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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는 제주도에 정착하신
A선배의 식사초대가 있다.
계시는 곳이 남원이라 코스 선택하기가 난감하다.
숙소가 북서쪽, 남원이 동남쪽이다.
그렇게 선택한 것이
어제 돌지 못한 15코스를 돌고 숙소로 돌아와 일행과 함께
5코스, 쇠소깍다리에서 남원읍 역방향으로 돌기로 했다.
15코스를 마저 돌고 숙소에 도착하니 비어있다.
통화를 하니 다른 곳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돌아 오신다는데
그냥 버스로 이동하겠다고 말씀드렸다.
쇠소깍다리로 가기위해 버스편을 검색한다.
2시간 35분,
112개 정류장 가서 환승, 다시 16개 정류장을 더 간다.
경악에 가까운 놀라움이다.
올레길 완주라는 목표외에는
거의 무지에 가깝게 여정을 시작한 참사다.
어쩌면 '섬'을 얕잡아본 탓이 더 크리라.
남원포구에서 시작하여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코스다.
총길이 13.4킬로미터, 난이도 '중'이다.
일주서로를 오가는 102번 급행버스는
출퇴근, 등하교 시간 외 배차간격이 40분 이다.
정차하는 정류장이 많지 않지만
주요 정류장 출발시간이 정해져 있어
다소간 빨리 도착하면 정차했다 시간에 맞춰 출발한다.
12시 제주터미널에서 출발하면
한림에서 12시 54분,
종점인 서귀포버스터미널에 14시 5분에 도착하는 식이다..
202번 일반버스 배차간격은 20분 이다.
역시 주요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정해져있다.
숙소 앞 버스정류장은 일반버스만 정차한다.
11시 40분 숙소에서 나와
버스에서 하차한 시각이 14시 20분, 2시간 40분 소요됐다.
쇠소깍다리 가는 길,
집과 식당을 운영하는 넓은 건물 담이 온통 다육실물로 채워져있다.
다육종 담 식당에서 간단하게 요기하고
쇠소깍다리 앞에 도착하니 14시 50분을 넘어섰다.
'한라에서 백두까지 이어지는 평화올레' 염원을 담은
6코스 시작점 표지석이다.
다리를 건너며 올레걷기를 시작한다.
한라산에서 발원하여 남사면으로 흘러
쇠소깍에서 바다로 합류하는 효돈천이다.
올레길 코스를 걸으며 만난 천 중
처음으로 물 흐르는 광경을 본다.
진한 냄새가 코끝으로 밀려든다.
귤맛 좋은 남원 효돈 넓은 노지감귤밭이
곳곳에 자리잡고있다.
감귤나무 꽃에서 흩어지는 향기다.
아카시꽃 향기보다 몇 배 진한 느낌이다.
사방에 핀, 무한이라 해도 좋은 꽃이
어우러져 풍기는 향기가 아득하다.
감귤밭에 심어진
제주 특유의 방풍림이 담역할을 충분히 한다.
깃든 생명을 품고있는 한라산이
너른 품으로 팔을 벌리고 있다.
감귤밭 사이로 난 돌담길을 지난다.
예촌망 망오름에 조성된 감귤농장들 이다.
봉수터가 있던 예촌망은
지형이 여우를 닮았다 하여 호촌봉수라고도 불렀다.
감귤밭이 조성되면서 현재는 없어졌다.
멀리 바다 물마루가 보이고
도로를 잠시 걷는다.
바다에 맞닿기 전 도로가 끊긴다.
해안가 숲으로 길이 이어진다.
입구에 차량이 주차되어있다.
아마도 주인은
해안 갯바위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있으리라.
열린 바다를 조망한다.
갯바위에 낚싯대를 드리운 사람이 보인다.
바다 위 오른쪽에 야트막한 섬이 보인다.
'지귀도'다.
파도가 쉬이 삼켜버릴 것 같은 섬이다.
하지만 검색한 자료에는
'수심이 얕고, 섬 주변을 자유로이 왕래할 수 있어
갯바위 낚시에 위험 부담이 없다.
암초대로 형성된 지귀도 해안은
각종 해산물이 풍부하여 갯바위 낚시터로 유명하다.
현재는 관광 유어장으로 지정되어
체험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고 소개한다.
편안한 복장을 한 중년여인이
빠른걸음으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한다.
