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체투지″ 뒷이야기
어제 오체투지 집회를 하는 도중 바보같이 두 번을 울었다. 울면 진다는 어렸을 적(?) 교훈이 생각났지만 터져버린 눈물보를 감당할 수가 없었다. 한 번은 지난 1년 동안의 투쟁 경과보고 자리였고, 또 한번은 앞서만 가다 몸이 불편하신 우리집 뒷집 어르신이 동참하시어 맨 앞에 앉아 계신 것이 걱정스러워 안부를 묻다 울어버렸다.
지난 10년 동안 주민들에게 대표성을 부여받고 리더로써 나름 최선을 다했지만 성취하지 못한 미안함과 자괴감에 서러웠다.
지난 1년을 토목 공학적으로 공사 자체가 불가능하다 버티던 광주서구청은 어제 처음으로 상무대로 횡단이 가능하다는 것을 실시설계용역 결과가 나온지 한참이 지나 숨기고 숨기다 어쩔 수 없이 실토했다. 아마도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조작하려다 실패한 모양이다.
기술적으로 보아도, 정신적으로 보아도 우리 주민들의 완벽한 승리다. 그런데 광주 서구청은 오체투지로 구청까지 기어 갔음에도, 어르신들이 아픈 몸을 이끌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공사계획을 세우지 않았다. 2022년 예산을 세우지는 않았지만, 내년에 특별교부세를 받아 하는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해 우리집에 금송아지 천마리 있다는 사실까지 들통나 버렸다.ㅋㅋㅋ
힘겹게 많은 인파가 마중나와 기분이 좋았다. 아무렴 그렇지 그래야지 흡족했다.
그런데 웬걸? 그들은 마중나온 인파가 아니라 서대석 구청장을 보호하려고 내세운 구청대였다. 얼마나 치밀한지 행여 정문 앞 방어선이 뚫릴 것을 걱정해 청사 내측에도 떡대좋은 용역 깡패수준의 몸짱공무원을 배치했다. 요즘은 공무원들이 깡패짓도 하는구나!
그리고 또 내가 공식적으로, 비공식적으로 순천당 앞 기자회견장에 와달라고 숱하게 부탁을 했건만, 그들은 오지 않고선, 스파이만 파견했다. 이 집회가 그럴만한 일인가? 두 구청 여직원들은 정체가 드러나기 전에도 심각한 분위기속에서 주민들이 눈물짓는 상황에서도, 주민들 가운데 섞여 지들끼리 깔깔깔 웃음보를 터트려 아내가 “다른데가서 웃으세요?”라고 경고까지 줬다.
그런데 알고보니 서대석 구청장이 보낸 스파이였다. 확인은 사진을 통해서 보십시오. 그들은 청사 앞에서 평균연령이 70대인 우리 주민들 앞에서 빈정거리며 고압적인 자세로 무례를 범했다. 어르신들의 거친 항의를 받고서 다소 태도를 바꿨다.
나는 오체투지 하면서 구청에 다달았을 때, 땅바닥에 하늘을 처다보았을 경악할 풍경을 보았다. 떡대 구청대 사이에서 주민의 편에 서야 할 서구의원이 팔짱낀 모습을 보았다. 전승일이다. 전날 나의 참여요청을 “혈서를 쓰시거나 오체투지를 하시든 안하시든 달라질게 없습니다”라고 거절했던 발언의 의미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기분이 더럽다. 오늘 새벽 엄청난 피곤함에도 더러운 기분에 3시 경 잠에서 깨어 한숨을 못잤다.
대한민국 공무원이,정치인이 이래도 되나? 국민을 위한다며 나불거리지 말고 공직이든 정치든 다 때려치고 인간이 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