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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1편.
혹여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심장병이라도 걸린 것은
아닌가 생각 될 정도로 심하게 가슴이 뛰어대고 있었다. 아무래도 너무 긴장을 하고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현관 앞에 놓아둔 외투를 들고는 곧바로 집을 빠져나왔다.
차가운 바깥바람이 닿자 머리가 조금은 가벼워지는 것만 같았다. 잠깐 집에 들려 간단하게 씻고난
후 출근을 해야할 것만 같았다. 그렇지만 걸을 때마다 하복부에서 느껴지는 둔한 감각에 영주는
얼굴을 찡그렸다. 오늘은 아무래도 쉬는 게 좋을 것 같았다.
한 두시간 후에 회사에 연락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집으로 향하던 영주는 걸음을 문득 멈추었다.
평소보다 일찍 문이 열린 약국 간판이 보였다. 잠시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되었지만 조금 늦는다고 탈이 날 일은 없었다. 우선을 좀 쉬어야만 할 것 같았다.
문을 열고 집 안으로 들어오자마자 영주는 곧장 옷을 벗고 욕실로 들어섰다. 따뜻한 물이 몸에 닿자
얼어붙었던 몸이 조금씩 녹아내렸다.
재빨리 머리를 감고 나서 몸에 비누칠을 하려던 영주는 문득 거울을 보고는 물을 잠갔다.
옷을 입을 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였다. 작게 상처가 난 흔적들이 군데군데 있었다.
해준의 거칠었던 손길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들이었다.
더 이상 거울은 쳐다보지 않은 채로 샤워를 하고 나온 영주는 수건으로 간단하게 물기를 털아네며
침대에 앉았다. 생각보다 꽤 오래 욕실에 있었던지 시간이 꽤 지난 상태였다. 지금쯤이면 대부분
출근을 했을 시간이었다.
잠을 충분히 잔 것 같은데도 밀려오는 피곤함에 점심 때까지만이라도 잠을 청하려던 영주는 그 전에
먼저 전화를 해야겠다는 생각에 핸드폰을 집어들었다. 신호음이 길어지자 끊고나서 다시 전화를
할까 싶던 차에 달칵 하는 소리와 함께 상대방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출근은 왜 안 해? 어디야?」
매일 아침이면 항상 서로의 사무실부터 확인부터 하는 것이 습관화되어 있었기에 대뜸 찌르듯
말하는 것에 별 거부감이 없었다. 오히려 의례적인 인삿말이 더 어색할 정도였다.
“집에 있어.”
「집? 어디 불편해?」
“딱히 어디가 아픈건 아니야. 그냥 몸이 별로 좋지를 않아.”
「계속 집에 있을 거지? 퇴근할 때 들릴까?」
“그냥 잠깐 쉬면 되는 정도야. 그보다 결근할 거라는 말 좀 전해 줘.”
「그거야 뭐 어렵지 않지만, 괜찮겠어? 목소리가 별로인 것 같은데 말야.」
영주는 낮게 신음을 뱉으며 머리를 만지작거리던 수건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괜찮은 척 하려
했지만 제대로 감추지 못했는지 기분이 별로라는 것이 티가 난 모양이었다. 한 손으로 머리를
감싸 안으며 자리에서 일어난 영주는 진통제를 찾기 위해 찬장을 뒤졌다. 하지만 새로 사다놓은
것이 없는지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커피라도 마셔야 할 것 같았다.
「무슨 일 있는 건 아니지?」
그녀가 말없이 한숨을 내쉬자 미린이 염려스러운 듯 물었다.
“일은 무슨. 없어. 그냥 기분이 별로라서 그래. 괜히 기운도 없고 말이야.”
「혹시 그 날인 거야? 그럼 월차로 처리해 달라고 할까?」
“그럼 그렇게 얘기해 줘.”
물을 올려놓는 손길이 유난히 더디었다. 애써 잊고 있던 걱정거리가 다시 생각났다.
관계 후에 먹는 피임약이 있는 것은 알았지만 먹고 싶지 않았다. 몸에도 나쁠 뿐더러 왠지
어쩌면 세상 빛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는 아이를 생기기도 전에 없애는 게 아닌가 싶은 마음도
들었다. 괜한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어쩐지 마음에 내키지 않았다.
“아직 생기지도 않았는데……. 괜한 죄책감이야.”
=====
귓가로 들려오는 물소리에 눈을 떠보니 막 냉장고 문을 열고 있는 미린의 모습이 보였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모양인지 음식 냄새가 방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일어나기 전, 잠시
다시 눈을 감고 크게 심호흡을 한 영주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러자 그 작은 기척을 느꼈는지
미린이 금방 뒤를 돌아봤다.
