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연구총서 원고(최재경)
1) 성명: 최재경
2) 출생년도: 1956년 3월 20일
3) 출생지: 대전시 중구 부사동 234번지
4) 양력: 2006년 문학세계 "하지쯤에외 4편"
시에문학, 불교문학, 문학사랑, 대전문협 편집위원장, 서구문학 부회장,
2006년 문학세계 신인상, 2008년 인터넷문학상, 2009년 시에문학상, 2011 하이트진로문학상, 2012년 대전문학상,
2007년 첫 시집 2007년 "그대 잊은 적 없다" 오늘의문학사, 두번째 시집 2008년 "가끔은 아주 가끔은" 오늘의 문학사,
3번째 시집 2014년 "솔깃," 시에, 4번째 시집 2018년 "깨금발로 보는 풍경" 시에, 5번째 시집 2018년 " 술과밥 그리고 시" 이든북.
5) 대표작
딱
-최 재 경
아버지는, 밥상머리에서
밥을 복 나가게 먹는다고 수저로 대갈빡을 때렸다
말로 해도 될 것을
쳐다보았더니, 대든다고 또 때렸다
"딱" 어지간히 익은 소리가 났다
엄마도 모르게 은수저를 내다 버렸다
다음 날도, 지금까지도
아무도 더는 물어보지 않았다
열 대여섯쯤 되던 해였다
지금도, 그 자리를 만져보면
대갈빡에서 "딱" 소리가 난다
복이 나갔는지 들어왔는지 알 수가 없다.
그래서 봄
-최재경
보리밭 풀 매던 과수댁이
오줌이 마려워
뽀얀 궁댕이 까고 쉬를 하는데
그걸 보고
지나가던 홀아비 환장을 하더라
바닥으로 바짝 엎드려 다 가도록
그냥 훌러덩 앉아 있더라
냅다 자빠트려 일을 치르니
홀아비 무르팍 작살이 났고
과수댁 등짝
시푸루 둥둥 물이 들더라.
.
.
.
아침에 깨어보니 말짱 꿈이더라.
닝기미, 어느 여름날
-최 재 경
쏘내기가 퍼불라나, 다 저녁에 청개구리가 꽥꽥거리고 지랄났어
아직도 식지 않은 햇덩이는 서산에 한창인디
폐계 닭 사온다고 장에 간 까투리는 감감 소식이고
온 몸이 끈적거려, 찬 물 한바가지 껸치면 십상이겄는디
닝기미, 할 일은 지천이고 그냥 내팽기자니 그렇고
하여간에, 대충 끝내고 읍내 션한 생맥주 생각이 간절했어
비가 바람보다 먼저 달려와 쏟아지는디
장대비가 퍼붓는디
한 낮에, 대가리 벗어지게 뜨건걸 생각하면
집 나갔다 돌아온 여편네 보담 더 반가웠어
아 그란디, 이 비가 금새 그치질 안하고 솔찬히 내릴 모양새라...
막쐐주가 넘어가는디, 뜨끈한 것이 넘어가는디
목구멍에 내려가다 불이 확 붙어버리고 말았어
그래하여, 비가 오든 말든 마루에서 그냥 잠이 들었나봐
온 몸땡이가 하두 근질거리고 따끔거려 일어났더니
오늘도 혼자 잠이 들었던 모양이여, 닝기미...
근디, 누가 다녀갔나벼
접시 위에 말여
다 탄 모기향이 점선을 그리며 떨어지고 있었어
나도 그렇게 동그랗게 타들어 가고 있었어.
닝기미..
6)작품평
오탁번 시인의 표4글
_DSC1487a-2.jpg 최재경 시집 [깨금발로 보는 풍경] 표4 최재경 시인은 아주 남다른 캐릭터를 지닌 자유인이다. 충청도 특유의 능글맞은 시의 어조도 마냥 천의무봉이요 넘실대는 여유가 달빛 비친 여울물처럼 흘러간다. 농촌 사람들의 곡진한 삶의 요모조모를 ‘인생이 뭐 별 거 있간디’하며 시치미 떼고 바라보는 시적 상상력이 아스라하다. 또 냉이가 된 시적 자아와 꽃다지가 된 시적 타자가 주고받는 대화가 몽실몽실하다. 그의 시세계는 이처럼 식물적 상상력이 곳곳에서 싹이 트고 꽃이 피고 서리와 눈을 맞으며 잠들고 있다. 이듬해 다시 꽃이 피어 벌과 나비를 손짓하는 우주적 질서가 시의 행간에 오롯하다. 최재경 시인은 손자들의 재롱에 수염을 쓰다듬으며 웃고 있지만 사실은 그 손자들보다 더 어린 철부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본다. 바로 이 지점에서 때 묻은 어른들이 도달할 수 없는, 사물의 진실과 내통하는 시적 왜곡의 아름다움이 탄생한다. 그의 시는 잘 만들어진 자기가 아니라 손자국이 그대로 묻어나는 막사발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미료 잔뜩 친 음식보다 아낙네의 손맛이 우러나는 음식이 더 맛있듯 시집 {깨금발로 바라보는 풍경}이 펼쳐 보이는 시적 세계는 정말 요지경 속의 풍경처럼 알쏭달쏭 오밀조밀 전개된다. 상투적인 원근법을 무너트리며 서사와 서정이 넘나드는 시적 풍경이 허리를 잡게 한다. 시인은 춘하추동 변해가는 농촌의 삼라만상 속에서 노을을 보면서도 술을 마신 듯 함빡 취한다. 개망초처럼 강아지풀처럼 피었다 지고 쏙독새처럼 울다가 잠든다. 시인은 보슬보슬 내리는 보슬비와 가랑가랑 내리는 가랑비를 맞으며 ‘좆도 아니여/ 세상 사는 것이 죄다 한 끗 차이여’라면서 무한대로 펼쳐지는 시적 자유의 지평을 손짓하고 있다. 오탁번(시인. 고려대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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