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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ll>우리는 남편이나 부인 노릇을 하거나 자식들을 낳고 키우기 위해 세상에 온 것도 아니다. 모든 사람은 우주의 도(道)를 얻는 공부를 하기 위하여 이 세상에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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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여(喪輿)의 네 귀퉁이에 새가 조각되어 있는데 이것을 난새라고 한다. 난새를 난붕(鸞鵬)이라고 한다. 난(鸞)은 수컷이고 붕(鵬)은 암컷을 가리킨다. 봉황(鳳凰)은 봉(鳳)은 암컷이고 황(凰)은 수컷이다.
새가 하늘을 꿰뚫고 힘차게 날아오르려면 반드시 날개의 힘을 빌려야 한다. 기운으로 날개를 만들어 몸에 입어야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 기운을 얻는 것은 날개를 입는 것이다. 기운은 솜털처럼 가벼운 것이므로 흩어지기 쉽다. 깃털이 갓 돋아나기 시작한 새끼 새는 날갯짓을 헤아릴 수 없이 반복하여 기운을 모아야 마침내 땅을 박차고 하늘로 날아오를 수 있다.
난붕(鸞鵬)이 하늘을 꿰뚫어 날아오르려면 날개의 힘을 빌려야 한다. 하물며 사람으로 태어나서 난새나 붕새만도 못하게 살아서야 되겠는가?
새는 태어나서 만 년 동안 하늘과 땅을 오고 가면서 천국과 지옥의 소식을 알리면서 스스로 다음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면 도를 깨닫고 바르게 살겠다고 10만 번을 다짐을 하지만 이 세상에 사람으로 오는 한 순간에 모든 것을 까맣게 잊어버린다. 이 세상에 와서는 이 땅에 있는 수없이 만큼 많은 아름다운 것에 홀려 살다가 세상을 마치는 것이다. 이 세상에는 눈코입귀를 즐겁게 하는 것들이 아주 많기 때문이다.

以天覆我하시고 以地載我러시다 以日照我하시고
以氣護我러시다 以物育我하시고 以師敎我러시니
하늘은 나를 덮어 주시고 땅은 나를 실어 주시며 해는 나를 비쳐 주시고 기운은 나를 보호하여 주시며 온갖 물질은 나를 길러 주시고 스승은 나를 가르쳐 주시는도다. 이 여섯 가지를 천지가 사람한테 주는 여섯 가지 큰 은혜라고 한다.
빛에 대해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있다.캐나다에 사는 한 여성은 밤중에 별을 바라보기만 해도 각막이 상해서 눈이 멀어버릴 수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은 햇빛에 나가면 화상을 입으므로 낮에는 밖에 나갈 수 없다.
발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발이 있는 줄 모르고 눈이 아프지 않은 사람은 눈이 있는 줄 모른다. 이 세상에서는 온갖 기운으로 나를 보호하고 있다.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대기는 우주에서 오는 온갖 해로운 파장과 광선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하고 있다. 지구의 대기권 밖으로 나가서 방호복을 벗기만 하면 몇 초 안에 피가 솟구쳐 나와 날아가서 흩어져 버릴 것이다. 우리가 대기권 안에 살기 때문에 그 고마움을 모르고 살지만 대기권이라는 보호막의 가치는 엄청나게 큰 것이다. 요즈음 프레온 가스로 인해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지구에 사는 사람들이 피부암에 걸리는 일이 많아졌다.

육상에 사는 생물들에게는 대기권이 가장 좋은 보호막이고 물속에 사는 물고기들한테는 물이 가장 좋은 보호막이다. 물은 매우 단단하여 총을 쏘아도 총알이 물속으로 들어가지 않는다. 물이 물고기를 보호하고 있으므로 사람이 몽둥이로 물속에 있는 물고기를 때려서 잡을 수는 없다.
