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미술 산책] ‘검은머리 방울새와 있는 성모’(부분) ＜알브레흐트 뒤러의 검은머리 방울새와 있는 성모＞

[serena]

알브레흐트 뒤러의 검은머리 방울새와 있는 성모

[교회미술 산책] ‘검은머리 방울새와 있는 성모’(부분)

- 1506년, 알브레흐트 뒤러(Albrecht Durer, 1471-1528), 목판에 유채, 91×76cm, 베를린 회화미술관, 독일.

후경에 고대 로마 건축의 폐허가 연상되는 고풍스러운 풍경이 있고, 전경에는 푸른 드레스에 금발의 긴 머리를 곱게 늘어뜨린 성모님의 무릎에 아기 예수님이 안겨 있다. 성모님 뒤에 수직으로 드리워진 붉은 휘장으로 거룩한 성모자의 아름다움이 부각되도록 연출한 것이 절묘하다. 아기 예수님의 팔에 앉은 방울새는 ‘그리스도의 수난’을, 아래의 아기 천사가 선물하는 은방울꽃은 ‘성모님의 눈물’을 상징한다.

북유럽 르네상스의 거장 뒤러는 일찍이 이탈리아 베네치아로의 여행을 통해 밝고 경쾌한 색채를 배웠다. 이 그림은 베니스 주재 독일 로자리아 상인 조합 주문으로 그려졌으며, 이탈리아의 밝은 팔레트와 독일의 섬세함이 결합된 아름다운 작품이다.

천진난만한 아기 예수님과 달리 시선을 돌려 먼 곳을 응시하며 깊은 생각에 잠긴 성모님의 모습에서는 은은한 멜랑콜리가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