처음 보았을때에는 복장때문에
주민이 밭일하러 가시는가 했는데
한동안 동행한다.
해안가 숲길이라기에는
경사없는 길이 편안하다.
언뜻 열리는 바다가 해안임을 증명한다.
오래지 않아 숲길을 벗어난다.
조그만 포구 '망장포'
콘크리트 방파제가 바도로 뻗어있다.
제주도 관광지로 소개된
'망장포'는 옛 포구다.
옛 망장포다.
제주도에 포구 중 온전한 원형이 남아있다.
원나라 직할지로 있던 고려 말
제주에서 거둬들인 물자와 말 등을 망장포를 통해서 반출했다.
그물을 많이 쳐 불려진 이름이라고도 하고
왜구의 침입이 잦아 봉화를 올리는 등
방어시설이 있었던데서 불리던 이름이라고도 한다.
수심이 얕아
어떻게 중선 이상의 배가 정박했을까 싶다.
망장포로 내려가는 길이다.
포구 안쪽 큰 바위 아래 낮은 굴이 보인다.
그 앞 비석이
'망장포 내항 보수공사 기념비'다.
올레길이 망장포를 지나
해안 화산석 길로 이어진다.
바위가 하얗다.
갈매기가 차지하고 배설한 흔적으로 짐작된다.
다시 해안 숲으로 이어지던 길은
이내 마을로 닿는다.
신례천이 바다로 섞여든다.
'솔바람 파도소리 불광사' 안내 표지석이
10미터를 표시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올라가는데
100미터는 족히 될 것 같다.
대웅전 현판이 없으면
여늬 집과 다를바 없다.
거기에 석가탄신일을 앞두고
연등, 그늘막 등 행사준비를 마쳤다.
신례천을 건너는 다리다.
올레길 방향 안내판이
지금까지 보던 것과 다르다.
아마도 지역에서 설치한 것이 아닐까 싶다.
공천포구 옆으로 나온다.
공천포 방파제다.
안쪽으로 다시 방파제가 있고
공천포구가 있다.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다리 건너 오른쪽에
용천수 '넙빌레물'이 있다.
'빌레'는 비교적 평평하게 쌓인 지형을 이른다.
넓고 평평하게 쌓인
용암 암반 사이에서 흘러나오는 물”이라는 뜻이다.
수질이 아주 좋아
일제강점기 소주 원수로 이용하였다.
또한 용출량이 풍부하여 전분공장이 있었다.
용출하는 지점이 너댓군데나 있다.
그 중 용출량이 많은 곳을
돌담을 쌓아 남탕과 여탕을 구분 담수욕장을 만들었다.
누구나 즐길수 있도록 개방되어있다.
길은 다시 해안으로,
다시 마을로 이어진다.
4킬로미터 거리에 있는 지귀도가
큰 원양어선이 떠있는 듯 보인다.
위미항 방파제가 길게 바다로 뻗는다.
위미항내에 있는 옛포구다.
위미항에 다다르는 천처럼 보이는데
상류에는 물길이 안보인다.
위미항을 넓게 잡아보았다.
위미로 들어섰다.
꽤 일찍 쇠소깍다리를 출발한
동행들과 합류한다.
하루만 렌트하려던 계획을 변경했다.
올레길을 선택한 나는
시작과 끝, 속도 등 여정이 맞지않아 버스를 이용할 예정이지만
느긋하게 여정을 잡는 동행들은 차가 필요하다.
일행들은 쇠소깍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숙소로 돌아가기위해
쇠소깍주차장에서 차를 끌고와야한다.
잠시 동행하다 혼자 속도를 낸다.
A선배에게 주차장까지 데려달라고 할 작정이다.
위미항에서 잠시 도로로 나서더니
다시 해안으로 들어선다.
방파제 안쪽 바닷물 고인 곳이
해식현상으로 특이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봉우리에 바위 모양이
조형작품을 얹어놓은 듯 눈길을 끈다.
해안가 숲으로 접어든다.
위미 동백나무군락이다.
1875년, 17세에 이 마을로 시집 온 처녀는
물질과 품팔이 등으로 모은 돈 서른 다섯 냥으로
당시 황무지였던 이 곳을 사들인다
모진 바람이 들이치는 이 곳을 개간하고자
방풍림을 조성한다.
한라산에서 동백나무 씨앗을 따다가 뿌려
오늘 날 기름진 땅과 울창한 숲을 만들었다.
