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시삼백수 3권 五言律詩
166 孤雁(고안) - 최도(崔塗)
<외로운 기러기〉
최도
무리들 줄줄이 다 돌아갔는데
한 조각 그림자는 홀로 어디로 가는가
저녁 빗속에서 잃은 무리 부르면서
차가운 못에 내리려다 머뭇거리네
물가의 구름 속을 낮게 몰래 건너는데
관문에 뜬 달이 차갑게 따라오네
반드시 주살을 만나진 않더라도
홀로 날며 스스로 의심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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孤 雁
崔塗
幾行歸去盡 기행귀거진
片影獨何之 편영독하지
暮雨相呼失 모우상호실
寒塘欲下遲 한당욕하지
渚雲低暗渡 저운저암도
關月冷相隨 관월냉상수
未必逢矰繳 미필봉증격
孤飛自可疑 고비자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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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通釋] 기러기의 몇몇 행렬이 모두 돌아간 빈 하늘에 낙오한 기러기의 한 조각 그림자가 떠가니 홀로 어디로 가는 것일까. 저녁 비가 내리는 밤하늘에서 잃어버린 무리를 찾아 부르면서 가을의 차가운 못에 내려앉으려다 머뭇거리며 다시 난다. 물가의 낮게 뜬 구름 속을 몰래 뚫고 지나는데, 관문 하늘에 뜬 차가운 달만이 저 외기러기의 뒤를 따른다. 사냥꾼의 주살을 꼭 만나지는 않더라도 홀로 날며 스스로 의심을 한다.
[集評]
○ 老杜(杜甫)의 시에 “누가 한 조각 그림자를 불쌍히 여기랴. 만 겹의 구름 위에서 무리를 잃었네.[誰憐一片影 相失萬重雲]”라고 하였고, 이 시에서는 “저녁 빗속에서 잃은 무리 부르면서, 차가운 못에 내리려다 머뭇거리네.[暮雨相呼疾 寒塘欲下遲]”라고 하였는데 역시 맛이 있다. 그러나 노두가 발휘한 萬鈞(만균)의 공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강호의 외로운 객이라면 마땅히 이 시의 말구를 잘 살펴야 한다.
[解題] 기러기를 읊은 영물시로 〈孤雁(고안)〉 2수 중 두 번째 수이다. 무리에서 낙오한 외기러기의 情態(정태)를 상상의 수법과 서정적 묘사를 통하여 형상화하였다. 이 시는 작자의 고독한 처지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기도 하는데, 주살의 위협을 염려하는 마지막 구가 처세에 대한 고뇌를 암시한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얻는다.
역주
역주1> 去(거) : ‘塞(새)’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2> 片影(편영) : ‘念爾(염미)’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3> 欲(욕) : ‘獨(독)’으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4> 相(상) : ‘遙(요)’로 되어 있는 본도 있다.
역주5> 矰繳(증작) : 가는 줄을 매단 주살로 ‘微繳(미격)’이라고도 한다.
주살: 오늬와 시위를 잡아매고 쏘는 화살
본 자료의 원문 및 번역은 전통문화연구회의 동양고전종합DB(http://db.juntong.or.kr)에서 인용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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崔塗(최도)
당나라 강남(江南) 사람. 자는 예산(禮山)이다. 희종(僖宗) 광계(光啓) 4년(888) 진사(進士)가 되었다. 관직 생활에 대해서는 자세하지 않다. 장년에 파(巴), 촉(蜀)에서 피난 생활을 했고 나중에 상(湘), 악(鄂), 태(泰), 농(聾) 등의 지역으로 유랑 생활을 했다. 시로 명성이 있었는데, 특히 근체시에 뛰어났다. 주로 객수(客愁)와 이별의 근심을 담은 작품이 많다. 『전당시(全唐詩)』에 시가 1권으로 수록되어 있다.
[네이버 지식백과] 최도 [崔塗] (중국역대인명사전, 2010. 1. 20., 이회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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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 제6권
고안행孤雁行)
홍간(洪侃)
오후 지관의 봄바람 속에 / 五侯池館春風裏
압록강의 가느다란 물결이 반짝이도다 / 微波鱗鱗鴨頭水
열 두 난간의 수문이 그윽한데 / 闌干十二繡戶深
그 가운데 봉래산 있어 삼만 리더라 / 中有蓬萊三萬里
두약ㆍ향초에 배회하는 자줏빛 원앙이요 / 彷徨杜若紫鴛鴦
부용을 의지하는 금빛 비취라 / 倚拍芙蓉金翡翠
쌍으로 날다가 쌍으로 목욕하고 또 쌍으로 깃들이며 / 雙飛雙浴復雙棲
비단깃과 구름옷으로 마음껏 유희한다 / 綷羽雲衣恣遊戲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강해에 10년되는 외로운 기러기 있어 / 君不見十年江海有孤雁
그 옛 짝은 아득히 은하수를 격해 있으니 / 舊侶微茫隔雲漢
그림자 돌아보며 서로 높이 올라 한 번씩 부르나니 / 顧影低昂時一呼
늦가을 바람과 서리에 갈대꽃이 서로 쓸쓸하여라 / 蘆花索漠風霜晩
ⓒ 한국고전번역원 ┃ 양주동 (역) ┃ 1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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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안(孤雁:외로운 기러기) - 최도(崔塗) [당시삼백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