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QM6의 2021년형 모델을 시승했다. 이미 1년여 전에 부분 변경 모델이 등장했는데 또다시 내외장을 일신한 연식 변경 모델을 내놓았다. 1년여 전에는 LPG 파워트레인을 추가하고 가솔린 모델에 고급 사양인 프리미에르 트림을 추가했었다. 이번에는 앞 얼굴에 적지 않은 변화를 준 이미지 쇄신과 질감의 향상이 포인트다. SUV의 춘추 전국시대에 통상적인 업데이트로는 경쟁에서 뒤질 수 있다는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 QM6 LPe의 시승 느낌을 적는다.
글/채영석(글로벌오토뉴스 국장)
여전히 소통은 마케팅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상황에 따라 사용자들의 니즈를 분석하고 그에 대응하는 자세는 시대를 불문하고 상품성 이상의 효과를 발휘한다.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제품이 곧 마케팅이라고 하는 명제가 말해주듯이 발 빠른 업데이트다.
특히 SUV 춘추전국시대에는 차별화도 중요하지만,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제시해야 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 대량 4~6년 만의 풀 모델체인지와 그 중간에 한 번 부분 변경 모델을 내놓았던 수년 전의 패턴이 오늘날은 정확히 지켜지지는 않고 있다.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를 바꿀 때는 보통 디자인에 대한 평가가 좋지 않았을 때 외에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었지만, 오늘날은 매년 변화를 주는 예도 등장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의 모델들가 기아 K9 등이 좋은 예인데 오늘 시승하는 르노삼성의 QM6도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통해 시장과 소통하는 자세를 보인다.
물론 평가하는 입장에서는 그다지 크게 와 닿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제조자 입장에서는 그만큼의 추가 비용이 든다. 제품 개발에 대한 비용뿐 아니라 마케팅 비용까지 더해져 만만치 않은 부담이다. 그런데도 이런 시도를 하는 것은 그만큼 해당 모델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전통적인 의미의 자동차라는 상품성은 사실 더 이상의 진화가 있을까 할 정도로 높아져 있다. 하드웨어의 발전은 한계에 다다랐으며 소프트웨어 장비로 바뀌고 있지만 당장에는 그것만으로 우위를 내 세우기에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이 시대 등장하는 모델들에 대한 사용자들의 반응은 새로운 것보다는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에 비중을 두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오랜 시간에 걸쳐 입증됐다는 것을 전제로 모델보다는 브랜드의 가치에 대한 평가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어쨌거나 르노삼성은 전체 볼륨이 크지 않은 입장에서 주력 세그먼트의 대표 모델로 대결해야 하는 처지에 있다. 그래서 르노삼성은 처음부터 내 세운 ‘Different’라는 슬로건이 니치 브랜드의 입장에서는 적절했다고 알 수 있다. 차별화를 통해 시장에서의 약세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차별화는 제품의 차별화는 물론이고 마케팅의 차별화까지 다양하다. 그 Different가 제대로 먹힌 것이 QM3였고 SM6도 나름대로 효과를 봤다. 그리고 지금은 브랜드 내 볼륨 모델인 QM6를 통해 충성도를 끌어 올리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전 시승기에서도 언급했지만, 르노삼성 브랜드에서 QM6의 선전은 의외라고 할만하다. 그 배경에는 ‘기존의 틀을 깬다.’라고 하는 캐치프레이즈가 있다. 지금 시장은 혼돈의 연속이다. 누구도 정확히 미래의 트렌드를 예측하지 못한다. 그저 나타나는 상황과 판매 대수만 보고 그것을 주제로 평가하고 있을 뿐이다. 메가 트랜드 속에 마이크로 트렌드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SUV에 관한 것도 마찬가지이다. 크게는 SUV가 대세인 것은 분명하지만 더 정확히는 세분화가 핵심이다. 소비자들은 ‘좋은 것’보다는 ‘다른 것’을 찾고 있다. 앞으로 이런 다양화의 트렌드는 더욱 강화될 것이다.
Exterior & Interior
강한 직선이 많은 시대에 QM6의 스타일링 익스테리어는 라운드화가 주제다. SM6도 그렇지만 균형 잡힌 프로포션을 바탕으로 안정감 있는 자세를 표방하고 있다. 이번 부분 변경에서는 퀀텀 윙이라고 하는 새로운 라디에이터 그릴을 채용한 것이 포인트다. 그릴 안의 패턴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이미지는 달라진다. 오늘날은 그릴과 헤드램프의 조화를 통해 다양하고 풍성한 앞 얼굴들을 만들어 내고 있다. 특히 LED헤드램프는 디자인의 자유도를 아주 완벽히 높여주고 있다. 그릴 하단에 QM6라는 로고를 삽입한 것도 눈에 띈다. LPe에도 상위 트림인 프리미에르를 추가해 QM6 로고 부분에 Premier가 표기된다.
