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 미국에서 2025년 시작된 새로운 돼지고기 소비 캠페인은 “저지방·백색육” 중심의 기능적 설득에서 “맛·문화·간편성” 중심의 생활 친화적 경험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그 배경에는 젊은 세대에서의 돼지고기에 대한 관심저하, 조리 안전성 우려, 영양·윤리 이슈, 그리고 육류 카테고리 전반의 소비기반 축소 위험이 감지되었고, 이에 대응해 NPB(National Pork Boar, 미국 돼지고기 위원회)는 2025년부터 전국 단위 리브랜딩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모델의 강점은 단지 “광고를 대대적으로 한다”가 아니라, 공식 예산공개, 경제성 평가, 리테일 미디어 실험, 분야별 메시지 분화를 결합한 다면적 운영과 성과분석 체계에 있다. 반면 한국의 한돈 캠페인은 할인행사, CSR, 국산 제품, 냉장육 품질을 강하게 강조하지만, 장기 브랜드 지표와 캠페인을 통해 늘어난 직접적 매출 증가분을 연결해 측정하는 구조는 상대적으로 약하다. 또한 향후 전략은 “행사형 소비촉진”을 “상시형 수요운영 체계”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1. 순항 중인 미국 돼지고기 캠페인 : “Taste What Pork Can Do™”
(돼지고기가 선사하는 특별한 맛)
(1) 캠페인 전략전환 : ‘기능’에서 ‘경험’으로
미국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문제를 단순한 “돼지고기 소비 부진”이 아니라 “젊은 세대의 소비경험 맥락상실”로 재정의했기 때문이다. NPB의 2024년 Consumer Connect 연구는 베이비붐 세대 소비자가 이탈하는 속도를 밀레니얼, Z세대 유입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으며, 이 추세가 지속되면 향후 10년 동안 연간 1인당 소비가 2.2파운드 감소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같은 자료에서 밀레니얼의 46%는 신선 돼지고기를 “특별히 허용되는 기름진 고기(indulgent)”라고 인식했고, 57%는 덜 익힌 돼지고기의 식중독 위험을 우려했다. 이는 단순한 캠페인 소재나 내용의 문제가 아니라, 돼지고기 소비에 대한 진입 장벽이 맛, 건강, 편의, 안전 인식 전반에 걸쳐 형성돼 있음을 뜻한다.
공급 측면만 보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미국 농무부 산하 ERS는 2024년 미국 1인당 돼지고기 공급량을 49.9파운드, 2026년을 50.9파운드로 전망했고, 2026년 총 상업용 돼지고기 생산량은 279억7,500만 파운드로 예상했다. 즉 공급은 충분한데 국내 수요의 질적 구조, 즉 누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먹는가? 하는 것이 브랜드의 핵심 과제가 된 것이다. 최근 미국 캠페인의 진짜 목표는 시장 전체의 절대량 확대보다도 “돼지고기를 다시 일상적이고, 식문화적으로 매력적인 고기로 복귀시키는 일”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
미국 돼지고기 산업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1인당 소비량의 장기적 정체였다. 지난 50년간 미국의 인당 돼지고기 소비량은 약 50파운드(소매 중량 기준) 수준에서 머물렀으며, 이는 연간 100파운드를 넘어선 닭고기나 60파운드 이상의 소고기보다 성장세가 둔화한 모습이었다. 특히 젊은 세대인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는 돼지고기를 요리하기 어렵고 맛이 단조로운 육류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었다.
이에 NPB는 2025~2028 전략 계획을 수립하고, ‘산업 중심의 특징 강조’에서 ‘소비자 중심의 가치 전달’로 마케팅의 축을 옮겼다. “Taste What Pork Can Do™” 캠페인은 돼지고기가 가진 기능적 측면(저지방)보다는 돼지고기가 식탁에서 선사할 수 있는 미식적 경험에 집중한다. 이는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돼지고기가 소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식사 상황에 어떻게 완벽하게 부합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브랜드 리포지셔닝 전략이다.
(2) 주요 성과 및 시장의 반응
2025년 5월 캠페인 런칭 이후 초기 성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2025년 6월 기준 미국 내 돼지고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증가했으며, 생산자 수익성 또한 10월까지 최고의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성공의 요인을 ‘데이터 기반의 세분화’에서 찾는다. NPB는 소비자들을 7개 세그먼트로 분류하고, 그중에서도 ‘단백질 중심의 식습관을 가진 육식주의자(Confident Meat Eaters)’와 ‘새로운 맛을 찾는 요리모험가(Culinary Adventurers)’를 집중 공략했다. 또한 소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여 알 파스토르(al pastor)나 카르니타스(carnitas)와 같은 트렌디한 글로벌 요리를 소개하며 돼지고기의 ‘쿨(Cool)’한 이미지를 구축했다.
