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이 광절열두조충은 뭘 먹고 걸릴까?
교과서에는 연어회로 나와 있지만,
실제 우리나라 연어에서 광절열두조충이 발견된 적은 아직까지 없다.
연어가 비싸서 아무도 조사를 못한 탓인데,
일본에서 한 조사결과를 보면 연어의 30%가 광절열두조충의 새끼를 갖고 있다니
연어가 감염원의 하나인 건 맞는 것 같다.
아래 표는 걸리기 전에 뭘 먹었느냐고 물은 결과다.
모듬회가 제일 많고, 연어, 숭어, 농어, 송어 등을 댄 사람도 있었다.
하지만 회를 자주 먹는 사람이라면 몇 달 전에 먹은 게 뭔지를 기억하는 게 쉽지 않고,
횟집에서 모듬회를 먹었다면 더더욱 어려워진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숭어나 농어는 광절열두조충의 감염원으로서 개연성이 좀 떨어진다.
이 환자에게 물었더니 벌레 조각이 나오기 석달쯤 전 “송어회를 자주 먹었다”고 한다.
송어는 연어와 사촌지간쯤 되는 물고기니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붉은 살을 가진 그 쫄깃쫄깃한 회에 광절열두조충의 새끼가 들어 있다니 마음 아파할 사람도 많으리라.
조만간 환자분이 말한 그 횟집에 가서 송어회를 먹어 보리라.
내가 광절열두조충에 걸리면 무조건 송어회가 원인,
연구라는 건 때론 이렇게 몸을 바쳐서 해야 될 때도 있는 법이다.
* 덧붙이는 말
광절열두조충이 조각을 내려보내도
좌변기에 앉아 무심코 물을 내려버리면 모를 수도 있는데,
그래서 하루 한번씩은 자신의 결과물을 볼 필요가 있다.
꼭 기생충이 아니더라도 여러 질병의 징후를 변에서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
변이 짜장 같다면 위궤양이나 위암을 의심해야 하고,
그냥 붉은 피가 묻어나온다면 치질이나 대장암일 수도 있다.
서민의 기생충같은 이야기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