위에 있는 여섯 가지 은혜를 6대 은혜라고 한다. 하늘은 모든 사람을 꼭 같이 덮어주고 땅은 모든 사람을 꼭 같이 실어준다. 무구한테나 꼭 같이 비를 내려 주고 햇빛을 비쳐 준다. 이 같은 자연의 혜택은 모든 사람이 꼭 같이 누리는 것이지만 아무도 그것을 은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이 받은 이 여섯 가지의 은혜만 해도 감당하기 어려운 것이어서 그 은혜를 갚으려 해도 한 터럭만큼도 갚기 어려운 것이다. 그런데 무슨 염치가 있어서 또 다시 하늘이시여 나를 돌보아 주소서 라고 하면서 엎드려 빌 수 있을 것인가? 한 없이 많은 은혜를 받았으면서도 그것이 모자란다고 하여 온갖 잡신들한테 매달려 애걸복걸(哀乞伏乞)하며 기도할 수 있겠는가?
하늘은 뭇 생명을 낳고, 낳고, 또 낳으셨고 땅은 뭇 생명을 기르고, 기르고, 또 기르셨도다. 하늘과 땅이 장구한 세월 동안 무수한 생명을 낳으시고 기르시다 보니 하늘의 양기는 몹시 늙었고 땅의 음기도 몹시 쇠약해졌다. 하늘과 땅의 기운이 쇠약해지자 삼라만상에 있는 생명의 모든 씨앗과 생명력이 모두 쇠약하여졌다. 하늘과 땅이 생명을 낳고 기르는 기능이 10분지 1 이하로 줄어든 것이다. 그리하여 삼라만상이 중병이 들었으나 아무리 훌륭한 약을 써도 낫지 않는 것이다.
뭇 생명들이 앓고 있는 병은 본래 있어야 할 하늘과 땅의 기운이 다 떨어져서 온 것이므로 어 떤 약으로도 고칠 수가 없다. 삼라만상(參羅萬像)이 모두 중병이 들었으니 마치 소꼬리에 불이 붙은 것처럼 위급한 형국이다. 소의 꼬리에 불이 붙었으면 소가 얼마나 정신없이 뛰어 날뛰겠는가? 꼬리에 불이 붙은 소떼가 미쳐서 내달리면 그 앞에 백만 대군이 막고 있다고 해도 모두 짓밟고 지나가 버릴 것이다. 최근에 ‘바후발리’라는 인도영화를 본 적이 있다. 이 영화에서는 소의 꼬리가 아니라 소의 뿔에 불을 붙여 적진 속으로 뛰어들게 하여 수만 명의 대군을 짓밟아 버리는 장면이 나온다.

모든 충신(忠臣)과 효자(孝子), 인자한 자와 의리 있는 자, 현량영걸(賢良英傑)들이 모두 늙고 쇠약해진 하늘과 땅을 구할 수 있는 대약(大藥)을 찾으려고 나섰다. 무엇이든지 뜻대로 할 수 있는 칼인 여의보도(如意寶刀)와 벽력 같이 모든 악을 한 칼에 베어낼 수 있는 벽력쾌도(霹靂快刀)와 무궁무진한 지혜가 감추어져 있는 용궁장경(龍宮藏經) 등을 구하려고 서로 앞을 다투어 몸을 던졌다.
남자 한 사람은 귀신 36만 명을 맞서 싸울 수 있는 힘이 있다. 밥풀 하나에 열 귀신을 이길 수 힘이 있다는 말이 있다. 귀신은 몸이 없으므로 별로 힘이 없는 것이다. 아무런 힘이 없는 귀신을 무서워하고 쩔쩔매는 것은 육신의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귀신은 참새 한 마리만한 힘도 없지만 투명인간과 같으므로 사람이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이다.
전세에서 뛰어난 정신을 가진 영웅호걸(英雄豪傑)들이 천지(天地)를 구할 사람으로 태어나려고 하는 까닭은 신의 세계에서 4320년 걸려야 할 수 있는 것을 사람은 하루 만에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늘에 있는 천신(天神)들은 천지(天地)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고 방법을 안다고 할지라도 구할 수 있는 힘이 없다. 하늘에 있는 천신들이 천지를 구할 수 있는 희망은 0.1퍼센트도 없다. 하늘이 천지를 구할 수 없으므로 위대한 정신들을 지닌 의식체들을 사람으로 태어나게 해서 천지를 구하는 일을 하게 하는 것이다. 오직 사람이 하늘과 땅을 바꿀 수 있다. 사람이 지구를 억천 만년 영원토록 지속되게 할 수도 있고 폭발해서 망하게 할 수도 있으며 하늘과 땅한테서 받은 은혜를 갚아서 보은(報恩)할 수도 있는 것이다.

