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의 바닷가였습니다.
한 사람이 손바닥 두 개 만한 뜰채로 낚시를 하고 있었는데, 잡혀오는 게 멸치 크기의 가늘은 생선들이었습니다.
몇 마리 잡았드라구요.
물 속에 뜰채를 넣었다가 뜨기만 하면 한두 마리가 잡혀오던데...
어떻게 해서 제가 그 뜰채를 손에 쥐었고,
물속을 보니 손바닥 하나 만한 두 마리씩의 고기들이 바닥에 붙어있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조심스럽게 뜨기만 했더니, 그 두 마리들이 다 낚여오는 것이었습니다.
금방(세 번인가?) 뜰채를 물 속에 집어넣었다가 꺼내기만 하면 제법 커다란 고기들을 건져낼 수 있었습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신나서 네 번째 시도를 했는데,
이번엔 아주 특이하고도 아름다운(망사 느낌의) 고기 한 마리가 들려나왔지요.
옆에 있던 사람이,
"그건, 000인데?"(이름은 잊어버렸습니다.) 하고 놀라면서도 좋아하드라구요.
고기가 하도 아름다워서 저 역시,
'이런 고기도 있구나!' 하고 좋아했는데......
깨어났습니다.
꿈이었습니다.
아무리 깜깜한 밤이고, 또 꿈에서 깨어났지만...
''좋은 꿈'이로구나!' 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꿈이 나쁠 리가 없어서였지요.
'모처럼(?), 좋은 일이 생기려나?' 하는 기대감이 아니 생기지가 않았답니다.
'맑은 물'꿈에, 다른 사람은 멸치 만한 조그만 고기를 낚았지만 저는 뜰채에 꽉 차던 두 마리씩의 제법 크고 묵직한 생선을 들어올린 꿈을 꿨기 때문입니다.
하루가 지나갔습니다.
5월의 맑은 봄날이었고, 약간 특이했던 점은... 조금씩 짙어가는 신록의 움직임이 제법 보이게 바람이 불기는 했지만요.
덥지도 춥지도 않은 날이었습니다.
아, 제가 '건강검진' 때문에 아침에 병원엘 갔는데, 가는 길에는 한창 피어오르는 '아카시'꽃을 보았고,
돌아오는 길에는 붉은 찔레장미 울타리도 보았답니다.
그리고 하루가 갔고, 밤이 되었는데도 별 일이 없었고...
자고 일어나도(다음 날 밤까지)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전화 한 통 온 일이 없었습니다. 그제야,
'아, 부질없는 꿈에 젖어 있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인생이 허무하기도 서글프기도 했습니다.
새해(올해)가 시작되면서 저는, 약간의 희망적인 생각에 젖어있었습니다.
두 가지 정도(?), 거창하지는 않지만 뭔가 좋은 일이 생길 수도 있을 거라는... 막연하긴 했지만, 허황되지만은 않은(?) 꿈에 젖기까지 했는데...
오랫동안 찾아왔던 한 사람을 찾을 가능성(실마리)이 생겼고, 소박하나마 제가 하는 일에서 뭔가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이 생길 가능성도 보였으니까요.
그런데 여태까지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건 물론, (이제 여름으로 가고 있는데도)그 어떤 가능성도 없어져가고 있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보니(결말까지 났기에),
'또 헛꿈을 꾸었구나......'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믿어서는 안 될 꿈마저 아무런 효험이 없는 걸로 판명되다 보니,
'이 나이에도 철까지 없으니......'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왜 술을 찾느냐면요,
삶이 쓸쓸하기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