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백산-동강백운산 유람(遊覽)산행 “1”(130523~25)
함백산에 올라 011
2005년부터의 연1회 명산순례를 해온 친구부부와 올해는 함백산을 찾았고, 국내 제일의 고지대에 위치한 태백의 추전역과 낙동강 발원지(일반적으로 태백시내의 황지연못을 말하지만, 실제로 낙동강의 상류 황지천은 추전역과 맞은 편 용연동굴보다 더 산정방향으로 거슬러 오름), 그리고 용연동굴에도 들어가 본 후, 황지연못을 안내해 다시 가 보았다. 자전거 타기로 2차례나 찾았던 한강 발원지 검룡소도 안내했고, 한강 상류 골지천 백두대간로로 임계를 거쳐 정선에 이르러 일박 후, 조양강과 동강을 따르다 제장마을에서 백운산에 올라, 칠족령 첫 봉우리에서 멈춘 후, 하늘 벽 유리다리를 다녀오면서 발아래 굽이굽이 동강의 절경에 빠져들었다. 하산 후는 고풍스러운 고성재 미니터널을 통과해 신동 예미로 내려섰다가 석항에서 남으로 꼬부라져 풍치 좋은 수라리재를 넘어, 김삿갓 유적지도 들렸다가, 동강과 대칭해 영월에서 만나는 서강의 면모를 보기 위해 주천-안흥 길로 들어서 주천에서 다시 일박했고, 셋째 날엔 주천강의 흐름을 확인하면서, 오랜만에 안흥 찐빵을 맛보고, 인터넷 지도에서 뚜렷했던 횡성호를 찾아본뒤 귀경 길에 올랐다. ♣♣♣♣
<5월23일>
개롱역 집을 08:30 출발, 중부-영동-중부내륙 고속도를 타다 감곡에서 내려 38번로로 사북까지 이른다. 점심 먹으러 들른 사북에서 곤드레나물 전문 식당 청산회관을 찾았지만, 청산회관은 영월에 있더라. 지난해 6월 자전거로 함백산과 운탄고도를 타고 내려서 저녁을 먹었던 청산회관이 영월이었는데, 사북이라고 착각했던 것이니 어이가 없다. 대신 청국장이 맛 좋은 원주식당을 발견했으니, 이번 여행의 소득이라 할 것이다.
사북 신한은행 뒷골목 원주식당 003
사북에서 태백을 향하다 상갈래갈림길에서 정암사방향으로 들어서면 만항재이고. 직전 삼거리에서 좌측 선수촌방향으로 가 다시 나타나는 삼거리까지 가면, 좌측 함백산정상 송신소로 가는 길이 때에 따라 차단되지 않을 경우에는 차량이동이 가능해 쉽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횡재를 누린다.