땅에서 이루어지면 하늘에서도 이루어진다. 땅에서 허물어지면 땅에서 하늘로 간 것도 같이 허물어진다. 자손들이 멸망하면 조상들도 안개처럼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살아 있는 나무를 잎 한 장이나 잔 가지 하나 건드리지 않고 말라죽게 하려면 땅 속에 있는 뿌리를 잘라 버리면 된다. 나무뿌리를 잘라 버리면 잎 한 장 건드리지 않아도 나무가 말라죽어 버린다.
자손이 죽으면 조상신들도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인간 세상이 멸망하면 신의 세계도 멸망할 수밖에 없다. 신이 병이 나면 사람도 병이 난다. 하늘에서 이루어져야 땅에서도 이루어지는 것이다.
충성스러운 사람과 효성이 지극한 사람, 의로운 사람, 영웅호걸들이 천상(天上) 세계가 비좁을 정도로 서로 앞을 다투어 세상을 구하러 나가겠다고 출사표(出師表)를 낸다.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나서 유행가 가수 가수의 노래나 듣고 따라 부르면서 인생을 낭비하지 않겠다고 맹세를 한다. 아구나 축구 따위의 놀이에도 미치지도 않을 것이며 텔레비전을 켜기만 하면 나오는 많은 사람들처럼 춤이나 추고 사람을 웃기기나 하면서 살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다.
이 세상에 와서 반드시 하기로 약속한 일을 버려 두고 하릴없이 신랑이나 마누라 역할만 하다가 죽지 않을 것이며 도를 얻기 위해 열심히 공부할 것이라고 출사표(出師表)를 써 놓고 태어날 때 모조리 잊어버리고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천지(天地)를 구하겠다고 의기충천(義氣衝天)하여 이 세상에 왔다. 사람으로 태어나기가 쉬운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서 사람으로 태어나려면 가장 큰 모험(冒險)을 통과해야 한다. 돈키호테보다 더 무모(無謀)한 용기로 이 세상에 태어나기로 도전한 것이다.
우리는 모두 5억 명에서 7억 명이 목숨을 걸고 달리는 마라톤 대회의 우승자들이다. 그 대회에 나갔던 사람은 1등을 한 사람만 살아남아 이 세상에 왔고 나머지는 모두 목숨을 잃었다. 생존확률이 5억 분의 1에서 7억 분의 1이다. 젊고 건강한 남자의 몸에서는 날마다 5억 개의 정자가 생겨서 속절없이 죽어서 없어진다.

정자(精子)가 죽어서 붕새가 된다. 붕새는 그 크기가 날파리의 천만분의 1이다. 그러나 정자가 생각하는 능력은 사람과 같은 것이다.
사람은 아는 것이 많은 만큼 걱정과 슬픔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아는 만큼 실천하고 행동하고 가르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내 몸에서 만든 것을 내보내기만 하지 말고 다시 거두어들이는 것에 참된 도가 있다. 사람의 몸에서는 하루에 100억 개 이상의 세포가 태어나고 죽는다. 그 죽은 세포들이 굶주린 미아(迷兒)가 되어 허공을 떠돌아다닌다. 그 세포들이 느끼는 추위와 배고픔은 사람이 느끼는 것보다 열배가 더 많다. 귀신이 하루를 굶는 것은 사람이 10일 굶은 것과 같은 까닭이다.
우리는 모두 사람으로 태어나기를 간절하게 원했고 엄격한 시험을 거쳐 이 세상에 왔다. 수천 억대 1의 경쟁률을 뚫고 마침내 이 세상에 온 것이다. 엄청난 투쟁(鬪爭)의 결과로 이 세상에 태어나는 자격을 얻은 것이다.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난 것만으로도 모든 사람은 존경을 받아 마땅한 것이다. 올림픽 경기에서 우승을 하여 금메달을 딴 것보다 사람으로 태어난 것이 천만 배는 더 위대한 것이다. 우리는 목숨을 걸고 이 세상에 왔다. 1등을 하지 못하면 죽을 줄 알고 온 것이다. 반드시 천지 구하겠다는 큰 욕망 하나로 지구에 왔다.
