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피하고 싶다면*
’평생학습‘을 주제로 강연하던중 질룬을 받았다.
‘청소년들이 좋은 학교에 들어갈 때까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이후로는 언락한 생활을 누리며
가능한 한 머리 고생과 몸 고생을 하지 않고 살려고 평생학습의 필요성을 받아들이지 않는데,
이에 대한 조언이 있다면?’이라는 요지의 질문이었다.
어찌보면 고도 성장 이후 한국사회의 많은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는 생각들일 것이다.
기왕이면 더 빨리, 더 쉽게, 그리고 돈만 많이 벌면 그만이라는 생각들 - - .
대답은 간단하다.
굳이 일찍 공부를 그만두고 머리를 쉬게 내버려 둔다면, 더 빨리 치매가 오는 노년을 맞이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근육을 쓰지 않고, 가만히 침대에 오랜 시간 누워만 있으면 나중에는 걷는데 필요한 최소한의 근력도 남아 있지 않아서
근력을 회복할 기회를 잃게 된다.
마찬가지로 머리도 고생하지 않고 쉬기만을 계속하면 ‘인지 예비능’이 줄어든다.
이를 이해하려면 ‘인지 예비능’이라는 개념을 먼저 잪어보자. 이는 ‘뇌 근력’이라 할 수 있다.
겨우 겨우 걸을 근력만 남아있던 이는 폐렴으로 며칠만 침대에 앓아누워도 침대를 다시 벗어날 수 없고,
근력 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활동도 어려워져 더욱 더 모든 가능이 나빠진다. 근육의 여유분이 적은 것이다.
하지만 근력의 여유분이 충분한 이는 침대에서 일어나 걷기를 시작하면 걷는 활동 자체가 운동이 되어
금세 회복이 되어 일상으로 활동할 수 있다.
이때 걸을 수 있는 최소 근력과 현재 근력의 차이가 ‘예비능’이다.
뇌도 마찬가지이다. 평생을 다양한 방법으로 몸과 머리를 사용하면서 인지 능력을 잘 관리하면 ‘인지 예비능’이 비교적 높아진다.
이렇게 여분이 많은 상황에서는 뇌의 구조적 고장이 누적되는 상황이 오더라도 인지 기능 자체는 일상생활을 수행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어서 치매를 앓지 않을 수 있다.
그래서 ’뇌의 통장 전액‘을 풍부하게 만들어 놓으면 노화나 질병으로 안타깝게 뇌에 병적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삶의 질을 지킬 수가 있다.
많은 연구가 평생 뇌를 어떻게 사용해왔는지가 치매 발병과 뇌의 구조 변화에도 영향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지도와 주소를 외워야 하는 런던 택시 기사들의 하마가 버스 기사와 비교할 때 커져있음을 밝힌 연구는 유명하다.
복잡하고 어려운, 인지적으로 부담이 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연구 결과다.
사람을 관리하고 상담하는 고객 접대 일 등 사람을 상대하는 직업과 정보를 수집-분류-분석하는 머리가 고생하는
직업군이 난이도가 적은 직종보다 치메 발생률이 평균 22%포인트 낮았다.
치매 발생과 관련된 여러 연구를 종합해 볼 때, ‘인지 예비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활동으로는
신체활동과 인지 활동, 사회 활동을 꼽을 수 있다.
복잡하고 정신적으로 부담이 되며 불편함을 느낄 수 있는 인지적 과제를 꾸준히 수행하면 인지기능이 계선될 수 있다.
이런 연구에서 몸을 쓰는 운동의 효과가 머리를 쓰는 인지적 활동의 효과와 비슷하다는 것이 재미있는데,
댄스와 같이 머리도 쓰고 몸도 쓰는 활동은 특히 효과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70~80대에도 아주 젊은 뇌를 가지고 있는 ‘슈퍼 에이지(아주 건강하게 늙은 사람들)들을 연구한 에밀리 로갈스키(Emily
Rogalski) 교수에 따르면 느리게 나이가 드는 뇌를 가진 이들은 역시 신체활동과 인지활동, 사회활동에 적극적이었다.
머리를 힘들여 더 쓰면 쓸수록 인식 기능이 좋아지고, 그 결과 더 많이 머리를 쓰게 되면 머리는 더 많은 좋은 자극을 받고
신경 사이에는 새로운 연결이 생겨난다. 이러한 원리는 근육과 똑같다.
계단 오르기는 처음에는 힘이 많이 든다. 하지만 근력이 좋아지면 점점 더 가뿐하게 계단을 오를 수 있고, 운동량은
더 많아지며, 근력은 더 좋아지는 선순환이 생긴다.
쓰지 않으면 기능을 잃고 그렇게 기능을 많이 잃으면 삶도 잃는다.
이처럼 ’인지 예비능‘이라는 관점에서도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살아갈 우리는 평생 공부하고, 평생 일하며,
동시에 늘 은퇴한 것과 비슷한 삶을 만들어 가야할 가능성이 높다.
정규 교육 이후 한 가지 직업을 유지하며 일정 시기가 되면 은퇴하여 휴식으로 노후를 보내는 과거의 생애 주기가
이제는 잘 작동하지 않을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기술 혁신으로 일자리가 사라지며 또 새로이 생겨나는 과정에서 나의 주소득원도 계속 바뀐다.
새로운 세상의 기술에 적응 하려면 평생 공부를 이어 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 사회는 노년기 경제활동을 빈곤의 결과로 이해하던 과거의 시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평생 공부하고 일 하는 것은 치매 예방책이고, 노쇠 예방책이 되기 때문이다.
아주 작은 일이나 봉사활동이라도 좋다. 집에서 나와 어딘가로 향해야 하고(신체활동),
직무를 수행해야 하며(인지활동), 사람을 상대(사회활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
-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의사의 칼럼을 줄여서 옮겼음 -
- 홍성용님 카톡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