지상에선 다 지고난 진달래가 함백산에선 아직 한 창 010 014 018 024/008 021 022 026 028/011 016 019 025
함백산을 차로 거의 다 올라와 생긴 여유시간으로, 만항재에서 시작되는 운탄고도 드라이브를 혜선사까지 왕복해 즐길 수 있었지-고요하고 짙은 녹음에 쌓인 길은 내 베라크루즈에게도 신선한 호강이 될 듯싶다. 004 033
유턴-정암사길로 내려갔다가 싸리재 두문동터널을 넘어 한국에서 제일 고지대에 위치한 추전역을 찾는다. 선친께서 이 지역에 처음 어룡광업소를 개설하셔서 초등학교시절에 와 보았던 추억이 깃든 곳이자, 낙동강의 상류 황지천의 실질적 시발점이란 의미가 더해진다. 역전의 바람개비와 멀리 매봉산등성이의 풍력발전 풍차가 조화를 이루어 인상적이었고, 어린 시절 하교 길에 몰래 타던 광차(鑛車: 갱도 내 뿐 아니라, 광산에서 기차역까지 왕복하는 석탄 운반차인데 당시는 가솔린차를 말하는‘가시렁차’라고도 했지)에 오르니 감개가 무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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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전역보다 더 높은 은대봉 계곡 쪽 광산지점에서 흘러내리는 이 탁한 빛의 개천이 황지연못보다 더 꼭대기 낙동강발원지일 것이다. 추전역으로 들어서던 탄차 운전수가 왜 촬영하느냐 다그치며 과민 반응한다. 내가 무슨 환경운동가라서 고발하려고 촬영한 걸로 보는 건지? /055 056/
추전역의 북쪽 맞은편에는 용연동굴이다. 매표소에서 동굴까지 유람열차가 다녀 편했고, 주차료와 열차비만 받고 동굴탐방은 경로우대로 무료로 해주더라. 열차로 오르는 길의 삼림이 무성해 시원했고, 동굴 속 진경도 볼만 해 즐거웠지 0/062 063 064 065 074 077 080 088 091 092 098 101 102/0
황지연못은 지난 4월17일 낙동강발원지 자전거 라이딩 길에 와 보았던 그대로 공사 중이고 물도 줄어 어수선한 모습이라 아쉬웠다. 114/116/115
태백에서 삼수령을 넘어 찾아든 한강발원지 검룡소에서 좀 늦은 시간이라 퇴근하던 해설사와 만나자, 뱀이 많으니 계곡엔 들어가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안전도 문제지만 계류를 오염시킬까 걱정해서 놓는 엄포에 더 가깝다는 느낌이다.120/127/121
고요한 샘의 출구에서 어찌 저런 격류가 나와 암반에 구멍까지 내며 힘차게 흘러내리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146/139 150/141
검룡소부터 임계까지의 35번 백두대간 로는 역시 고즈넉한 가운데 백두대간줄기의 삼림에서 뿜어 나오는 청량한 공기로 인해 쾌적하기 이를 데 없다. 그 깊은 산골짝에 이리 큰 호수가! 하고 광동호를 보고 친구가 탄성을 지른다. 임계 직전 암내교를 건너 구미정~월화폭포~어라연에 이르는 골지천의 비경을 안내하려 했지만, 봉산리 암내교 입구에서 구미정 길 단장 공사를 이유로 차량을 통제한다. 도리 없이 임계로 들어가 사거리를 좌회전 42번로로 정선을 향한다. 덕분에 어라연에 이르는 이름도 신기한 “너그니” 고개 길의 금강송 숲 풍치를 접할 수 있었다. 어라연은 유명한 관광지라서 일행 모두가 다 들렸다니 통과해 정선에 도착, 숙소를 잡고 저녁을 든다. 지방 도시들은 저녁 8시 이후면 식당들이 모두 문을 닫는 다는 점을 감안해야 굶지 않는다는 건 상식. 지난해 자전거타고 들렸던 시장 안 “정선황기막국수”집에서 해결했다. 8시 넘어도 부탁한다는 전화를 미리 해두었지만, 30분 전에 도착할 수 있어 다행이었다. 숙소도 지난해 들렸던 “크리스탈 모텔”로 잡았는데, 어쩐지 지난해에 받았던 깨끗하고 친절하다는 인상을 올해는 느낄 수가 없다. 가격도 올랐고, 화장실의 타일도 떨어져나가기 시작했지만, 컴퓨터까지 있을 정도의 편리한 비품과 청결한 침구 등에서는 아직도 쓸 만한 숙소이다. 식당 “정선황기막국수”집은 여주인께 지난해 가져갔던 명함을 보이며 자전거타고 왔었다고 하자, 바깥양반도 mtb를 해 기억이 난다며 반색하고 잘 대접해 준다. 피곤하기도 했지만 푹 쉴 수 있는 정선의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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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24일>