하늘 위와 하늘 아래에서 첫 번째 가는 가장 큰 보물은 무엇인가? 천상천하제일보(天上天下第一寶)는 바로 사람의 몸이다. 사람으로 몸을 얻고 태어나는 것이 우주 전체에서 가장 큰 보물을 얻는 것이다. 사람의 몸을 천상에 있는 모든 신들도 가장 존경하고 부러워한다.

그런데 사람은 천상천하에서 제일 큰 보물인 몸을 얻어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서도 귀신을 부러워하고 귀신한테 빌고 귀신한테 의지한다. 금으로 만든 불상이나 거대한 사원, 다이아몬드나 비취 따위가 보물이 아니다.
천상천하 최고의 보물은 현무동(玄武洞)의 가장 깊은 골짜기에 은밀하게 감추어져 있다. 현무동은 실제로 존재하는 지명(地名)이 아니다. 현무동(玄武洞)은 우리가 나온 골짜기를 가리키는 말이다. 어머니의 몸속에 있는 자궁이 바로 이화곡이다. 현무동은 동쪽에 있는 북악(北嶽)의 이화곡(離火谷)에 있다.
동쪽은 햇빛을 제일 먼저 받는 곳이므로 생명이 탄생하는 방향이고 북악은 가장 어둡고 음기가 무성한 골짜기를 가리킨다. 현무동이나 이화곡 같은 말은 모두 실제로 존재하는 땅이름이 아니므로 지도에서는 만년을 찾아봐도 결코 찾을 수 없다.
이화곡(離火谷)은 천험만난구절지(千險萬難九絶地)다. 천 군데 험한 곳과 만 가지 어려움이 있으며 아홉 구비의 고비를 넘어야 갈 수 있는 곳이라는 뜻이다. 지구에 있는 어떤 곳보다 더 위험한 곳이 바로 그 곳이다. 정자가 한 번 들어가면 절대로 살아나올 수가 없는 곳이 여성의 질이다. 질에서는 강한 산성 애액이 나와서 수 억이나 되는 정자들을 모조리 불로 태워서 죽인다. 여자의 질에서 나오는 애액이 천상천하에서 제일 독하고 무서운 것이다.

여성의 질은 강한 염산에 정자의 껍질에 물집이 생겨서 터져서 죽게 하는 화탕지옥(火湯地獄)이다. 이 세상에 태어난 모든 사람은 그 모든 위험을 알고 이 세상에 나오겠다고 도전하여 시험을 통과한 것이다. 이 세상으로 오기 위해서 만(萬)에 만(萬)을 곱한 것을 다시 억(億)으로 곱한 숫자만큼 많은 용(龍)같이 신령(神靈)하고 범 같이 용맹(勇猛)한 자들이 죽음과 삶을 판가름하는 골짜기 입구에서 숙연(肅然)하게 서서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자궁의 입구는 늘 열려 있는 것이 아니다. 평소에는 굳게 닫혀 있다가 난자가 자라서 성숙하여 정자를 받아들여 생명의 씨앗을 키울 준비가 되어 있는 배란기(排卵期)에만 열린다. 그것도 반드시 정액이 닿아야만 열리게 되어 있다. 남자의 정액이 자궁의 문을 열을 여는 열쇠다. 열쇠다. 정액이 닿아야 자궁의 관문(關門)이 열린다. 그 관문은 꽃잎과도 같아서 나비나 벌이 날아와서 앉아야 열리게 되어 있는 것이다.
