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학기 수업을 마치고, 학교 근처에 있는 상점에서 신발을 하나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를 탔습니다.(3220번)
앉을 자리가 없어 손잡이를 잡고 서 있었습니다.
그런데, 버스가 한참을 출발하지 않길래 기사님을 보았더니 한참을 연세 지긋하신 할아버님께
할아버님의 행선지 가는 방법을 설명하고 계시더라구요. 할아버님께서는 3번정도 본인께서 물어보셨던
같은 물음을 물으셨지만, 기사님께서는 인상 한 번 짓지 않으시고 차근차근 설명하시더라구요.
한참을 설명하여도 할아버지께서 같은 물음을 반복하시니 기사님께서 우선 타시고, 제가 환승 가능한 곳에서
세워드리겠다고 하시더라구요. 그제서야 할아버지께서는 버스에 올라타셨고, 앉을자리가 없는 것을 안 한 젊은 아가씨가
바로 비켜드리더라구요. 할아버지께서는 큰 소리로 자리 비켜주는 아가씨에게 고맙다고 말씀하셨구요.
그리고, 한 정거장을 더 가니 제 앞자리가 비어 자리를 앉게 되었습니다. 가방을 메었고, 신발 박스를 담은 종이가방을 제 무릎에
올려놓고 있었는데, 그 다음 정거장에서 한 할머님이 타시더라구요. 그래서 바로 일어나서 할머니 앉으시라고 말씀드렸더니
기어코, 저의 신발담은 종이가방을 들어주시겠다고 하시더라구요. 한 2번 거절했는데, 계속 거절하는 것도 예의가 아닌 것 같아
할머님께 "그리 무겁지는 않아요." 하며 할머님 다리 옆에 두었습니다.
한 10분 정도 더 가서 집 주변에 있는 정거장에서 내리면서, 할머님께 "할머니, 이제 내려야 해서요. 감사합니다. " 하며, 인사를
드리는데, 그 행선지를 잘 모르시는 할아버지가 내리시더라구요. 아마도 기사님께서 환승하셔야 한다고 전해드렸나 봅니다.
그래도 '과연, 할아버님께서 잘 가실까?' 하는 생각을 들던 중에, 40대 정도 되어 보이시는 아주머님께서 "할아버님, 저만 따라오세
요."라고 하시면서 같이 내리시더라구요. 집에걸어가면서 정거장을 바라보니, 아주머님이랑 할아버지께서 같이 버스를 기다리고
계시더라구요. 참 보기 좋더라구요.
정말 사소하지만, 덥고 짜증나는 오후에, 차분하게 기다려주시며 할아버님의 말씀을 끝까지 듣고 도와주려고 하신 기사님(기사님을 칭찬합니다 라는 함이던가요? 그곳에 기사님을 칭찬하는 몇장을 쪽지가 있더라구요. 내리는 곳에 위치해 있죠),
그래도 길 눈이 어두우실 할아버님을 위해 본인이 직접 나서신 아주머님(행선지가 비슷하셨겠지만 서도),
젊은이 자리 빼앗은 것 같아 미안하셔서 제 손이라도 편하게 해주시려고 기어코 제 종이가방을 드신 할머님,
요 며칠... 제 또래라 할 수 있는 젊은이의 만행을 보면서, 화도 나고
욕도나고 짜증도 나던 시점에.
이러한 때라 더욱 그러한 마음이 들었겠지만, 기분 좋더라구요. 괜히 고맙고.
이번 불미스런 사건을 계기로, 모든 세대에 걸쳐서 서로의 세대를 배려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좀 더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댓글 닉넴과 잘어울리는 글 잘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좋은하루 되세요!
훈훈하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정말 중요한 건 이제 저런 모습을 훈훈한 장면으로 인식해야 하는 요즘 세태겠죠.
더위에 지쳐 쉬는중인데 이 글을 읽으니 땀이 다 식었네요. ^^
훈훈하네요...아직 그래도 막말남보다 더 많이...좋으신 분들이 있으니 살아갈 힘이 나는 거겠죠..
아직까진.. 그래도 한국 살만하다 ㅎㅎㅎㅎ
훈훈하네요^^
좋은 글이네요 시원시원합니다~ 제목 글씨만 굵은 글씨로 안해주시면 게시판 규정에도 맞고 더 많은 분들이 이 글을 보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참 별거 아닌 일들인데도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실천이 매번 어려운 법인데, 이제부터라도 실천해야겠습니다.
참 별거 아닌 일들인데도 대단하게 느껴지는군요.. 머리로는 알고 있어도 실천이 매번 어려운 법인데, 이제부터라도 실천해야겠습니다.
이렇게 연타석으로 훈훈한 일을 겪기는 정말 쉽지 않은 세상인데, 아주 좋네요.
작은 일들이 정말 행복하다는걸 새삼 느낍니다. 저도 어제 런닝맨기사를 보고 아까 계단에서 아이어머님이 유모차때문에 고생하시는걸 보고 유모차를 들어서 옮겨드렸는데 왠지 제가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작은 일이라도 조금씩 실천해야겠다는 생각이 다시금 들더라구요
훈훈하네요 ㅎ
그래요 아직 훈훈한 세상이라니까요 ㅠㅠ
긴글인데, 읽어주시고 관심보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제가지금 밖이라, 모바일로작성한것이 아니면 수정이안되네요ㅠ 들어가는대로 글씨굵기를조정하겠습니다. 하루마무리잘하세요^^
글을 읽는 내내 기분좋아서 몸이 들썩들썩하네요 이런모습이 우리나라의 장점이죠
기분좋아지네요 ㅎㅎ 감사합니다
아직 세상은 살만하군요 ^^
이런 훈훈한 상황이 세트로 일어나다니...
사실 이런 모습땜에 양보하고 살자는건데......ㅜㅜ
기분 좋아지는 글 입니다. ^^
뭔가...세상이 아름다워 보여요 ㅎㅎㅎ
일하고 들어와서 아주 기분 좋네요.^^
퇴근하고 인터넷 하다가
마지막에 이 글을 읽었네요...
오늘 하루 수고 하셨습니다~~
저도 글보고 마냥 입가에 미소가 머금어지는건..ㅎㅎ 정말 훈훈하네요..
예전에는 당연한 일이었다고 생각되는 것들이었는데...이젠 정말 훈훈한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요...
앞으로도 당연한 일이 되어 이런 모습들이 이상할것 없는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