“어떻게 온 거야?”
일어나려 했던 시각보다 두 시간이나 흐른 것을 알고는 황급히 침대에서 일어났다.
“너처럼 월차 냈어. 갑자기 나도 쉽고 싶어서 말이야.”
손에 들고 있던 수저를 내려놓으며 미린이 욕실로 향하는 영주를 따라나섰다.
차가운 물로 세수를 하는 그녀를 말없이 바라보던 미린이 팔짱을 끼며 벽에 몸을 기대었다.
무언가 할 말이 많은 듯 보이지만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모습을 거울을 통해 확인한 영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해. 그렇게 보지 말고.”
머리를 제대로 말리지 않은 채로 잠을 자서인지 머리결이 흐트러져 있었다. 빚으로 머리를
빗으며 영주는 긴장의 끊을 놓지 않았다. 무언가를 알고 있다는 눈빛을 대할 때면 미린의 눈빛을
대할 때면 침이 말랐다. 친 혈육보다 더 많이 그녀를 많이 알고 있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잔뜩
긴장하게 만드는 눈빛이었다.
그녀가 입을 열지 않으면 모를 일이지만 그래도 괜한 긴장감에 머리를 빗는 손길이 빳빳했다.
“둘 중 누구 때문에 골치가 아픈 거야? 내가 볼 땐 하민혁은 아닌 것 같은데. 아직도 이해준하고
너, 연관 있어?”
잠시 손길이 멈칫하자 미린의 한숨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려왔다.
“무슨 일이기에 왜 또 그 모양이야?”
빚을 내려놓으며 미린을 제치고 욕실을 나와 주방으로 가자 갑자기 식욕이 돌았다. 어제 저녁부터
아무 것도 못한 상태여서인지 음식 냄새가 유난히 후각을 자극했다. 냉장고를 열려다 말고
불 위에 올려놓은 냄비를 확인하니 김치찌개가 보글거리는 소리를 내며 끓고 있었다.
“가서 자리에나 앉아. 다 됐어.”
미린이 영주를 옆으로 살짝 밀어내며 냄비를 식탁으로 가져갔다. 식탁 위에는 벌써 간단하게
상이 차려져 있었다. 미린이 집 안으로 들어와 이것저것 차리는 동안 아무것도 모른 채로 잠에
빠져 있었다는 생각을 하자 절로 한숨이 나왔다.
“밥상 앞에서 왠 한숨이야?”
벌써 수저를 들고 있던 미린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다.
“막상 먹으려니까 입맛이 없어서.”
사실이었다. 방금 전까지 끓고 있던 찌개를 볼 때만 해도 식욕이 돌았지만 막상 수저를 드니
목으로 넘어갈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럼 죽이라도 끓여 줄까? 믹서에 갈아서 하면 금방 하는데 잠깐 기다려. 너 얼굴이 창백해.
보기 안 좋아. 밥 다 할 때까지 일어나지도 않고 있었잖아.”
“괜찮아. 그 정도는 아냐. 그냥 전체적으로 좋지 않아서 그래.”
억지로 음식을 입 안으로 밀어넣었지만 생각처럼 넘기는 것이 어렵지는 않았다.
천천히 씹으며 그릇을 반 정도 비웠을 때, 미린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서랍 위에 올려져있던
그녀의 핸드폰을 가지고 와 건네주며 다시 자리에 앉았다.
“너 일어나기 전에 전화 왔었어. 연락해 봐.”
수저를 내려놓으며 통화 목록을 확인해보니 민혁에게서 받지 못한 전화가 세 통이나 있었다.
두 통은 어제 저녁무렵이었다는 것을 깨닫고는 그에게 연락할까 생각하던 것을 머뭇거렸다.
지금 전화를 할까 싶었지만 어차피 저녁 때 만나기로 했던 것이 생각났다. 조금 후에 미린이
가고 나면 그 때 통화를 해야겠다 생각하며 핸드폰을 내려놓자 미린이 의아한 눈길로 바라보았다.
“혹시 싫은 사람이라서 피하는 거야?”
“그런 건 아냐. 식사 하고나서 통화하려고.”
입 안으로 음식을 넣으면서도 영주는 맛을 제대로 느낄 수가 없었다. 민혁을 만날 생각에 그나마
있던,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사라지고 없었다. 하지만 미린이 걱정이 되어 회사까지 미루고 온 탓에
어쩔 수 없이 그릇을 비워내고 있었다. 민혁과의 사이를 끝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이라도 당장 그렇게 해야하고 싶었지만 제대로 말을 꺼낼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적당한 이유가 없었다.
먼저 식사를 끝낸 미린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가득 물이 채워져 있던 컵을 집어들었다.