자궁의 문이 열리는 순간 모든 정자는 동시에 난소에 있는 난자를 향해서 출발한다. 자궁까지의 거리는 8센티미터이고 자궁에서 난자가 있는 난소까지는 10센티미터쯤 되므로 정자는 18센티미터쯤을 헤엄쳐 가야 한다. 이 거리는 사람으로 치면 5킬로미터를 헤엄쳐서 가는 것과 같다. 이 경주는 짧으면 몇 시간에서 길게는 2박 3일이 걸리는 목숨을 걸고

어머니의 몸속으로 들어온 정자들은 머리를 도끼로 삼아 관문(關門)을 깨트리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미끄러지고 절룩거리며 이 세상에서 가장 험난한 계곡으로 몸을 던진다. 만 명이 가서 만 명이 모두 죽어야 하는 사생(死生)의 갈림길(岐路)에서 만 길이나 되는 폭포수가 떨어지는 푸른 이끼로 덮인 깎아지른 절벽을 거슬러서 올라가야 한다. 이것은 만 길이나 되는 높은 폭포를 마치 미꾸라지 하나가 거슬러 올라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지극히 험난한 곳 중에서도 평탄한 곳도 있고 위험한 곳도 있으며 넓은 곳과 좁은 곳과 갈림길이 있어서 혹 길을 잘못 들기라도 하면 아차 하는 한 순간에 나락(奈落)으로 떨어져서 다시는 헤어 나올 수 없다. 대개 난자는 짝수 달에는 오른 쪽 난소에 배란하고 홀수 달에는 왼쪽 난소에 배란하지만 그것도 일정하지 않으므로 난자가 없는 난소로 올라가면 난자를 만날 수 없는 것이다.
정자가 자궁을 거쳐서 난소로 올라가는 것은 사람으로 치면 에베레스트 산을 올라가는 것보다 더 어려운 것이다. 정자는 평균 18시간 동안을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고 모든 힘을 다해서 올라가야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난자를 만날 수 있다. 그러므로 정자가 난자를 만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 중에서 가장 위대한 사건이다.
서울에 있는 북한산은 한 시간이면 별로 힘을 들이지 않고도 꼭대기까지 걸어서 올라갈 수 있다. 그러나 정자가 난자가 기다리고 있는 난소까지 올라가려면 폭포가 떨어지는 미끄러운 절벽을 18시간 동안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한 발짝만 실수로 발을 삐끗하면 즉시 나락으로 떨어져서 독한 산성 용액에 타서 죽는다.
정자는 여성의 질에서 4시간 동안 생존할 수 있다. 단 한 번만 실수하면 돌이킬 수 있는 기회가 없다. 떨어져서 미끄러졌다가 다시 기어오르면 이미 때가 늦은 것이다. 단 한 번이라도 뒤를 돌아보면 그 사이에 뒷사람이 앞장을 서게 된다.

이 마라톤 경주는 처음부터 지도자(指導者)가 없으며 인솔자(引率者)도 없다.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 물어볼 곳도 없다. 이와 같은 사실을 뉘라서 알았겠는가?
건강한 여인은 오른쪽 난소에서는 짝수 달에 배란하고 홀수 달은 왼쪽 난소에서 배란한다. 배란하는 쪽에서는 난소까지 가는 길목이 크게 부풀어 오른다. 그리고 미끄러운 질액이 흐른다. 편한 곳으로 가려면 그 쪽으로 가지 않으면 된다. 사람이 편한 길로만 가면 결코 좋은 결과를 얻을 수가 없다. 그러나 고생 끝에 낙이 있고 가장 어렵고 힘든 길 끝에 성공이 보이는 것이다.
만에 만을 곱하고 그 곱한 숫자를 다시 만으로 곱한 숫자만큼 많은 정자 중에서 단 하나만이 천상천하에서 으뜸이 되는 보물을 얻는다. 그 보물은 난자를 만나 수정하여 사람의 몸을 얻는 것이다. 정자가 난자와 수정하여 어머니의 자궁에서 천지가 세 번을 변하면 자하거(紫霞車)를 타고 이 세상으로 나온다. 천지가 세 번을 변한다는 것은 어머니 뱃속에서 자라는 10개월을 가리키므로 곧 세 계절을 지나서 몸 밖으로 나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자하거(紫霞車)는 붉은안개수레라는 뜻인데 자하는 태반(胎盤)을 가리키는 말이다. 태반이 자하거(紫霞車)다. 중국에서는 자하(紫霞)의 놀 하(霞)를 물 하(河)로 쓰는 등 아무 글자나 쓴다. 요즘 중국에서 쓰는 글자들은 뜻글자가 아니고 음(音)만 취해서 쓴다. 그러나 한자는 뜻으로 풀이를 해야 이해할 있게 되어 있는 글자다.