2. 전문가의 성공 가능성 분석 및 비판적 시각
산업 분석가들은 이번 캠페인이 장기적인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마케팅뿐만 아니라 산업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뱅크(CoBank)의 수석 동물 단백질 경제학자 브라이언 어니스트(Brian Earnest)는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새롭게 상상하게(Reimagine)’ 하려면 육종 유전학부터 개선하여 소고기의 티본이나 등심에 버금가는 풍미와 지방 함량을 갖춘 프리미엄 컷을 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 효율성에만 치중했던 과거의 육종 방식에서 벗어나 맛 중심의 유전적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유통단계에서의 혁신도 필수적이다. 매장에서 단순히 원료육을 진열하는 방식이 아니라, 완성된 요리의 레시피와 필요 식재료를 함께 큐레이션하여 판매하는 방식이 젊은 소비자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NPB는 이를 위해 소매업체들과 협력하여 매장 내 마케팅을 위해 디지털 배너 및 영상 콘텐츠를 지원하고 있다.
3. 과거 미국 돼지고기 캠페인의 역사와 교훈
(1) “Pork : The Other White Meat”(1987~2011) : ‘또 다른 백색육’ 캠페인
미국 돼지고기 마케팅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캠페인은 1987년 론칭한 “The Other White Meat”이다. 당시 미국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빨간 고기(Red meat)와 지방에 대한 거부감이 컸고, 돼지고기는 ‘기름진 고기’라는 인식이 강했다. NPB의 전신인 전미돼지생산자협의회(NPPC)는 돼지고기가 닭가슴살만큼 건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이 슬로건을 도입했다.
(2) “Pork : Be Inspired”(2011~2024) : ‘돼지고기, 영감을 얻다’ 캠페인
2011년 NPB는 30년 가까이 이어온 슬로건을 은퇴시키고 “Be Inspired”를 런칭했다. 이는 더 이상 닭고기와 비교하지 않고 돼지고기 그 자체의 매력을 발굴하겠다는 의지였다.
4. 미국 돼지고기 캠페인에서 한돈산업이 배우고 취할 점
미국의 돼지고기 마케팅은 흥미로운 진화를 거쳐왔다. 한때 Pork. The Other White Meat(돼지고기, 또 다른 백색육)은 돼지고기를 ‘건강한 대체육’으로 포지셔닝하며 큰 성공을 거뒀고, 이후 Pork. Be Inspired는 요리 아이디어 중심으로 소비를 자극했다.
그러나 최근 등장한 Taste What Pork Can Do(돼지고기가 선사하는 특별한 맛)는 이 흐름을 다시 뒤집는다. 더 이상 돼지고기를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직접 느껴보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슬로건의 변화가 아니라 문제정의의 전환이다. 미국은 돼지고기 소비감소를 ‘수요부족’이 아니라 ‘젊은 세대와의 관련성 상실’로 본 것이다. 이 관점은 한돈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지금의 문제는 소비량이 아니라 ‘선택의 이유가 사라진 것’이다. 익숙한 삼겹살은 여전히 있지만 소비자의 삶 속에서 의미는 흐려졌다. 그렇다면 돌파구는 무엇인가? 답은 명확하다. 무엇을 더 팔 것인가가 아니라 어떻게 다시 연결할 것인가다.
첫 번째는 돼지고기를 ‘재료’에서 ‘경험’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소비자는 이제는 고기를 사지 않는다. 상황을 산다. 혼술, 홈파티, 다이어트, 캠핑 같은 라이프 스타일 속에서 한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설계해야 한다. “1인 바비큐 키트”, “저지방 단백질 플레이트”, “불맛 캠핑 세트”처럼 상황 중심의 상품은 소비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두 번째는 ‘감각의 재정의’다. Taste What Pork Can Do가 보여주듯, 이제는 설명이 아니라 경험이다. 한돈 역시 ‘부드럽다, 고소하다’는 언어를 넘어 ‘소리, 식감, 분위기’를 팔아야 한다. 지글거리는 소리, 바삭한 식감, 불향의 순간을 콘텐츠화하고 브랜드화해야 한다. 이는 감각 중심의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드는 작업이다. 미각의 청각화와 시각화를 통해 맛의 감각을 교차하여 편집하고 입체적으로 재정의해야 한다.
세 번째는 ‘가격에서 가치로의 이동’이다. 여기서 중요한 힌트는 다른 식품 카테고리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SPAM은 단순한 통조림 햄을 넘어 부대찌개, 하와이안 무스비, 스팸김치 볶음밥, 스팸마요덮밥 등 다양한 요리 경험으로 확장되며 새로운 가치를 만들었고 재해석을 거쳐 시장을 넓혔다. 이처럼 같은 재료라도 ‘어떻게 먹는가’를 바꾸면 가격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
여기서 전략은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 향후 전략은 “행사형 소비촉진”을 “상시형 수요운영 체계”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특정 시점에 할인과 이벤트로 수요를 끌어올리는 방식은 일시적 반응만 만든다. 대신 일상 속 다양한 상황과 접점을 설계해 소비가 자연스럽게 반복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캠페인이 아니라 시스템, 이벤트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한돈 소비의 진짜 돌파구는 바로 여기에 있다. 소비를 자극하는 것이 아니라, 소비가 지속해서 발생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가 다시 설계해야 할 방향이다.
출처: 축산정보뉴스
(사)한국수입육협회 http://www.korm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