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토요일당일 귀가를하여 내일을 대비하려 하였지만 올빼미생활에 익숙한 나로서는
새벽까지 뒤척일수 밖에 없었고
잠을설친 관계로 졸린눈을 비비며 산행 채비를 하였다.
집사람이 친한 친구 여식의 예식이있어 오랫만에 나홀로 집을 나섰다.
집앞 버스 정류장에서 이웃에사시는 대룡형님 부부를 만나 동대문에 도착하니 벌써 반가운
얼굴들이 우리를 맞아 주는데 그전같이 북적대지는 않는다.
셋째주에 정기산행을하던 필그림이 추석명절이 겹치는 바람에 같은날 산행을 하게되어 동참
을 하지못햇고
늘 같이하던 청구회에도 총동창 산행이있어 한승호와 김태희만 참석을 하였기 때문이다.
40명을 실은 버스는 7시 조금넘어 출발하였는데
출발전에 운송 사업을하는 원학선 부회장이 직업은 못속이는지 차를 점검했는데
뒷바퀴가 바람이 빠진것을 발견하여 서울을 빠져 나가기전에 타이어 정비를 하는데에
무려 30 여분을 허비[?]하고 말았다.
이동거리도 만만치않고 산행시간도 평소보다 길어 30분 이른 7시 출발로 정했는데
도로아미 타불이다.
그래도 일찍 발견하여 정비를하여 안전하게 운행을 할수있었고 지루한 시간을 아무 불평도
하지않는 일행들을 보면서 분명 즐거운 여행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산행지점이 가까와지자 송이채취는 불법이라는 플랭카드가 많이 보인다.
아마도 송이버섯이 많이 나는곳이란 얘긴 모양이다.
꼬불꼬불한 산길을 거쳐 10시 50분에 장암리에 도착하여 산행을 시작하였다.
속리산은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이름이다.
법주사나 천황봉 그리고 문장대를 모르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것이다.
그러나 그속을 들여다보면 8자와 인연이 있는듯싶다.
불리우는 이름도 광명,지명,구봉,미지,형제,소금강,자하,그리고 속리산등 8개로 불리운다.
봉우리도 천황을 비롯해 문장,비로,관음,길상,보현,묘식,수정봉등 8개이고
석문도 내석,외석,상환석,비로봉,금강석,추개석,상고석,상고외석문등 8개이며 대 또한
문장,입석,경업,배석,학소,은선,봉황,산호대등 8개이니 참 희한하다.
속리산은 여러번 찾아와본 경험이있어 자신있게 발걸음을 내디뎠다.
초입에 들어서자마자 회원들의 탄성이 터져 나온다.
계곡가에있는 바위위에 나란이 자리잡은 두그루의 소나무의 모습을 본것이다.
그리 크지않은 나무가 서있는 모습은 금슬좋은 한쌍의 부부를 연상케 한다.
순탄한 등산로를 40 여분 올라가니 가파름이 기다리고있다.
예전엔 로프를잡고 오르곤 했는데 이젠 S자 코스로 돌계단을 만들어놓아 등산객들을 도와
주고있다.
나무로 만든 계단은 고무판을 깔아 미끄러짐을 방지시켜주는 쎈스도 있다.
간밤에온 비로 계곡의 물이 제법 많이 흐르고있고 여러개의 작은 폭포가있어 소를 이루고
있는데 그냥 풍덩 빠지고싶은 마음이 든다.
쉴바위를지나 문장대에 오를때까지 계곡의 물소리는 쭈욱 이어진다.
아마도 계곡산행이 아니었으면 바람한점없는 날씨에 무척힘든 산행이었을 것이다.
계곡물에 연신 수건을 적셔 땀을 닦았는데 금새 마르기를 서너번하니 2시간의 산행끝에
문장대 정상 휴게소에 도착하였다.
문장대에 도착하기전 한쌍의 연인들의 얘기를 들었는데
길가의 야생화를 가르키며 며느리 밑씻기라는 꽃이란다.
많이본 꽃이고 이름도 알고있었는데 이꽃이 그꽃인줄은 모르고 스치기만해도 따가워서
그냥 귀찮은 존재로만 생각했었다.
이들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다.
나 :결혼 하셨나요?
여인:아직 안했어요.곧 할예정이예요.
나 :그꽃을보고 느낀점이 있나요?
여인:지금세대에 살고있는게 다행이라 생각해요.
나 :예쁜사랑 이어가세요.
얼마나 며느리나 의붓자식이 미웠으면 이런 이름으로 불리웠을까?
문장대 바로밑에 자리한 식당은 무척 붐비었는데 일부는 잔치국수에 조껍데기 막걸리로
요기를하고
일부는 넓은 바위위에 자리잡고 준비해온 풍성한 먹거리와 함께 정상주를 즐긴다.
실컷 먹고 배를 두드리고나니 하산이란다.
나는 문장대를 다녀오지 않았는데 모두들 다녀 왔댄다.
다행이 한분이 동행을 해주었는데 문장대에서 내려다본 풍경은 이쪽을 보아도 저쪽을 보아도
한폭의 동양화를 보는듯 착각할 정도로 수려한 산세를 뽐내고있다.
문장대는 바위가 흰구름과 맞닿을듯한 절경을 이룰때가많아 운장대라고도 하는데 이곳을
세번 오르면 극락할수 있다는 전설도 전해오는 곳이다.
또한 고운 최치원이 남긴시는 유명하다.