뒤쪽에서는 풀 LED 리어 콤비내이션 램프와 SM6에 먼저 채용했던 다이나믹 턴 시그널 램프를 채용한 것도 달라진 부분이다. 비상등에서는 그냥 깜박이지만, 방향지시등을 켜면 바깥쪽으로 흐르는 듯이 점등된다. 비치 새로운 크롬이라고 하는 시대의 조류를 반영하고 있다. 헤드램프와 방향지시등은 도로의 다른 사용자들과의 소통의 도구로도 사용되고 있다. 그 내용도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인테리어에서는 1년 전 부분 변경에서는 디자인의 변화보다는 기능의 업그레이드에 비중을 둔 데 비해 이번에는 질감의 향상을 추구했다. 브라운 가죽시트가 적용됐으며 센터 스택 좌우의 프레임에도 시트와 같은 컬러의 트림처리를 한 것도 눈에 띈다. 룸미러에 프레임이 없는 것도 보인다. 거울 면적을 높여 주는 기능성에 더해 디자인 측면에서의 효과도 노린 디테일이다.
처음에는 생경했던 센터패시아의 세로 8.7인치 풀 스크린 S-Link도 이제는 많은 모델에 채용되어 있어 익숙해졌다. 애플 카플레이, 안드로이드 오토 등 커넥티비티 기능을 강화했다. 국내 처음으로 도입했던 운전자별 프로파일링 기능은 데뷔 당시 많은 시선을 끌었는데 실제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직 피드백되지 않고 있다. 라디오를 듣다가 파워를 끄면 내비게이션 화면도 같이 사라지는 것은 여전히 달라지지 않았다. 내비게이션을 그대로 사용하고 라디오를 끄려면 볼륨을 최저로 낮추어야 한다. 스마트폰 무선 충전 기능은 아직 없다.
트렁크 플로어 아래에 가솔린 모델은 수납공간이 있지만 시승차인 LPG모델에는 그 자리에 LPG 탱크가 있다. 도넛(Donut)이라고 명명된 환형 탱크로 인해 플로어가 조금 높다. 그래도 LPG 탱크가 없는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상당히 다르다. 거부감이 없어졌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고려해 탱크의 재질 경도를 높이고 가벼운 강판을 사용해 탱크의 두께를 15% 늘렸다. 탱크 무게는 10% 저감됐다. 기존의 밸브 모듈 대신 일체형 멀티 벨트 시스템을 채용한 것도 변화다. 일반적인 LPG 탱크 대비 40%, 가솔린 차량의 85% 수준까지 트렁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또한 ‘도넛 탱크’로 차체 무게 중심을 낮춘 것도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후방 추돌 시 탱크가 시트 아래쪽으로 밀려 들어가도록 설계됐다. 2020년 9월에 LPG 도넛탱크(DONUT®) 고정기술 특허를 취득한 것도 새로운 소식이다.
Powertrain & Impression
엔진은 1,998cc 직렬 4기통 LPG로 최고출력 140ps/6,000rpm, 최대토크 19.7kgm/3,700rpm을 발휘한다. SM6에 탑재된 것과 같은 엔진이다. 성능 수치는 가솔린 모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변속기는 모든 모델에 무단변속기인 자트코제 Xtronic이 조합된다. 7단 수동 모드가 있다. 무단변속기이지만 자동 변속기의 감각을 주는 다이나믹 시프트를 적용한 것이다. 구동방식은 앞바퀴 굴림 방식. 처음 데뷔 당시에는 4WD 버전도 있었으나 이번에는 가솔린 버전에도 제원표상에 4WD 모델이 보이지 않는다.
우선은 기어비 점검 순서. 100km/h에서의 엔진회전은 1,600rpm 부근. 레드존은 6,000rpm부터.
정지 상태에서 풀 가속을 하면 6,000rpm 부근에서 시프트 업 느낌이 있다. 60km/h에서 2단, 85km/km/h에서 3단, 110km/h에서 4단으로 변속이 진행된다. 이 느낌은 가속 페달을 50% 이상 밟았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그냥 부드럽게 가속을 하면 시프트 업 포인트 없이 가속된다.
