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신계사 대웅보전의 후면 기와 부분 암막새가 탈락돼 보수가 시급하다. |
요사채 수승전 지붕 굴곡현상
남북경색으로 임시 보수 진행
복원이후 정밀점검·보수 ‘전무’
“방치하면 올 겨울 버티기 힘들어”
금강산 신계사 대웅전을 비롯한 경내 대부분의 전각 지붕과 기와들이 지난 겨울철 내린 폭설로 인해 훼손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신계사 주지 스님을 비롯한 상주 스님들이 요사채로 사용하고 있는 수승전의 경우 지붕의 굴곡현상을 보이고 있어 시급한 보수정비가 필요한 상황이다.
최근 육로를 통해 신계사 복원8주년 남북합동법회를 위해 신계사를 방문한 조계종 대표단은 오늘(11월3일) 오후 신계사 건축물 긴급 조사 보고회를 갖고 이같이 밝혔다.
조계종에 따르면 신계사 대부분 전각의 지붕부분과 기와는 전면적인 긴급 보수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수승전 정면 지붕에 굴곡현상이 생기는 등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빗물이 새어들면서 나무와 흙이 부풀어 올라 기와가 들리는 현상으로, 향후 이 부분에 비나 눈이 지속적으로 들어가면 터질 확률이 높아 회복 불가능한 상태로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승전은 폭설로 인한 지붕의 굴곡현상이 생겨 심각한 훼손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
신계사 복원 불사는 남북 공동으로 2004년 이후 2007년까지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남북관계가 장기간 경색국면에 빠져들면서 정밀점검이나 보수 등이 일체 진행되지 못했다. 그간 조계종은 매년 남북합동법회를 통해 주요 전각 현황을 조사, 지붕 훼손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보수공사에 대한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07년 복원 이후 신계사는 현재까지 단 한 차례의 정밀조사도 이뤄지지 못해 문제만 키우게 됐다.
심주완 조계종 총무원 문화부 문화재팀장은 “복원 불사 이후 북측과 꾸준히 노력해 5~6년 동안 임시적인 보수만 해왔다”며 “하지만 이런 상태로 계속 둔다면 과연 올 겨울을 넘길 수 있을 지 불투명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복원 불사 이후 남은 기와들은 두고 왔는데 북측에서 자체적으로 보수를 진행하면서 지난해 이마저도 다 소진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된다면 기와부터 개보수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민족공동체추진본부 사무총장 진효스님은 “신계사는 남북교류의 상징적인 소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육안으로 봐도 상태가 심각한데 정밀진단이 이뤄지면 생각하는 것 이상일 수 있다. 우려했던 부분이 현실로 나타난 만큼 빠른 시일 내 보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나한전 풍판 균열. |
신계사는 남북 공동으로 발굴조사 등을 거쳐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복원불사에 들어가 2004년 11월 대웅보전 낙성식을 봉행했다. 이어 만세루, 산신각, 칠성각, 종각, 나한전, 극락전, 어실각, 요사채 등을 차례로 복원하고, 부처님 봉안과 단청작업, 수로 등 주변 정리까지 완료 한 뒤 4년여에 걸친 복원 불사를 모두 마무리했다.
신라 법흥왕 때인 서기 519년 보운스님이 창건한 신계사는 유점사, 장안사, 표훈사와 더불어 금강산 4대 명찰도 꼽히는 고찰이다. 임진왜란 때 서산·사명대사가 승군을 일으켜 지휘한 곳이며, 근대에 와서 조계종 초대 종정을 지낸 효봉스님이 출가한 곳으로 한국전쟁 때 폭격으로 소실됐다가 남북 불교도들에 의해 2007년 10월 복원이 완료됐다.
칠성각 와구토 임시 보수 흔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