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 문태준
장대비 속을 멧새 한 마리가 날아간다 彈丸처럼 빠르다 너무 빠른 것은 슬프다 갈 곳이 멀리 마음이 멀리 있기 때문이다 하얀 참깨꽃 핀 한 가지에서 도무지 틈이 없는 빗속으로 소용돌이쳐 뚫고 날아가는 멧새 한 마리 저 全速力의 힘 그리움의 힘으로 멧새는 어디에 가 닿을까 집으로? 오동잎같이 넓고 고요한 집으로? 中心으로? 아, 다시 생각해도 나는 너무 먼 바깥까지 왔다
- 시집 『가재미』 (문학과지성사, 2006) --------------------------------
* 문태준 시인 1970년 경북 김천 출생. 고려대 국문과 및 동국대 문화예술대학원 석사 및 일반대학원 국문과 박사 1994년《문예중앙》등단. 시집『우리들의 마지막 얼굴』『내가 사모하는 일에 무슨 끝이 있나요』『아침은 생각한다』『풀의 탄생』등 산문집『느림보 마음』『바람이 불면 바람이 부는 나무가 되지요』『나는 첫 문장을 기다렸다』등. 제17회 동서문학상, 제4회 노작문학상, 제3회 유심작품상, 제5회 미당문학상, 제21회 소월시문학상 등 수상 현재 제주 애월 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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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자는 "장대비 속을" "彈丸처럼 빠르"게 날아가는 멧새를 보며 슬퍼해한다. 멧새나 사람이나 서두는 것은 "갈 곳이 멀리" 있어서, 그래서 마음도 둘 여유가 없이 "멀리에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에서다.
화자는 또 멧새가 촘촘한 빗속을 "뚫고 날아가는" "全速力의 힘"의 원천은 집에 대한 "그리움"으로 보았다. 비를 막아주는 "오동잎같이 넓고 고요한", 바깥에서 보면 과녁처럼 끌어당기는 "中心"이기도 한 집….
그런데 화자의 입에서는 "아,"라는 탄식이 나온다. 집에서 "너무 먼/ 바깥까지" 와 있는 자신의 위치를 알아챘기 때문이다. 너무 멀리 있어서 서두를 수조차 없는 자신을 보았기 때문이다.
아, 나는 지금 바깥 어디쯤에 있을까. - 임종명 (네이버 ID 숲속의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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