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질풍노도의 청소년들에게 전하는 위로의 메시지
김이삭 시인의 첫 청소년 시집 『마법의 샤프』가 푸른사상사의 〈청소년시집 3〉로 출간되었다. 시인은 질풍노도를 겪으면서 성장하는 청소년들을 그 시기의 자신처럼 바라보며 깊은 애정과 관심을 보인다. 학업 스트레스, 이성 문제, 아픈 가족사 등 청소년들의 고민에 귀 기울이며 유쾌한 목소리로 공감과 위로의 메시지를 건네고 있다
저자 : 김이삭
어릴 적 할머니가 들려주는 옛이야기를 요리하는 명탐정 이야기 연구소를 차린 어느 날부터 글쓰기 능력을 갖게 되었다. 2005년 「전어」 외 20편이 『시와시학』 신춘문예에 당선되어 시인이 되었고, 2008년 경남신문 신춘문예에 「타임 캡슐을 찾아라」가 당선되면서 동화작가가 되었다. 지은 책으로 시집 『베드로의 그물』, 동시집 『바이킹 식당』 『고양이 통역사』 『여우비 도둑비』 『감기 마녀』 『과일 특공대』 『우시산국 이바구』, 동화집 『거북선 찾기』 『황금고래와의 인터뷰』 『꿈꾸는 유리병 초초』, 그림책 『고양이 빌라』, 기획서 『동시와 동화로 배우는 고사성어』 등이 있다. 제9회 푸른문학상, 제9회 서덕출문학상, 제13회 우리나라좋은동시문학상, 제10회 울산작가상, 제3회 울산아동문학상, 제5회 시와창작문학상을 받았다. 현재 울산아동문학회 회장, 울산도서관 운영위원, 대신교회 중·고등부 부장 교사로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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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김이삭의 시는 누구든지 쉽게 공감할 수 있다. 이들은 모두 학업 스트레스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도넛 학교」는 전체가 2행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시집의 첫머리를 장식하고 있다. “똑같은 구름을 찍어 내고 있다.”라는 언술에서처럼, 이 작품은 입시를 핑계 삼아 아이들의 개성을 말살하고 획일화를 부추기는 오늘날 우리의 교육 현장을 직설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난 좀비가 되기 싫다.”라는 화자의 절규가 몹시 안타깝게 다가오는 작품이다. 이는 「봄날은 간다」도 마찬가지이다. 이 작품은 곧 다가오는 시험 때문에 마음 놓고 꽃구경도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슬픈 처지를 노래하고 있다. 학생들 사이에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시험의 중압감에 시달리는 아이들. 마지막 연의 “찰칵찰칵/사진에 담긴/박제된 우리들의 시간”은 그와 같은 아이들의 아픔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중략)
이처럼 김이삭의 시에는 입시와 이성, 그리고 가족 문제 등 비교적 익숙한 소재들이 많다. 이는 하루의 절반 이상을 학교에서 보내고, 사회성의 발달에 따라 가족 중심에서 친구 중심으로 대인 관계의 친밀도가 변화하는 청소년기의 특성과 관련이 있다. 즉,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뒤따를 수밖에 없는 자신의 고유성을 자각하게 되면서 불가피하게 마주할 수밖에 없는 문제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김이삭의 시에 그와 같은 문제가 자주 등장한다는 것은 평소 시인이 청소년들의 삶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품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황수대(문학평론가) 해설 중에서
도넛 학교
김이삭
똑같은 구름을 찍어 내고 있다.
난 좀비가 되기 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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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화
얘들아,
가 보지 않을래?
바다 건너 어떤 협곡이 있는지.
우린
파도의 마음을 읽어 내는 것이 중요해.
아직
끝나지 않았어.
다시 시작해 보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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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온제나
내 소원은 우리 반 친구들에게
마음의 창문 하나씩 달아 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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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신
오른발
왼발
'평생 꽃길만 걷기를'
둘은
사이좋게
집을 나섭니다.
비탈길 흙탕길 눈길 빗길......
같이 웃고
같이 울고
같이 걸어가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