비를 더 돌아가면,
(Al Siq)
드디어, 그 신전 (Al Khazneh or The Treasury)이 나타난다.
(Al Khazneh)
그 신전이, 높이 솟아 있는 이층 구조이다 보니, 눈이 우선 일층에만 머문다.
(Al Khazneh 일층)
(정면에서 본 Al Khazneh 일층)
이 아래 사진은, 그 신전 이층이고, 한 중간에 있는 둥그런 것은 항아리 (urn)인데, Bedouin들이 여기에 보물들이 들은 줄로 알고, 총질을 해 댔다고 한다.
(Al Khazneh 이층)
(Urn)
오른 쪽으로는 통로가 넓게 나있어, 그 신전의 일, 이층이 모두 나오도록, 사진을 좀 멀리서 찍을 수 있었다
(약간 옆에서 본 Al Khazneh)
Petra의 낮은 무척이나 뜨겁다. 햇볕이 너무나 쨍쨍하여, 그들처럼 머리에 보자기를 하나 덮어 써서 그늘을 만들어야, 겨우 견딜만하다. 나도 그런 거 하나 뒤집어썼다.
(Lawrence of Petra)
신전 안에 들어 가 볼 수 없는 것은, 참으로 유감이었다. 돌기둥 뒤, 검게 그늘 진 정문안으로 들어가면, 거기에 넓은 방 (chamber)이 있고, 그로부터 이층으로 올라가면, Al Siq이 정면으로 내려다보인다고 한다. Al Siq의 끝에서, 처음으로 바위 벽 틈새로 신전을 쳐다보던 그 장면과는 정 반대로, 이번에는 신전 이층에서 Al Siq을 아래로 내려다본다고 한다.
신전의 오른 쪽으로는, Roman Road라고 부르는 통로가 나 있다. 한때, 로마인들도 여기에 와서 살았다. 그들의 특징인 노천극장도 지었다. 물론, Rome에 있는 Colosseum이나, Verona에 있는 Arena di Verona에 비 할 바는 아니지만.
(Roman Road - Passage to Inner Petra)
이를 따라가면, 로마인들이 지은 노천극장 (Amphitheater)이 나온다.
(로마인들의 노천극장 - Roman Amphitheater)
나는 Petra 입구에서 도보로 약 3분 정도 거리에 있는, "Petra Moon Hotel"이라는 데에서 숙박을 했는데, 옥상에 있는 Restaurant에서, 저녁 식사로, barbecue를 해주었다. 시원한 사막의 저녁바람과 어울려 참 좋았다. 어쩐 일인지, 모기나, 다른 물것, 날 것들이 하나도 없다. 이 적막할 정도로 고요하고, 쾌적한 저녁 때문에 사람들이 그 더운 사막에 산다고 한다. 사막의 밤은 참으로 좋으니, Bedouin 들처럼 모래언덕에 친 tent에서 한번 자 보라는 것을, 나는 거절했다. 한 밤중에 보따리를 몽땅 털릴까봐.
(호텔 옥상 - 사막의 저녁은 무척이나 쾌적하다. 그 친구 좀 뭣해 보인다만, 그래도 동문이다. )
몇 번 먹어 본 Jordan음식은 모두 정갈했다. 아침식사는, 커피를 곁들여, 우선 수박으로 목을 축이고, 참외 비슷한 흰 살의 과실 한쪽, 그리고, 무화과, dates, 건포도, 말린 살구, 말린 자두 등의 말린 과실, 그 외에도 호두, Almond 등의 견과류. 그리고 아침에 꼭 나오는 것이 꿀이다. 이 것은 Jordan이나, Turkey나, Israel이나, 그 쪽 지역은 모두 마찬가지다. 꿀을 용기에 담아 내 오거나, 꿀이 소복이 찬 벌집을 통째로 큰 네모난 그릇에 담아 내온다. 이것을 벌집까지 한쪽 잘라, 빵이나 cake위에 얹어 먹으면, 위의 것들과 함께, 훌륭한 조반이 된다.
점심에는 주로 Buffet를 먹어 보았는데, 여러 가지 채소 요리가 기막히게 맛이 있다 - 새콤, 달콤, 매콤한 게. 나는 생선이나, 고기 종류가 없으면 짜증을 내는데, 채소 요리를 먹느라고, 미처 이런 것들을 건드릴 새가 없었다. 채소 요리는, 도마도, 오이, 호박 및 그 외에 이름 모를 것들을, 네모나게 잘게 썬 것들인데, 잎사귀 채소는 별로 못 보았다 - 잘게 썰어서 섞었는지. 아마도, lemon 이나 lime으로 새콤한 맛을 내고, kiwi나 orange 또는 유사한 과실이나 꿀로 새콤달콤한 맛을 냈겠지. 매콤한 맛은 아무래도 고추 종류가 아닐까. 이 사람들은 Lentle soup을 (이게, 아마도 녹두의 일종이지?) 무척이나 맛있게 만들었는데, 여기에 lime즙을 짜 넣어 먹는다. 때마다, 이 것을 두, 세 그릇씩 먹었다.
