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 기간에도 프로축구는 계속된다. 연휴 마지막 날인 14일 전국 6개 구장에서 프로축구가 일제히 벌어진다.
이날부터 주말의 경기 시간도 오후 3시로 환원된다. 그동안 한여름 무더위를 피해 주말 야간경기를 실시했지만 찬바람이 불면서 주말 낮경기가 재개되는 것이다.
따라서 다른 프로 스포츠도 마찬가지겠지만 프로축구 선수들에게 추석 연휴의 달콤함은 없다. 대부분의 팀들이 추석명절인 11일 하루 정도 휴식한 뒤 다들 주말 경기에 대비한 훈련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대적인 귀경 시기인 14일 경기가 열리는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아무래도 많은 팬이 축구장을 찾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선두 성남의 브레이크 없는 독주도 전체 흥행에는 부정적인 결과를 낳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던 올 시즌 프로축구의 우승판도가 2위 울산의 침체로 다소 싱거워졌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승부의 세계에서 성남이 살살 하기를 바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나마 지난 7일 성남이 비로 경기를 하지 못한 사이 2위 울산이 대전을 상대로 승리를 보태 성남과의 승점 차를 다시 7점으로 좁힌 것은 주말 경기에 대한 관심을 다시 끌어올릴 만하다. 이제 관심은 누가 고삐 풀린 성남의 독주에 제동을 거느냐다.
성남은 지난주 말 안양전이 비로 연기된 것이 내심 다행스런 눈치다.
최근 주전들의 잇따른 부상 속에 근근이 버텨오던 끝에 이성남마저 갈비뼈 함몰로 경기출장이 어려워 연승가도의 가장 큰 고비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성남은 앞으로 1주일 동안 충분한 재충전을 통해 오는 주말 전남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그러나 전남은 올 시즌 성남의 4패 가운데 1패를 안기는 등 두 차례 대결에서 1승1무로 성남에 유일하게 우위를 보이고 있는 팀이다.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프로축구가 3라운드 막판으로 진입하면서 또 하나의 관심사는 94년 LG 윤상철이 기록한 역대 정규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골(21골)의 경신 여부다. 7일 현재 울산현대의 도도가 시즌 19호를 기록해 바야흐로 시즌 20득점 고지의 문턱에 다다랐다. 9년 만에 20득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이다. 94년 윤상철 이후 정규리그 한 시즌 개인 최다골은 96년 신태용(당시 천안일화), 99년 샤샤(당시 수원삼성)가 기록한 18골이다.
도도뿐만 아니라 전북의 마그노가 18골, 김도훈도 17호골을 기록하는 등 올해는 무더기로 20득점 고지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의 득점왕 경쟁과 개인 최다골 경신여부는 출범 20년을 맞은 한국프로축구를 흥분시킬 호재임에 틀림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