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eet People-채홍호, 문경 새바람
한 인물 이야기를 쓴다.
나와는 30여년 인연이다.
그 즈음으로 거슬러, 내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수사관으로 근무할 당시에, 문경 출신의 출사동이 공무원들 모임인 ‘문공회’에서 첫 만남의 인연이 있었다.
바로 최근에 문경시장 예비후보로 출사표를 던진, 채홍호 전 대구광역시 행정부시장과의 인연을 두고 하는 말이다.
한 번 만나면, 그것으로 만남이 뜸해지고 종내에는 잊히는 인물이 되고 마는 다수의 출사동이와는 달리, 채 후보와는 인연이 끈끈하게 이어져왔다.
희한하게도 채 후보가 발걸음 하는 이런저런 행사에는, 나 역시 그만한 이유가 있어 발걸음을 해야 했었다.
그러니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인연으로 엮이고 말았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생기기도 잘 생겼는데, 마음이 선하고 겸손하기까지 하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만나 때마다 정이 쌓이고 쌓여 오늘에 이르렀다.
두 해전 한 여름에는 소위 ‘산타마을’로 소문난 경북 봉화 분천의 기차역에서 우연히 만났었다.
나는 그때 아내를 비롯해서 몇몇 친구들과 어울려 강원도 태백시 황지연못에서 발원하는 낙동강 1,300리 그 물줄기를 따라 걸어서 내려가던 중이었다.
“선배님!”
그렇게 외치는 목소리가 있어 돌아본 곳에, 채 후보가 환하게 웃는 얼굴로 다가오고 있었다.
두 여인이 동행하고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내와 딸이라고 했다.
채 후보는 그 해 초부터 전 세계를 휘몰아 친 코로나19 방역에 밤잠을 설칠 정도로 열심이다가, 관할인 대구지역의 확진 환자가 ‘제로’가 되면서, 잠시라도 쉴 요량에 아내와 딸 해서 가족들과 함께 휴가를 얻어 그곳 분천을 들른 길이라고 했다.
내 그때 채 후보와의 만남은, 내게 있어 작은 감동이었다.
너무나 겸손한 처신이 그랬다.
인연은 계속 되어, 최근에는 나와 페이스북 친구로까지 엮였다.
서로의 게시물을 챙겨보고 댓글도 붙이는 등, 더욱 더 알찬 인연으로 이어지는 것이 고마웠다.
그런 그가, 2022년 3월 28일 월요일인 오늘 페이스북에 글 한 편을 게시했다.
‘문경 새바람’
그와 같은 제목의 글이었다.
덧붙인 글이 있었다.
곧 이랬다.
‘경험이 다르다. 능력이 다르다. 새로운 리더, 문경에 새바람! 신바람! 살기 좋은 도시 만들겠습니다.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어떤 마음에서 그런 글을 게시했는지, 그 사연 내 모를 리 없다.
그래서 짧은 글이라도 댓글을 붙였으면 좋겠는데, 아무래도 이러쿵저러쿵 주위의 구설에 오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그 댓글 붙이기를 주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주저함은 잠시였다.
마음이 하고자 하는 바를 좇아도 도(道)에 어그러지지 않아야 한다는, 소위 ‘종심’(從心)의 나이에 접어들어서도, 남 눈치를 본다는 것이 우선 내 양심에서 허락되지 않았다.
작심하고 조언의 댓글을 붙였다.
이랬다.
‘내 종심의 나이를 살아보니, 따뜻한 가슴으로 주위와 소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더라고요. 동네 목욕탕에도 자주 가서 노인네들 등도 좀 밀어주시고, 전통시장 순대국밥집에도 자주 가서 밥도 좀 얻어먹어주고 하시기를...고위 공직의 권위적 신분으로 폼 재시는 건 금물 중의 금물이란 점을 필히 새기시고...누구 빽 누구 빽 해서 다른 사람 끌고 들어가지 마시고, 오로지 평생 동행인 아내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순박하고 정다운 모습이시기를... 혹 가까이서 보필하는 사람들, 그들도 마찬가지로 조심 또 조심 하시기를... 그들이 목소리를 키우면, 그 역시 모두 그대 몫으로 치부된다는 사실도 명심하시고... 우리 문경을 갈등의 늪에 빠지게 했던 그 목소리들은, 지금까지 그래왔듯 아예 귓전에도 얹지 마시고, 오로지 찢어진 민심을 아우른다는 마음으로 다 싸안고 가시기를... 세계가 하나로 엮이는 글로벌리즘의 시대이고, 모든 정보가 싹 다 까발려지는 인터넷문화 시대이니만큼, 절대로 비밀스런 만남을 하지 마시고, 귀에 대고 속닥속닥 하지 마시고, 일거수일투족을 열린 마음으로 공개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는 사이에 믿음이 쌓이는 겁니다.’
이제 그의 열정을 다한 건승을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