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정(高美亭)>
휴양도시로 알려져 있는 곳이라서 음식에 대한 기대는 하지 않았다. 너무 비싸거나 맛이 없을 거라는 예상, 더구나 역사 바로 앞 집은 1회용 손님에 대한 홀대 때문에도 더 좋지 않은 음식을 내놓을 거라는 예상, 두 개의 예상이 모두 깨졌다. 엊그제 먹은 동일한 품질의 밥을 곱절이나 주고 먹은 것에 비하면 가격도 너무 저렴해서 어리둥절하다. 맛있고 저렴한데 역사적 전통까지 갖춘 집이다.
1. 식당
상호 : 高美亭
주소 : 〒389-0104 長野県北佐久郡軽井沢町軽井沢東8-2
8-2 Karuizawahigashi, Karuizawa, Kitasaku District, Nagano 389-0104 일본
주요음식 : 일식, 소바
2. 먹은날 2023.8.30.점심
먹은 음식 :튀김정식 1,500엔, 소바와돈가스돔부리정식 1,300엔, 쯔게모노 300엔, 산채 380엔
3. 맛보기
알고 보니 역사와 전통, 유명도가 대단한 집이다. 오래되었으면서도 한결같이 맛과 신뢰를 잃지 않고 있는 노포다. 품새와 맛과 손님 응대에서 모두 느껴진다. 명치 40년 개업이니 1907년이다. 일본의 특성이다. 오래된 노포가 제일 많은 나라, 직업의 이동이 쉽지 않으니 대를 이어 한다. 덕분에 노포 식당에서 좋은 음식을 먹을 수 있다.
깔끔하고 단아한 상차림, 맛도 그렇다. 그러나 기본 상차림으로만 먹기에는 너무나 부족하다. 탄수화물은 많고 야채는 없고, 음식 사이의 연결성도 떨어지고, 그리고 총체적인 완결성도 떨어진다. 밥보다 찬이 많은 우리 식탁이 얼마나 영특한 식탁인지, 국의 종류가 다채로운 우리의 찬, 국, 밥 기본상차림이 얼마나 조화로운 식탁인지 일본에 오니 알겠다..
두 개의 채소 찬을 추가했다. 그래도 현저하게 부족, 일본에 오면 변비와 비타민 부족을 염려해야 한다. 물로 당뇨 염려는 기본, 더구나 과일 구하기도 쉽지 않으니, 이런 식생활로 어떻게 건강하게 장수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어쨌든 추가한 채소 덕분에 그럭저럭 온전한 밥상을 만들어 먹는다. 그래도 만족스러운 것은 찬마다 맛은 완결성이 높다는 것, 이 식당의 노하우와 성의 덕이다. 정식은 맛있다. 그러나 이게 100년 넘은 노포의 노하우 결과인지는 잘 모르겠다. 맛있지만, 음식도 조리도 단조롭다. 식당의 한계인지, 식습관의 한계인지.
추가로 시킨 채소 찬 덕분에 입맛도 돌고, 영양도 온전해진 기분이다. 채소는 훌륭하다. 대부분 식당에서 소위 쯔게모노를 시키면 상점에서 구입한 상품을 낸다는데, 이집 음식은 그런 거 같지 않다. 일본의 풍미가 살아 있는 채소 찬, 훌륭하다.
하나는 갓절임, 하나는 고구마순 비슷한 채소볶음이다. 간도 향미도 참으로 적절하다. 일본에 와서 갓지를 만난 것은 새로운 성과이다.
돈까스돔부리. 소스의 맛이 밥 깊숙히 배여 있다. 오랫동안 육식을 금지당하던 일본사람들이 돼지고기를 먹기 시작하면서 돈까스로 만들어 거부감을 줄였다는 조리 배경담이 다시 떠오른다. 돈가스 위에 얹는 소스에서 더 일본적인 맛이 느껴진다. 소스의 중심은 역시 간장, 일본식 달콤하고 조금 짠 간장 맛, 누구에게나 거부감을 주지 않는, 그러나 인상적이지는 않은, 부담없이 먹을 만한 맛이다.
좋은 음식이다. 갓 조리해서 밥이 불지 않고, 밥알 본연의 탱탱한 식감이 유지되어 좋다.
메밀국수. 쫄깃한 맛은 없다. 너무 퍼지지 않아 좋다. 부드러운 메밀, 간장소스에 적셔 편안하게 먹는다.
생선튀김. 우리에게 생선튀김은 반찬은 아니고, 간식인데, 밥은 어떻게 먹으라는 것인지. 일본 튀김의 좋은 점은 부드러우면서도 바삭거린다는 것. 맛있다.
이것은 그냥 슈퍼에서 구입하는 상품같다.
갓절임. 깊은 맛이 있다. 단순한 음식인 거 같은데 튀김보다 돔부리보다 더 나은느낌이다.
채소볶음. 이런 찬을 먹으면 도리어 의아해진다. 이렇게 만들 수 있는데, 왜 채소를 적게 먹고, 기본찬에서 제외되어 있을까. 아무래도 생산량이 적어서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4. 먹은 후
거리가 아름답고 깔끔하다. 품격이 느껴진다. 일본의 매력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동네다. 여름의 일본ㅇ느 홋가이도를 빼면 여행하기 힘든 곳이다. 이곳은 그렇지 않다. 본토의 홋가이도라고 불리는 이곳은 도쿄가 35도로 푹푹 찌는데 28도를 넘지 않는다. 갑자기 계절 이동, 행성 이동을 한 거 같다. 그곳에서 만나는 좋은 음식이라 한층 인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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