나는 좀 복잡한 경로로 Petra를 찾아 갔다. New York에서, Turkey의 Istanbul로 가서, 거기서 하룻밤을 자고, 그 다음 날 Israel의 수도, Tel Aviv로 날아갔다. 거기서, 또 하루 밤을 잤다. 그 다음 날, Tel Aviv의 Ben Gurion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이스라엘의 최남단에 있으며, 홍해 (Red Sea)의 북쪽 끝과 맞닿아 있는, 일랏 (Eilat)이라는 바닷가 휴양 도시로 갔다. 거기서 또 하루 밤을 잤다.
일랏에서 Petra에 가려면, 그 다음 날 새벽에 출발해서, 당일치기로 다녀오는 방법이 있고, Petra에 가서 하루 밤을 자는 방법이 있다. 나는 후자를 택해서, Petra에 가서 하루 밤 잤는데,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Petra Night"이라는 신전 앞에서 벌리는 촛불놀이에 참여 하기 위해서였다. 수많은 촛불로, 신전 앞에, 꽃밭을 만들고, 어둠 속에서, 꽤나 구성진 피리 소리와, 다른 선율의 아랍음악을 들려준다. 꿀로 만든 더운 차도 한잔씩 준다.
(Petra Night - 촛불놀이)
이 사람은 Petra Night에서 피리 부는 아랍음악가.
(Petra Night에서 피리 부는 아랍음악가)
Petra에 가려면, 나처럼 복잡한 경로를 거치지 않고, Jordan의 수도 Amman으로 가서, 거기서 버스를 타고 몇 시간 걸려 Petra로 곧 바로 가는 방법이 있다. 나는 Turkey 항공을 탔기에, Istanbul로 갔고, 예루살렘에도 가고자, 좀 복잡해도, 이스라엘 쪽으로, 여정을 잡았다. 이스라엘과 Jordan은 아직도 적대관계라서, 이스라엘도 함께 구경하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는, Jordan의 Amman으로 가는 것보다, Israel의 Eilat으로 가는 경로가, 국경 수속이 좀 덜 까다롭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안심이 안 되어서, Eilat에서, 이스라엘 여행사를 고용했다. 독자적으로 배낭여행하는 사람들이, Israel/Jordan 국경에 있는 두 나라 출입국 사무소에서, 몇 시간씩이나 붙잡혀 있었다는 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아침에, 이스라엘인 여행사 직원이, 차를 가지고, 우리의 Eilat hotel에 와서, 나와 wife 둘을 태우고, Israel/Jordan 국경에 데리고 간 다음, 거기서 양국 출입국 수속을 모두 끝내준다. 일단 Jordan땅으로 넘어 가면, 이번에는 Jordan인 여행사 직원이, 우리를 인계 받아, 차를 태워, 미리 예약해 놓은 Petra Moon Hotel로 데리고 가 짐을 풀게 하고는, 점심을 먹이고, 곧 바로 Petra로 안내한다. 그 다음 날 오후, 그 guide가, 다시 우리 호텔로 찾아 와서, 우리를 데리고, Israel/Jordan 국경으로 데리고 간다. 국경을 넘어 이스라엘에 오니, 이스라엘인 직원이, 마지막으로, 우리를 Eilat의 hotel로 데려다 준다.
첫댓글 어떤 환경에서도 살아 남아 살아 간 인간의 인내와 지혜에 감탄 감탄합니다.
나는 한글 computer가 너무오래된 것이어서, 용량이 작아서 그런지, 사진이 처음 것 하나만 보이는 데, 사진들이 모두 제대로 올라 갔나요?
사진들이 제대로 올라갔으니 염려 마시라요. 나도 1979년도에 Petra를 관광한 적이 있어 감회가 새롭네요.
"인디아나존스" 영화를 보면 그 신전 내부까지 상세히 볼수있네. 하여튼 건강하게 관광 잘하고 있다니 반가우이, 곧 만나뵙세.
내가 마지막으로 본 영화는 Red October 라는 것인데, 우리 아들이 어릴 적에 함께 보아서, 아마 한 이십년은 족히 되었겠지. 글쎄 그렇다니까. 서울에서 안방에 앉아 세상구경 다 한다니까. 이러다 보니 마음이 급해져서, 서둘러야 겠네. 어디 가지말고 기다려. 어떻게 그 오래된 영화를 볼 수 있을까?
특별한 곳 상세하게 올려주어서 잘 감상 하며, 여러개의 Al siq 이미지가 마치 옥계玉溪를 은유하기 위한 것 같아 심미감이 드네요. 요르단 암만까지 가보고, 생명의 원천같은 신전을 못 가보아 아쉬웠는데 대리 만족 합니다. 건강 하고 행복 하세요.
일당 逸幢 전 추 부
향기나는 벌꿀의 Alhambra궁전을 읽고, 무척 감격했지요. 두가지로. 하나는 그 백과 사전을 넘는 해박한 지식. 다른 하나는 궁전 내부의 섬세한 문양들과 내부정원을 찍은 그 사진 실력! wife와 둘이서 주고 받기를, "언제 이 분을 스승으로 모시고, 그 댁 마당이라도 좀 쓸어 드리며, 부디 그 시진 실력의 일부라도 전수 받았으면..." 나는 두번 갔어도, 그런 사진 하나도 못 찍어 보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