자하거는 이승과 저승을 오고 갈 수 있는 우주 여행선과 같은 것이다. 자하거를 잃어버리면 영원히 저승을 가지 못하고 떠도는 귀신이 된다. 우리가 외국을 마음대로 여행하려면 여권과 비자가 있어야 한다. 자하거는 이승과 저승의 관문을 모두 통과할 수 있는 여행권과 같은 것이다. 이것을 잃어버리면 영원히 우리가 왔던 곳으로 돌아갈 수 없다. 그러므로 태반을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
내 고향인 경북 성주에서는 조선 왕실의 태를 모신 태실(胎室)이 있다. 그래서 옛날 사람들은 태실을 왕릉보다 더 나은 길지에 묻었다.
무덤에 시체를 묻으면 여우가 와서 시체를 파서 먹지는 않지만 태반을 묻으면 반드시 파내어 먹는다. 태실에는 아름드리가 되는 큰 돌 가운데를 파내고 그 속에 태반을 넣은 다음 장정 네 사람이 목도해야 들어 올릴 수 있는 돌로 만든 뚜껑을 덮어서 보관한다.

여우는 가장 교활한 짐승이다. 여우는 태반을 훔쳐 먹는 것을 제일 좋아한다. 태반을 묻은 곳에는 여우가 와서 태반이 들어 있는 돌 밑을 땅을 파고 밑으로 들어가서 돌을 기우뚱거려 한쪽으로 넘어뜨려서 태반을 꺼내어 먹어치운다. 여우가 태반(胎盤)을 먹으면 인도환생(人道還生)하여 사람으로 태어나고 태반의 주인인 사람은 여우가 된다.
요즘 태반으로 화장품을 만들어 바르고 태반을 먹는 사람이 많은데 태반은 절대로 먹으면 안 도는 것이다. 태반을 먹는 것은 가장 재수가 없는 것이다. 태반을 먹으면 태반을 잃은 사람의 조상귀신들이 저 놈이 우리 자손의 앞길을 막았다고 일생동안 따라다니면서 저주를 하고 해코지를 한다. 태반을 먹거나 태반이 들어간 것을 주사로 맞거나 태반으로 만든 화장품 같은 것을 절대로 쓰지 말아야 한다.
잊지 말아야지. 잊지 말아야지. 이 세상에 나기 전에 천지를 구하겠다고 십만 번을 다짐했던 큰 뜻을 결코 잊지 말아야지. 그 큰 뜻을 두고 다른 곳에서 헤매지 않으리라. 결코 다른 곳 기웃거리거나 다른 곳에서 찾지 않으리. 내 몸 밖에서 다른 어떤 도(道)도 찾지 않으리.
내 몸에서 무수한 정자를 만드는 기능이 있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기능이 있으며 용궁(龍宮)에 깊이 감추어져 있는 지혜를 모두 꺼낼 수 있는 힘이 있다. 그 힘이 얼마나 크고 소중하며 위대한 것인가?
여기를 둘러보고 저기를 기웃거리고 내 몸과 정신을 산만하게 하지 않으리라. 내 몸 안에서 천지의 대병을 고칠 수 있는 대약을 찾는 길을 잃어버리면 무슨 염치와 면목이 있어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겠는가? 억천만 년이 지나도록 돌아갈 수가 없겠구나.
이 세상에 와서 전생에서 한 맹세를 잊고 헛되이 오욕칠정(五慾七情)에 끌려 다니면서 인생을 산 사람들은 영원히 돌아갈 곳이 없는 떠돌이 귀신이 되고 마는 것이다.
첫댓글 -()-^^
즐건 주말 되세요
경이로움을 일깨워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많은 영달을 뒤로하고 오직 선과 인을 쫏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천성에 감사하게 하는 시간이였습니다.
자주 들러주세요
시간 되시면
부천 사무실에도 놀러오시는건
이번주 토욜 번개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