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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일 밤 양천경찰서 유치장엔 명동에서 체포된 정신지체2급장애인 지승환씨와
중학교 2~3학년 여학생 두 명을 합해 모두 12명이 구금되어 있었습니다.
경찰이 주장하는 우리들의 혐의점은 집시법 위반과 하이 페스티벌 방
해죄인데 그러나 경찰이 주장하는 이 죄목으로 실제 집회에 참석했다가 체포된
사람은 저를 포함하여 모두 5명입니다(저는 동아일보사 앞에서 용산
참사와 관련된 1인 시위를 하느라 아쉽게도 역사적이었을 하이 페스티벌엔 참
석하지 못했습니다.)
아무튼 우리는 춥고 을씨년스런 유치장에서 여학생들과 지승환씨, 순수하게 큰
눈을 가진 재준, 아주대학교 2학년 학생 병화와 미학과 사랑에 대해 이야
기를 나누며 과자를 먹고 놀았습니다. 사랑에 관한 이야기는 병화가 학교로 돌아
가면 고백할 여학생이 있다고 해서. -.-
그리고 만 48시간을 꽉 채운 월요일 밤 8시경 경찰관이 우리의 이름이 적힌 종
이를 들고 와 석방자 이름을 부르는데 그 중 지승환씨의 이름과 사랑
이야기를 하던 병화의 이름이 빠져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갈 때 지승환씨는 구속되는 것이 뭔지 잘 몰라 혼자 연신
싱긋싱긋 웃고 있었고, 자기 안의 세계에서 혼잣말을 하고(좀 마
른 금붕어처럼 혼자 쫑알거립니다), 또 다름 사람들의 말을 후렴처럼 따라
하면서 "그래, 맞아 맞아."를 연발하며 유치장 창살을 잡고 서
있었습니다. 그건 누가 보아도 이 세상의 가치관과는 거리가 먼 아이의 행
복하고 천진한 웃음이었습니다.

지승환씨가 웃고 있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유치장을 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일일이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그는 말도 잘 하지 못하고, 잘 알아 듣지도 못하고, 걷는 것도 서툴
지만 사람들을 향해 정성껏 손을 흔들어주었습니다.
또 그는 자신을 구속시키려고 조사를 하는 담당 경찰관을 향해 "아저씨
가 여기서 제일 미남이야." 하고 말해주고 바로 뒤에서 저를 조사
하던 경찰관을 향해선 씩씩한 소년처럼 "아저씬 너무 뚱뚱해서 범죄형이
야." 하고 말해 조사실을 웃음 바다로 만들었습니다. -.-
제 담당인 위선생이 좀 뚱뚱하긴 했지염.
여기서 제 가족사를 조금 고백하면 제 동생도 정신지체2급 장애인입니다.
제 동생과 지승환씨는 보통사람들처럼 현실인식을 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그들은 자기 안의 세계에서 보통의 사람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
고, 우리가 말하지 못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실을 한 차원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가 집회에 참석한 이유는 현실에 대한 정치적 판단으로 한 것이 아니라
놀이로서 참여한 것입니다. 그는 집회가 아니라 이명박 정부가
주최한 하이 페스티벌에 참여해서도 놀 사람이고 전쟁터에 데려놓아도 놀
것입니다.
그에게 중요한 잣대는 누가 그에게 마음을 열고 다가갔는가의 문제일 뿐
이고 가치관적 판단은 없습니다. 그가 시위 현장에서 돌멩이를 던
지며 노는 것과 하이 페스티벌에 참여해 물픙선을 터뜨리며 노는 것의 차
이는 없습니다.
그런데 이명박 정권은 그를 구속시키기 위해 찬 유치장에 계속 수감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어떤 나라에도 정신지체 2급 장애인을 정치범
으로 구금하고 있는 나라는 없습니다. 아마도 있다면 그 나라가 이명박
정권 만큼이나 미친 정부겠지요.
이 글을 해외토픽으로 타전해주십시오
지승환씨가 2급 장애인이면 이병박은 1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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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에서 막걸리 먹다가 체포된 일행분들께 이 정권을 대신해 사과드립니다.
명동역에서 내리자마자 이유없이 3분만에 체포되신 분에게도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친 기다리다 체포되신(여친이 데이트를 하려고 했
다는 증언을 위해 경찰서에 왔는데 미인이었습니다.) 분에게도 사과드립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밤 9시 45분에 두 사람에 대한 구속영장이 집행되었다는
전화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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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생 많으셨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 이명박의 정권유지를 위한 페기물로 전락 되어가는 현실이 통탄 스럽습니다. 더 많은 국민들에게 이 사실을 알려서 하루 빨리 이명박이 물러나도록 해야 합니다.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저도 승환이 땜에 아고라청원을 했는데 투석전 채증사진이 나왔다네요. 상황이 어떠했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지만 승환이는 의식을 가지고 투석전에 참여할 만한 아이는 아닌데. 집회도 집에 혼자 있으면 심심하니까 사람들과 어울리려고 나가는 것이지 그 이상 이하도 아니거든요. 만약 진짜로 투석전에 참석했다면 그건 어떤 것이 몹시 승환이를 화나게 하였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 맞아. 맞아!" 승환씨의 표현입니다. -.-
승환이는 돈이 없어 휴대폰도 없습니다. 돌 봐 주는 사람도 없고요. 정부보조금으로 혼자 살지요.
정치범으로 몰았다면 아마도 승환이의 정당가입 전력 때문일 거예요. 여기저기 끼면 덜 외로우니까 챙겨주고 반겨주는 사람 많은 곳이면 어디든지 가입하거든요. 아마 촛불이나 시민 종교 단체 중 승환이 모르는 곳은 드물 것 같습니다.
이 말도 "맞아요!" 제 동생도 비슷하거든요.. 그런데 그의 미소가 슬프게 멋집니다. -.-
이런게 언론에 제대로 보도가 안되고 있다는 게 큰 아쉬움입니다, 나쁜새끼들 두고봐라...
끔찍한 현실입니다...
고생하셨습니다..승환씨의 사연..정말 안타깝네요..이 나라..이 정권이..미쳐가고 있다는걸..다시한번 느끼게 해주는군요..
이 정권의 코메디 이상이라고 해야겠져.. -.-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 맞아. 맞아!" 이 말은 지승환씨가 손뼉을 치면서 후렴처럼 하는 말입니다.
어처구니 없는 일들이 하루가 멀다하고 일어나고 있습니다....이정권들어..순진하고 착한 국민들을 모두 전과자로 만들려나 봅니다...기가막히고 코가막혀 말도 할수없네요.........정말 더럽습니다.....구역질나도록.
명박은 자기 전과가 정상이라고 생각해서 국민들에게 그것을 관철시키려고 하는 것 같아여...
쥐새끼의 말로가 보입니다.어찌 정신지체2급 장애인을 구속시키려하는지.이해가 안갑니다.더러운 개새끼들
이해는 이미 넘어선 수준이요... -.-
양천서 순사들 큰 거물 한건 하셨네요???정신지체 2급이라면 국가 전복을 기도 했다고 덮어 씌워도 될것이고....북한의 공작원이라고 덮어 씌워도 될것이고......원하는 지구상의 모든 죄악을 다 덮어 씌워도 될것인데....양천서 순사들 백지 수표을 주운것이나 마찬가지네요??? 완전 파티 하고 난리 났겠구만......
모든 혐의를 다 씌우고도 남겠지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