정선의 아침. 어제 저녁을 먹은 “정선황기막국수”에서 조반도 든다. 어제 저녁엔 황기보쌈제육-콧등치기-올챙이국수-곤드레나물밥을 먹었고, 아침엔 황기해장국과 소머리국밥을 시켜먹었다. 모두 일미였다. 같은 시장 통에 이 집만 손님들이 붐빈다. 박남옥 여사장님의 화끈한 성품과 넉넉한 인심 때문일 것이다. 식재료는 좋은 걸로-식사량도 풍족하게 하자는 자존심 가득한 모토를 가지고 있다. 이런 밥집 더 알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여사장님의 프로필을 한 장 촬영해두었고, 어려운 부탁으로 오늘 등산의 도시락밥도 부탁했더니, 난처해하더니, 여간 성가신 일이 아닐 텐데도, 마침 아직 시간이 일러 손님들이 뜸하고 1년 전에 왔다가 잊지 않고 찾아주었다며 특별히 싸주신다. 넉넉한 밥에 다양한 반찬을 곁들인다. 여기서 자칫 폐를 끼칠 까 더 이상 친절했던 대우의 내용은 생략한다. 참으로 고마운 일이다. 시장 안엔 산나물이 가득해 황기를 한 묶음 사면서 곰취-참나물-취-부채취-곤드레-누리대 등 나물공부도 한 참 하면서 향긋한 산 냄새에 젖어보기도 했다.
정선시장 “정선황기막국수”집과 여사장님-좋은 정보일 겁니다. /001 003 005/006
취나물과 곤드레와 누리대 구분할 수 있을까? 008 009 010 011 012 016
오늘의 메인이벤트는 동강 백운산 등산이지만, 백운산에 이르는 동강 강변 드라이브 또한 자랑할 만하다. 아우라지부터의 조양강 강변을 따라 동강으로 가는 길에 용탄교 갈림길에서 좌회전 화동계곡을 왕복해 가리왕산 휴양림 입구까지 들려 이용정보도 알아보았다. 018/019
본격적인 동강탐방이 시작되는 솔치재 삼거리 동강탐방안내소의 뗏목모형 앞에서 옛이야기들을 읽어본다. 아우라지 일대의 적송(금강송)목재를 한강을 타고 서울까지 날랐던 뗏목 뗏배와 그에 얽힌 애환이 많다. 여울의 격랑이 심해 뗏목이 잘 뒤집혀 사공들의 생사를 위협했던 “황새여울”, 그 위협을 피해 묵었던 주막거리“전산옥”과 주모와의 하룻밤 사랑(?), 그만큼 뗏목 일이 위험하니 일에 나서는 낭군에 대한 아내의 근심걱정, 일이 위험한 만큼 보수가 많아“떼돈 번다”는 소리가 여기서 나왔다는 등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이곳의 비석에 잘 새겨져 있다. 026 027
할미꽃 서식지(꽃은 잘 보이지 않지만)로부터 시작되는 동강의 가경(佳景)에 취해 031 036 038
절벽위의 소나무가 기막히고 함백산 만항재 정암사 골짜기에서 시작된 지장천이 정선에서 흘러온 조양천과 만나 이제부터 동강을 이루게 되는 가수리의 느티나무 아래서 여울소리도 즐겨본다. 느티나무 아래는 원주시청 소속의 생태환경보호 일을 보시는 아주머니들과 자기 나이도 모르겠다며 곱게 나이드신 할머니와 대화도 나누며 근처의 좋은 음식점은 운치로 가는 길의 “억조”라는 소개도 받고. 하여튼 지난 5월 자전거를 타고 갈 때 보다는 참으로 여유 있게 동강을 즐기는 셈이다. 046 /042 048/047
백운산입구 옛날의 뗏목 꾼들이 애용하던 주막이 있던 전산옥 지점이 여기라는 간판도 확인하고 051 053 057
나리소 전망대(자전거 타면서는 놓쳤던) 에서 동강의 구비와 백운산 준봉을 조망하며 059/061/060
♧♧♧♧ <2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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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bingre 원문보기 글쓴이: sanb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