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뽕 한 그릇
회사 근처에 나름 유명하다는
중국집에서 짬뽕 한 그릇을 먹었다.
이른바 "갑오징어 짬뽕"
짬뽕 위에 칼집을 낸 갑오징어 한 마리를 데쳐서 올려놓은 것인데, 나름대로 통통하고 단맛도 나는 게 먹을만했다.
나는 본디 짬뽕을 즐겨 먹지 않고, 맵기만 한 음식도 혐오한다.
근데 이건 국물이 약간 칼칼하고 불맛도 나는 감칠맛이다. 꽤 먹을만했다.
짐작컨데 이 맛의 비결은 아마도 '치킨스톡'에 있을 것 같다. 가끔 가는 수원시민학교 근처, 음식점 홀 한켠에 홍콩제 치킨스톡 깡통이 쌓여있는 중국집이 떠올랐다. 그집 맛과 거의 일치했다.
음식집 벽에 액자 하나가 붙어있다.
내용이 쉬운 백화로 쓰여있길래 재미가 있어 한참을 쳐다보았다.
인생이 순(順)조롭길 바라는 내용이었다.
만약 인생이 순조롭다면, 이런 기원문 같은 것이 나올 턱이 없다.
인생은 불순(不順)하며
변화무쌍하기에 '一帆風順(순풍에 돛달기)'를 기원하는 게 아닐까?
인생은 폭풍우 속에서 '일엽편주'를 타고 대양을 항해하는 것이다.
오늘 저녁 맛난 짬뽕 한 그릇을 먹고
항해를 시작해보자구.
첫댓글 재미난 표현이군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