빈 의자에 내려놓았던 가방 역시 집어드는 모습에 영주 역시 따라 일어났다.
“벌써 가게? 무슨 약속이라도 있어?”
“약속은 무슨. 나도 집에 가서 그만 쉬려고. 요즘 괜히 피곤하네.”
옷을 들고 같이 나가려하자 문을 열고 나가려던 미린이 손으로 밀어 저지했다.
“나올 필요 없어. 그냥 들어가. 몸도 별로라며. 너 감기 들어.”
“괜찮아. 어차피 잠깐 바람 좀 쐬고 싶었으니까.”
“그럼 잠깐 같이 나가든가.”
미린과 함께 밖으로 나온 영주는 바람이 불자 옷 매무새를 가다듬었다. 추운 날은 아니었지만
바람이 꽤나 매서웠다.
얼마 걷지 않아 골목 입구에서 미린이 잠시 걸음을 멈추었다.
“그만 들어가 봐. 나 가볼게.”
조금만 더 걸으면 정류장이 있었기에 영주는 고개를 끄덕였다. 미린이 2차선 도로를 건너가
손을 흔들었다. 영주는 간단히 손을 흔들어주고는 곧바로 발길을 재촉하는 미린을 잠시
바라보다 다시 집으로 향했다.
추울 거라는 일기예보처럼 확실히 더 추워지고 있었다. 바람이 조금 전부터 더 거세지는 덕에
걸음을 빨리하던 영주는 아침에 보았던 약국을 발견하고는 걸음을 멈추었다. 다행히 주머니 속에
지갑이 들어있는 상태였다. 입술을 깨물며 약국 안으로 들어간 영주는 아침에 보았던 여자가 아니라
젊은 남자가 있자 잠시 망설였다. 잠시 다른 약국을 찾아볼까 싶었지만 더 이상 지체하고 싶지가
않았다.
원하지 않은 생명은 원하지 않았다.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는 일을 마음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겪고 싶지는 않을 뿐이었다.
=====
아직까지는 몸이 불편한 민혁을 위해 그의 집 가까이 약속장소를 잡은 영주는 커피숍에 들어선
이후로 계속 창가에 앉아 거리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구경하고 있었다.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길목에 위치한 터라 그녀가 앉아있는 2층 역시 사람들이 많았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온 탓에 느긋하게 지나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던 영주는 문득
테이블을 두드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민혁이 살짝 젖은 머리를 하고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조금씩 비가 내리고 있었기에 그 역시 옷이 젖어 있었다. 다행히 잠시 잠깐 지나가는
비였던지 많이 내리지는 않고 있었다.
“많이 기다렸어?”
가볍게 옷을 털어내며 밝은 표정으로 물으며 자리에 앉는 민혁에게 손수건이라도 건네주기 위해
가방을 뒤졌다.
“일부러 일찍 나왔어. 우산은 안 가지고 나온 거야?”
“집에서 나올 땐 괜찮았거든.”
손수건을 꺼내던 영주는 약국에서 산 피임약이 보이자 잠시 멈칫했다. 약을 복용하기는 했지만
불안한 것은 마찬가지였다. 약사에게 들은 말을 떠올리며 애써 마음을 진정시키고는 민혁에게
손수건을 건네주었다.
“자. 닦아.”
민혁이 손수건을 건네받아 옷을 닦는 동안 영주는 재빨리 가방을 잠갔다. 가방 끈을 움켜잡은
손에 힘이 들어갔다. 분명히 잠갔지만 혹시라도 민혁에게 들킬까봐 염려되었다. 쓸데없는 걱정인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크게 동요하는 자신의 모습에 영주는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
“무슨 걱정 있어?”
생각보다 숨소리가 컸는지 민혁이 다시 손수건을 건네주며 물었다.
“뭐?”
“왠 한숨이야? 만나자마자, 사람 괜히 긴장되게.”
“아, 그냥 좀 피곤해져서. 신경쓰지 마. 괜찮아.”
민혁이 들어오면서 주문을 했는지 종업원이 커피를 가져다 놓았다.
깔끔한 동작으로 찻잔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며 손에 쥐고 있던 가방을 옆자리에 다시 내려놓았다.
“아직 다 낳지도 않았는데, 벌써 출근해도 돼?”
잠깐 묵묵히 커피를 마시던 민혁이 잔을 내려놓으며 미소지었다.
“크게 움직이지만 않으면 괜찮아. 조금씩 움직여야 운동도 될 거 아냐. 좋지 뭐. 오랜만에
데이트도 하고 말이야.”