가속시 파워감에서 가솔린 모델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저중속에서는 물론이고 고속 영역에서도 특별히 주춤거리거나 하지는 않는다. 물론 그동안 디젤 엔진의 두터운 토크감이나 직분사 터보차저에 익숙한 사용자들이라면 조금은 답답하게 느낄 수 있다. 특히나 약 140kg 더 가벼운 SM6와 비교하면 출력 대비 중량이 11.5kg/ps로 조금은 무거운 편이기는 하다.
그보다는 의도적으로 회전을 높이고 속도계의 바늘을 끌어 올린 상태에서 달려도 연비 수치는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점이 우선 다가온다. 제원표상에 19인치 타이어의 경우 복합 연비가 8.6km/리터로 나와 있는데 한 시간 이상을 고속으로 달린 후에 수치는 8.3km/리터. LPG가 가솔린이나 디젤보다 연비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지만 시승 주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다.
서스펜션은 앞 맥퍼슨 스트럿, 뒤 멀티 링크. 댐핑 스트로크는 SM6보다는 약간 짧은 편이다. 그만큼 승차감은 부드럽다. 노면의 요철은 대부분 흡수하는 편이다. SM6에서도 그랬지만 도넛 탱크로 인한 거동의 변화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날 모노코크 플랫폼을 베이스로 하는 대부분의 SUV이 그렇듯이 무게 중심과 높아 거동이 부자연스럽다거나 하지 않는다.
록 투 록 3.0회전의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한 핸들링 특성은 언더 스티어.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의도적으로 과격한 코너링을 시도하면 미세하지만, 구심력이 느껴진다. 그래도 자체 뒤쪽이 미끄러지거나 하지는 않는다.
SM6가 그렇듯이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시하는 패밀리카의 전형이다. 가솔린 모델에서 보여 주었던 실용 영역에서 부족함이 없다.
오늘날 화두인 ADAS 장비 중 ACC와 차선 이탈방지장치 기능은 없다. 옵션으로라도 설정하는 것이 대세인데 르노삼성은 SM6도 QM6도 아직은 본격적으로 채용하지는 않고 있다. 자동 긴급 제동장치와 전방 충돌경보 시스템, 차선 이탈 경보 시스템, 오토매틱 하이빔 등이 드라이빙 어시스트 패키지로 설정되어 있다.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당장에 이정도의 안전장비로도 충분하다. 당장에 사용하지 않는 장비를 채용해 차 가격을 올리는 것보다는 가성비 높은 제품을 공급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르노삼성 QM6는 2016년 데뷔 이래 15만 413대가 팔렸다. 그중 2019년에 추가된 LPe 모델이 4만 8,537대로 1/3에 달했다. 2020년에는 LPe 모델만 2만 7,811대로 전체 판매의 59%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LPG차 판매 1위의 기록이다. 라인업이 많지 않은 니치 브랜드답게 선택과 집중이라는 전략을 취하고 있는 듯하다. SUV가 대세인 시대에 차박을 꿈꾸는 많은 보통 사람들을 위해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주요제원 르노삼성 QM6 LPe
크기
전장×전폭×전고 : 4,675×1,845×1,670mm.
휠 베이스 : 2,705mm
트레드 앞/뒤 : 1,595/1,590mm
차량 중량 : 1,610kg
최저 지상고 : ---mm
엔진
형식 : 1,998cc 직렬 4기통 DOHC LPG
최고출력 : 140ps/6,000rom
최대토크 19.7kgm/3,700rpm
보어×스트로크 : ---mm
압축비 : ---
연료탱크 용량 : 75리터
트랜스미션
트랜스미션 : CVT
기어비/ : -----
최종 감속비 : -----
섀시
서스펜션 : 앞/뒤 맥퍼슨 스트럿/멀티 링크
브레이크 : 앞/뒤 V 디스크/V. 디스크
스티어링 : 랙& 피니언
타이어 앞/뒤: 225 /55R19
구동방식 : 앞바퀴 굴림방식
성능
0-100km/h : ---
최고속도 : ---km/h
최소회전반경 : ---
연비: 복합 8.km/리터(도심 7.7km/리터// 고속도로 10.1km/리터 : 19인치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 : 153g/km
트렁크 용량 : --- 리터
시판 가격
SE : 2,435만원
LE : 2,592만원
RE : 2,833만원
RE 시그니처 : 3,000만원
프리미에르 : 3,245만원(개소세 3.5%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