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량광명 가르침 황금빛에 비유 노랑-금골·금란가사 등 신성 상징 흰색-백업·지국천 등 청정세계 검정-검소한 수행자상 ‘흑의 재상’
먹물빛 옷은 수행자의 상징이다. 예로부터 출가하지 않은 세속의 사람을 백인(白人)이라 하고, 세속을 떠나 치열한 구도의 길에 들어선 수행자들은 검게 물든 옷을 입었다 하여 치인(緇人)이라 했다.
불전에 모셔진 불상은 모두 황금빛으로 장엄돼 있다. 금빛, 즉 노란색은 옛부터 귀함의 상징으로 부처님의 말씀을 금구(金口)라 하고, 부처님의 몸을 금신(金身)이라 했다. 황금빛은 무량광의 가르침을 상징하며 불상은 어떤 재료로 만들었던 간에 그 표면은 금니나 노란 도금을 해 신성과 권위를 상징했다.
자주빛 안개가 서려 있는 문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불국사 ‘자하문(紫霞門)’. 자주빛은 자금색으로 부처님의 몸 빛깔을 상징하는데 자하문 또한 부처님의 몸에서 풍겨 나온 자색 서기가 구도자에게 안개처럼 피어오름을 상징한 것으로 부처님 나라로 들어가는 문이란 뜻이다.
사찰을 한층 아름답고 기품있게 장엄하는 단청은 노랑 파랑 빨강 하양 검은 색, 즉 오방색이 중심이 된다.
■ 검정
우리나라 스님들은 검정물감이나 숯으로 물들인 회색빛 승복을 입는다. 때가 잘 타지 않고 활동하기에 편리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등 검소한 복색이기 때문이다. 고려때 왕의 자문에 응하던 승려를 ‘흑의재상(黑衣宰相)’이라고 했다. 불교에서의 흑승지옥(黑繩地獄)은 팔열 지옥의 하나로, 살인이나 절도죄를 지은 자가 가게 된다.
불교에서 유래된 ‘묵인(墨印)’은 ‘먹으로 새겨 두다’의 뜻으로, 먹글로 전수받은 불법을 마음에 새긴다는 의미이다. 이는 여러단계로 구분되는데, 부처님에게서 친히 수지불망(受持不忘)하는 단계, 고승에게서 여러스님들과 함께 수지불망하는 단계, 중생과 함께 많은 스님에게서 듣는 단계 등으로 나뉜다.
먹으로 표현되는 불교의 가르침을 형상화한 것으로 선화와 서예가 있다. 달마나 나한상, 십우도 등이 그것이다. 특히 달마상은 수묵화가 많다. 먹의 농도로써 생략, 암시, 상징 등을 통해 수행의 경지를 나타내며 이러한 선서화에서는 탈속과 이심전심의 직관의 미를 느낄 수 있다.
■ 괴색
범어 카사야(Kasaya)를 번역한 것으로 부정색(不正色), 탁색(濁色), 탁염색(濁染色)이라고도 한다.
괴색 가사는 인도에서 사계절 평상복으로 착용했으나, 중국에 전래되면서 불교의식 및 법회때 걸치는 의식복으로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 중엽에 흑장삼과 붉은 가사가 전래됐다.
오늘날 가사는 종파와 법계에 따라 그 색과 형태에 엄격한 규정이 있는데, 현재 조계종에서는 괴색의 가사를 착용한다.
■ 노랑
노랑은 번영과 신성을 상징한다. 부처님의 모습을 나타낸 32상 중 열네번째에 몸이 금빛으로 빛나는 금색상이 설명되어 있다. 모든 부처님의 얼굴빛이 노랗다 하여 선종에서는 황면노자, 황면구담이라 하며 부처님의 유골을 금골(金骨)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목조아미타탱의 금색상은 아미타의 정토가 광명에 의해 장엄됨을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노란 종이나 비단에 경문을 쓰고 붉은 막대에 붙여 둘둘 말았던 불교경전을 황권적축(黃卷赤軸)이라고 했다.
노란색에 화려한 수를 놓아 만든 금란가사는 국사 등 아주 높은 지위의 스님들이 입는 가사이다. 자장 율사의 금란가사가 양산 통도사와 정암사에, 대각국사의 금란가사가 선암사에 전해 내려온다.
■ 빨강
붉은색은 푸른색과 함께 단청의 주조를 이룬다. 젊음과 정열을 나타내는 색 빨강은 벽사(벽邪)의 의미가 있어 부적같은데 흔히 쓰인다. 스님들이 입는 전통복식인 가사 가운데 홍가사가 있다. 오래전부터 붉은 가사는 불성과 사자상승하는 정법안장을 상징한다.
■ 녹색
녹색은 생명력을 상징한다. 녹색 유리배 및 녹색 유리제 사리병에 불사리나 불법을 설한 경전 등을 넣는데 무량한 생명력을 지닌 부처님의 가르침을 담는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선종에서 쓰는 말로, 화홍유록 또는 유록화홍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는 인공을 가미하지 않은 자연그대로의 상태를 가리킨 말이다. 꽃이 빨간 것은 자연의 이치를 구현한 것이고, 버드나무가 푸른 것은 자연의 순리로서, 녹색은 자연과 생명력을 상징한다.
■ 흰색
불교에서는 청정한 마음을 하얀마음이라 하고, 착한 업보를 쌓는 것을 백업(白業)이라고 한다. 석가모니는 전신인 호명보살을 벗어 버리고 도솔천에서 사바세계의 마야부인에게 잉태될때, 흰 코끼리를 타고 하강했다. 여기서 흰색은 석가모니가 이승에 청정세계를 건설하고자 한 의지의 표상이다. 그리고 사천왕 중에서 동쪽을 지키는 지국천(持國天)의 상징색도 흰색이다. 부처님의 32상 중에 두 눈썹 사이에 흰털이 있다는 백모상이 설명돼 있다.
■ 불교기
불교기는 1954년 스리랑카에서 열린 세계불교도대회에서 정식 승인되었으며 현재 세계의 불교국가나 단체에서 사용하고 있다. 불교기의 5색의 가로선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타내고, 5색의 세로선은 부처님의 가르침이 영원불멸하다는 뜻을 상징한다. 불교기에 사용한 색깔이 상징하고 있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청색: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부처님의 법을 구하며 살아가는 힘을 의미하므로 정근과 지혜를 뜻한다. △황색: 찬란한 부처님 몸의 빛과 같이 변하지 않는 마음을 의미하며 금강의 지혜를 뜻한다. △적색: 대자대비한 법을 닦아 항상 쉬지않고 수행에 힘쓰는 자비와 정진을 뜻한다. △백색: 깨끗한 마음으로 온갖 악업과 번뇌를 없앤 청정의 지혜를 의미한다. △등색: 수치스러움과 그릇된 길로의 꾀임에 잘 견디어 내는 인욕의 지혜를 뜻한다.
단청
단청이란 여러가지 색을 써서 건조물과 공예품 등에 아름다운 문양을 장엄하는 것이다. 단청은 사찰 등의 건물에 불전으로서의 의미를 부여하고, 목조건축의 결점인 충해피해와 부식을 방지해 오랫동안 보존하는 역할도 한다.
우리나라 단청의 기원은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그 기원을 살필 수 있다. 고려시대 사찰 단청의 채색과 문양은 단순하면서도 우아한 격조로 나타냈으며, 조선시대에는 색채의 사용이 매우 다채롭고 원색적으로 변화하는 등 시대별로 특징을 지닌다.
첫댓글 불교기에 대한 공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