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상 속 신체 부위별 변화로 알수있는 ‘건강 상태’
손톱이 얇거나 갈라질 땐 단백질·철분 보충을
- 혀
테두리가 울퉁불퉁땐 ‘피곤’
한쪽으로 쏠리면 중풍 의심
- 손톱
불투명한 흰색일땐 간 질환
지나치게 붉을땐 심근경색
- 대변
시큼한 냄새 나면 소화불량
비린내가 심할땐 대장 출혈
건강검진이 활성화되면서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정확히 점검할 수 있는 시대가 왔는데도 정신없이 삶이 바쁜 현대인들은 검진기관을 제때 찾기가 쉽지 않다. 이때 일상생활에서 잠시 틈을 내 우리 몸의 건강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예로부터 조상들은 혀를 보고 몸의 이상 여부를 판단했으며, 대변 상태, 혹은 손톱 모양을 보고서도 이상을 감지해왔다. 몸에 이상이 나타나면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신호가 오기 때문이다. 한의사는 물론 의사들도 신빙성을 가지고 접근하는 방식이다. 매일 아침 세수할 때 혀를 한 번씩 관찰하고, 손톱 모양이나 대변 상태를 점검해보자. 평상시와 다른 이상함이 감지되면 그때는 병원을 찾아 정확한 검진을 받아야 한다.
◇울퉁불퉁한 혀는 휴식 필요 = 한의학에서는 혀를 보고 몸의 이상 여부를 판단하는 방법을 ‘설진’(舌診)으로 명명하고 있다. 가장 좋은 상태는 혀가 붉고 적당히 젖어 있을 때다. 문상돈 햇살고운한의원 원장은 5일 “만일 혓바닥이 갈라지면 영양분이 부족하고 허하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산수유나 구기자, 더덕 등 양분을 보충하는 약재를 달여 먹는 게 좋다. 혀에서 푸른빛이 돌 경우 몸이 냉하다는 신호로 쑥이나 당귀, 천궁 등이 도움이 된다. 혀가 창백하면서 유리같이 반질거리면 빈혈이 있다는 의미다. 이럴 땐 인삼, 황기, 감초 등으로 원기를 보충해줘야 한다. 백태가 두껍게 낀 혀는 약해진 위장 기능을 뜻하므로 소식을 해야 한다. 식사할 때는 꼭꼭 씹어 먹어야 하며, 생강을 끓여 꾸준하게 복용하면 좋다. 누런 설태가 낀 혀는 탈수, 폭음, 항생제 복용을 의심해볼 수 있다. 충분한 수분 섭취는 물론 음주 자제가 필요하다. 혀 테두리가 이빨 자국으로 울퉁불퉁하면 몸이 많이 피곤하거나 잘 붓는다는 신호다. 이때는 휴식이 필요하다. 만일 혀가 한쪽으로 쏠려 있다면 중풍이 의심되거나, 안면마비의 전조증일 수 있으므로 의료기관에 빨리 가야 한다. 혀가 정상에 비해 붉은 경우는 몸에 열이 많다는 증거인데 만성적이라면 소모성 질환일 수 있으니 역시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연분홍 손톱 유지해야 = 너비 1㎝, 높이 1.5~2㎝의 손톱만 봐도 우리 몸의 건강상태를 파악할 수 있다. 피부의 일부인 손톱은 하루에 0.1㎜ 정도 자라는데 영양이 부족한 경우, 갑상선 기능이 떨어진 사람이나 노인은 성장이 둔화된다. 차병원에 따르면 건강한 손톱은 연한 분홍빛이 돌고, 손톱 뿌리에 흰색 반달이 또렷하게 나타난다. 손톱 표면이 매끈하고 갈라지거나 찢어지지 않고 단단해야 한다. 손톱이 투명한 흰색을 띤다면 빈혈일 가능성이 높다.
오른손 엄지손가락으로 왼손 엄지 손톱 부분을 꾹 눌렀다 떼어 냈을 때 1~2초 내에 손톱의 혈색이 돌아오지 않으면 모세혈관에 피가 즉시 공급되지 않는다는 신호다. 손톱이 불투명한 흰색일 경우 간 질환을 의심해보자. 간 기능이 좋지 않으면 혈액 내 헤모글로빈 성분이 부족해 손톱이 희게 보인다. 손톱이 지나치게 붉다면 고혈압이나 중풍, 심근경색 등 혈관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순환이 잘 안 되는 것이 손톱 밑에 있는 모세혈관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손톱 무늬도 점검해야 한다. 손톱 중간에 흰색 반점이 있으면 아연이 결핍됐을 수 있으니 보충이 필요하다. 손톱에 검은 세로줄이 생겼다면 피부 속 멜라닌 세포가 변형돼 생긴 흑색종(피부암의 일종)일 수 있으므로 피부과를 찾아야 한다. 너무 얇거나 자주 갈라지는 손톱은 단백질이나 철분 등의 영양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너무 두꺼운 손톱은 무좀이나 건선 때문일 수 있다.
◇변 모양과 색깔 점검 = 변 모양부터 확인하자. 변은 소시지 모양이거나, 말랑말랑한 뱀 모양이 가장 정상적인 상태다. 토끼 똥처럼 작거나 울퉁불퉁한 변은 변비 상태이므로 식사량과 수분 섭취량을 늘려야 한다. 운동으로 변비를 해결할 수 있다. 그래도 변비가 개선되지 않으면 다른 질환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봐야 한다. 덩어리 변이나 죽처럼 찐득찐득한 변, 물만 나오는 설사는 동반 증상을 확인해보자. 이런 변과 함께 복통이 있고, 고열이 나거나 이틀 이상 설사가 계속되면 병원에 가야 한다. 변에서 시큼한 냄새가 날 경우 위산 과다로 인해 산 성분이 섞여 나오는 것이므로 소화불량을 의심할 수 있다. 비린내가 나는 변은 대장에 출혈이 있기 때문이다. 썩는 냄새가 난다면 대장 조직이 부패하는 대장암일 수 있으니 병원에 갈 필요가 있다.
색깔도 살펴보자. 황금색이 정상이라는 사실은 다 알고 있겠지만, 변이 흑색이면 식도·위·십이지장(상부 소화기관)의 출혈을 의심할 수 있다. 혈액이 위를 통과할 때 위산과 반응해 검게 변하면서 변 색깔까지 검게 만들기 때문이다. 만일 붉은 변을 봤을 때는 하부 위장관(대장·직장)의 출혈이 의심된다. 선홍색 피가 변에 묻어 나올 때는 항문 주변 출혈로 치질을 의심할 수 있다. 초록색 변은 담즙 분해 능력이 떨어지거나 설사가 심해 담즙이 그대로 배출되는 경우다. 소화불량이 심해도 나타난다. 흰색에 가까운 변은 지방간이나 간염, 심할 경우에는 췌장암도 의심되므로 검진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