도는 사람을 멀리하지 않는데
사람은 도를 멀리하고
산은 속세를 떠나지 않으나
속세는 산을 떠나는구나.
문수봉에서 기다린다던 일행들을 향해 부지런히 걷다보니 귀에익은 목소리가 들린다.
분명 아직도 박달재를 넘지못한 오태득회원과 허태엽 부대장이다.
이들은 다래나무를 발견하고 결실을맺은 다래를 채취하고 있었다.
한웅큼을 얻어내 맛을본후 지나가는 등산객에게 나누어주니 무엇이냐고 묻는다.
한국산 키위로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을 해주니 먹어 보고는 모두들 good 이란다.
나이드신분들도 처음 먹어본다기에 서울분들인줄 알았는데 대부분이 경상도분들 이었다.
속리산은 충북 보은군과 괴산군 그리고 경북 상주군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데 이날 만난
사람들은 상주,대구,울산,포항,마산등지에서 오셨는데 험하던 상주길이 잘 포장이되어
장암리쪽에서 산행을 많이하고
충청 이북분들은 법주사를 통해 산행과 관광을 즐기는듯 보였다.
문수봉을 빠르게 지나쳐 신선대 휴게소에서 캔맥주로 체력을 보강한후 내리막길을 따라
세심정으로 힘차게 내려간다.
법주사에 거의 다다른 지점에 희한한 약수터가있다.
바위를 뚫고 힘차게 물줄기를 내뿜고 있는데 한아낙의 멘트가 재미가있다.
물맛이 어떠냐고 물어보니 속깊은 맛이란다.
그맛이 어떤거냐니까 바위속 깊은곳에서 나오는 그런 맛이라고 얼버무렸지만
아마도 내뿜는 물줄기를 남자가 일을 보는듯보여 그런 생각을 한듯하다.
시원하게 한바가지를 받아 마신후 한번 뛰어 보기로했다.
말이 달음박질이지 빠른 걸음거리라고 보면 된다.
그래도 나의 돌출적인 행동에 의아해하고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아랑곳하지않고 법주사를
지나간다.
우리나라의 8대 사찰중의 하나인 법주사는 쌍사자석등과 석련지, 팔상전등의 국보와
사천왕석등,마래여래의상,상오리7층석탑등 12점의 보물이있고
정2품송을 비롯한 정부인 소나무,망개나무등 천연기념물이 있는데
그중 정2품송에는 재미있는 얘기가 있지요.
세조대왕이 법주사르로 행차할때 세조가탄 연이 이소나무에 걸릴것같자 연걸린다고 소리치니
나뭇가지가 스스로들려 무사히 통과를했고
이것을 충성심으로 여긴 세조는 벼슬을 내렸다는 얘기가 전해오고있죠.
모든산행을 마치고 주차장에 도착하니 벌써 많은 회원들이 늦은 점심을 즐기고 있었는데
유독 청구회의 두명만 보이지 않는다.
분명 나보다 먼저 내려갔는데 전화로 확인을 해보니 부근에서 막걸리를 먹고있단다.
지들끼리 먹을게 아니라 사갖고와서 같이 먹었으면 걱정도 하지않고 이뻐해 주었을텐데
이건 경고감이다.
정체를 걱정하며 귀경길에 올랐는데 차가 막히지않아 예상보다 일찍 서울에 도착하였다.
고도끼에게 전화를하니 기차로 검봉산을 다녀와 전문재,정해돈,이용조,전광현과 함께 청량리
에 있단다.
뒷풀이를 하기엔 너무도 피곤하여 아쉬움을 뒤로한채 집으로 향했다.
사실 그동안 4시간이상 산행을하면 몸에 무리가 왔는데 오늘은 5시간 30분이 걸렸으니
파김치가 된것은 당연하다.
그래도 산행을 모두 마치고도 이정도라면 앞으로는 자신을 가질수 있을듯하니 큰소득이다.
옥의티라면 그동안 좋은모습을 담아주던 고도끼와 박종철님이 같이 동행을 하지못해 한장의
사진도 없다는 점이다.
지나고보니 이들이 얼마나 고마웠나 하는것도 느낄수 있었다.
또한가지는 아무리 다아는 쉬운 산행이라도 코스표시는 해야 한다는 것이다.
첫댓글이번 백두 산악회 속리산 산행에 참석을 못해 아쉬움 많았는데 내짝 노원이 내마음 속 들여다 보고 있구나. 정말 대단한 사실묘사 눈앞에 산행모습이 아른거린다. "속리산" 이글 읽다보니 다알 것 같구나? 속속들이 펼쳐 놓은5시간30분, 다음 산행에선 정상에서 같이먹을 맛있는 과일좀 준비 해야지......글 정말 좋다
첫댓글 이번 백두 산악회 속리산 산행에 참석을 못해 아쉬움 많았는데 내짝 노원이 내마음 속 들여다 보고 있구나. 정말 대단한 사실묘사 눈앞에 산행모습이 아른거린다. "속리산" 이글 읽다보니 다알 것 같구나? 속속들이 펼쳐 놓은5시간30분, 다음 산행에선 정상에서 같이먹을 맛있는 과일좀 준비 해야지......글 정말 좋다
고도끼 말이 맞네...무슨 말?... 글 좋다!
고도끼만 글을 잘쓰는줄 알았는데 백두맨도 문장가이구려 ~ 역시 청구인들 대단해........
時도 있고, 새소리도있고 사람소리, 그리고 막걸리도 있으니 .. 좋은 구경하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