남총낭이 별세계를 만든다.
국립수산과학원 미래양식센터 앞에서
다시 해안도로로 이어진다
제주 올레 무장애, 휠체어구간 표지다.
멀리 서귀포 방향이다.
문섬이나 섶섬,범섬으로 보인다.
지나는 길 풍경이
뭍사람에겐 특별하면서 아름답다.
지도는 해안으로 안내하는데
리본은 포장도로를 가르킨다.
위미 3리 포구 태웃개다.
예전에 떼배를 매어 두었다 하여
태웃개 또는 종정포구라 한다.
산에서 내려온 지하수가 구멍 구멈 용출하는데
얼마나 차가운지
여름철에도 몇 분 앉아있기 힘들단다.
해안가 숲길이 다시 시작된다.
약 칠백여미터 숲길을 헤쳐나간다.
해안을 따라 둘러가는 숲이 바다와 어우러지며
도심에 사는 이방인에겐
자주 보기 어려운 풍경을 선사한다.
짧은 대숲을 지난다.
서해로 떨어지는 해가
야트막한 봉우리에 걸렸다.
남원 큰엉 해안경승지 입구다.
'엉'은 '언덕'의 제주도 방언이다.
'큰 억덕'이라는 의미다.
바닷가나 절벽에 뚫린 바위그늘을 이르기도 한다.
바다를 집어삼킬듯 입을 벌리고 있는 형상으로
해안은 침식이 지금도 진행중이다.
그 위 해식절벽 위로
올레길이 지난다.
침식, 수 만 년 파도가 남긴 흔적이다.
금호리조트 후면 절벽위에
'큰엉'표지석이다.
길은 계속 절벽을 따라 안쪽으로 이어진다.
그 길 바깥, 절벽 끄트머리에도
길이 이어진다.
절벽 아래 낚싯꾼이 보인다.
좁아지다가 길이 끊기고
다시 안쪽으로 올라선다.
인디언추장 얼굴바위다.
관광객들이 발견, 이름을 붙였다.
명물 중 하나인 한반도지형이다.
좌우 나뭇가지가 만들어낸 형상이다.
우렁굴, 쇠 떨어지는 고망이다.
오래 전 이 곳에 소를 방목했었다.
풀을 뜯던 소가 더위를 피해
그늘을 찾아 숲으로 들어갔다가
바위에 뚫린 구멍으로 빠져 죽었다고 전한다.
목책을 둘러 진입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 밑이 궁금하여 살짝 넘는다.
해안으로 뚫린 구멍이 아득하다.
절벽쪽으로 난 산책로다.
절벽쪽 산책로를 돌아본다.
호랑이머리 형상 호두암과
젖꼭지오얌 유두암이다.
호랑이머리는 찾기 어려운데
유두암은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큰엉을 빠져나와
절벽 아래 해안을 돌아보는데
돌탑들이 자리잡고있다.
반대쪽 큰엉 입구다.
해안도로를 따라
올레 5코스 끝, 시작점을 찾아간다.
비안포구다.
오늘 여정의 종착지
'제주올레안내소'다.
다시 돌아 큰엉을 나서던 곳으로 간다.
막바지에 큰엉나서던 곳에 도착해
A선배를 만난 일행과 통화한다.
캠핌카를 가지고 계신 A선배를 만나
정착 초기 술로 인연을 맺은 지인의 어촌계 식당에서
맛있는 회로 저녁식사를 먹는다.
제주에 대한 유익한 정보들,
A선배의 올레코스 완주 회억과
지난 이야기로 시간은 잘도 흐른다.
쇠소깍주차장으로 우리를 데려다 주러 가시는 길,
아쉬움에 맥주와 안주를 챙겨오신다.
캠핑카 여러 대가 정박 중 이다.
바닷가에 캠핑카를 주차하고
창문을 열고 맥주캔을 꺼내고 형수님께서
맛있는 안주를 내어주신다.
남자들끼리 쉽지않은,
재잘거리는 얘기들이 끊이지 않는다.
A선배님 덕분에 후한대접과 유익한 정보,
재미있는 얘기에 빠져 잃어버렸던 시간을 가까스로 찾아
아쉬운 작별인사를 나눈다.
오늘을 위해 금주를 하고
어두운 초행 밤길, 잔뜩 속도를 낮춰 숙소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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