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람 조종명 선생께
여기 글 몇 번이나 읽었습니다.
지리산 안 장당골 움막을 기억합니다.
그곳이 '전나무지이' 입니까?
고산평지 위 물가림에 있는 약초막도 기억합니다.
이렇게 지리산 장당골 움막에 여름방학이면 공부하러 책과 음식 보따리
짊어지고 들어갔지요.
한번은 물가림 약초막에서 공부하고 있는데 대포 사람들에게 들켰습니다.
밤이면 진주의 전기불이 보이는 써래봉 아래입니다. 불법 제기를 운반하러
온 사람들이었습니다, 그 분들 모두가 저를 목격하였지요.
"이 무서운 산중에 혼자 공부하는 사람...."
그중에는 제 친구도 있었습니다.
그것을 기억하고 계십니까. 기억력이 대단하십니다. 저는 어떨 때는 그 때를
기억에 올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월람 선생, 세월이 많이 흘러 30년이 지나 옛동료들이 문교부 편수국장 시절을
상기하여 '자랑스런 편수인 상'을 주시니 한편 반갑고 다른 한편 두려운 생각도 났습니다.
상이라면 안좋아 할 사람이 있겠습니까마는 이 나이에 그것을 받아 어떤 보답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집사람은 대한주부클럽연합회에서는 일년에 여성 한 분을 선정하여 신사임당에
추대하는 행사를 갖는데 이 신사임당에 집사람이 선정되는 영광을 입으니 한편 고마우면서
다른 한편 은혜를 어떻게 갚을 것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집사람의 경우 5월17일 2:00에 서울 남산 한옥마을에서 추대식을 갖습니다. 집사람은
그 추대식 준비에 바쁩니다. 나도 그 프로그램에 '부군의 인사'가 있어 참석하여 이야기를
해야 하는 입장에 있습니다.
월람 선생, 축하 인사의 메일 고맙습니다. 많은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내용 여러 번 읽었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덕문회 모임이 있었습니다. 경과를 보고 하고 사업추진에 관한 제안도 있었습니다.
항상 덕문회에 관심을 가져주셔서 그 고마움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자세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생길 것입니다.
건강과 편안을 빕니다.
2012 5 13 정태범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