그동안 집안에만 있었던 것이 답답했는지 민혁의 기분은 좋아보였다. 그동안 그가 밖으로
나오는 것이 불가능해 그녀가 두 세번 오피스텔에 들린 것 빼고는 전화로만 데이트한 것이
전부였다. 그래서인지 평소 때보다 훨씬 더 들떠 보이는 민혁이였다.
“참. 아직도 한미린하고 친한가 보지? 그저께 우연히 회사 앞에서 만났는데, 우리가 다시 만나는
걸 알고 있어서 말이야.”
커피잔을 내려놓던 영주는 미린의 얘기에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 두 사람 다 예전부터 서로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았었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에 내심 의아했다.
“내가 얘기했어. 어차피 미린이도 알게 될 건데 숨길 이유가 없잖아. 게다가 제일 친한 친구니까.”
그녀의 말에 별 할 말이 없는 듯 민혁이 다시 커피를 마셨다. 영주는 전처럼 기분 나빠하는 기색이
없는 민혁을 보며 생각에 잠겼다. 도무지 왜 두 사람의 사이가 좋지 못한 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사람들과의 사교성이 좋은 두 사람이 왜 친하게 지내지 못하는 지 물어본 적이 있었지만, 그냥 싫다는
말 뿐이었다. 그냥 그럴 수도 있으려니 했지만 제일 친하게 지내야 할 사람들이 그러다보니 은근히
신경이 쓰였다. 그렇다고 서로를 나쁘게 평가하지는 않으니 다행이었다.
“같은 직장에 다닌다면서?”
“그렇게 됐어. 사무실은 조금 떨어져 있지만.”
“언제 같이 식사나 하자고 전해 줘.”
뜻밖의 말이라는 듯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는 영주를 보고는 민혁이 웃음을 터트렸다. 톰과 제리처럼
아주 사이가 나쁜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는 듯 표정을 짓고 있는 영주를
보니 절로 웃음이 나왔다.
“같이 식사 하자는 게, 그렇게 놀랄 일이야?”
“아니. 그런 건 아니지만 도통 친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잖아. 싫어하는 거 아니였어?”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친해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을 뿐이지.”
좀 이해가 가지 않는 말이었다. 그런 그녀의 모습에 민혁이 미소를 머금으며 입을 열었다.
“어쩐지 나하고 많이 비슷한 거 같아서 꺼려졌을 뿐이야.”
“그럼 더 친해져야 하는 거 아냐?”
“쌍둥이 같은 경우는 그렇겠지만 대부분은 아마도 싫어할 거야. 동질감은 친해지면서 우연히
비슷한 면을 발견해야만 느끼지만 처음부터 그러면 기분이 이상하거든.”
완전히는 아니어도 대충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확실히 그녀가 느끼기에도
두 사람은 성격적으로 무척이나 비슷한 면이 많았다. 그렇지만 그게 겉으로 그렇게 쉽게 드러난다는
것은 이해가 쉽지 않았다.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는 확실히 어려운 일이었다.
“배고프지 않아?”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옷과 가방을 챙기면서 묻자 민혁이 크게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직까지 앉았다 일어나는 것이 힘든 모양이었다.
계산을 하고서 밖으로 나오자 어느새 비가 그쳐 있었다. 잠깐동안 길거리를 걸으며 음식점
간판들을 봤지만 딱히 눈길을 끄는 것이 없었다.
“뭐 특별히 먹고 싶은 거 있어? 그동안 나 때문에 제대로 밖에서 데이트 못했는데,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얘기 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온 모양인지 민혁이 오랜만에 인심 쓴다는 듯 말하자 영주는 피식 웃고
말았다.
“그냥 저기로 가는 게 어때?”
그녀가 가리 킨 곳은 간단하게 몇 가지 기본적인 찌개들만 차려주는 곳이었다.
“좋은 곳으로 가도 된다고 하면 여자들은 다 기대하던데.”
이상하다는 듯 되묻는 모습이 어이가 없었다. 영주는 민혁의 팔을 잡아끌며 그녀가 점찍은
가게로 향했다. 꾸준히 사람들이 드나드는 가게의 문을 여는 순간 진동이 울리자 잠시 멈춰섰다.
“먼저 들어가 있을래? 잠깐 전화 좀 받고 들어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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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겨우 3장입니다..
이제는 진짜 한편한편 쓰는게 힘들어지네요...
자꾸만 망설여지고.....
앞으로 철저하게 미리 생각을 해서 전개를 해야될 것 같아요....
첫댓글 우와; 좀 빨리 오신거 같아요.; 이렇게 빨리 올지는 몰랐는데;
자꾸만 영주가 안되어 보이네요. 그리고 영주옆에 있는 민혁은 더 안쓰러워요. 힘내시구요. 담편도 기대할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