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피해 법률 봉사하던 사시 합격생, 25년 후 여가부 수장 내정
[프로필] 원민경 여가부 장관 후보자
여성·가족법 주요 업무 분야로 삼아 활동
성매매 여성 보호, 성폭력 법률자문 참여
원민경 변호사. 최주연 기자
이재명 정부 초대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13일 내정된 원민경(53) 변호사는 여성과 아동 문제에 관심이 많은 가족법 전문가란 평을 받는다. 2012년부터 현재까지 법무법인(유) 원에서 여성·가족법을 주요 업무 분야로 활동했다. 직전에 여가부 장관에서 낙마한 강선우 전 후보자가 성평등 정책 관련 감수성과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은 점을 고려한 인선으로 풀이된다. 여가부는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될 전망이다.
원 변호사는 1998년 사법시험 합격 후 봉사활동의 일환으로 가정폭력 피해 여성들을 위한 법률 상담을 하면서 여성 인권 문제에 관심이 트였다. 이후 2005년엔 성매매업소에 감금돼 있다가 숨진 성매매 여성 유족들이 낸 서울 하월곡동 화재 참사 사건 손해배상소송 등 여성 피해자를 대리하는 소송을 맡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3일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에 원민경 변호사를 지명했다. 대통령실 제공
여성 권익과 관련된 법·제도의 미비를 지적하는 일에 꾸준히 목소리를 더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여성인권위원장을 맡았던 때(2007~2009년)에는 여성 생존권 보장과 권익 보호를 촉구하는 여성단체 기자회견에 수차례 참여했다. 2009년엔 여성신문이 여성의식을 갖춘 여성에게 수여하는 '미래를 이끌어갈 여성지도자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후 원 변호사는 2014년 민변 성매매 방지팀장으로도 활동하며, 언론을 통해 성매매 처벌법의 맹점이나 수사기관의 성매매 단속 통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점을 지속적으로 지적했다.
올 2월에는 논란 속에 '윤석열 전 대통령 방어권 보장' 안건이 상정된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안건 통과에 대해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2021년 이른바 'n번방' 사건과 관련해 텔레그램성착취공동대책위원회 변호인단에도 참여했다.
이외에도 △서울메트로 성희롱고충심의위원회 위원(2014~2018)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부설 보다상담소 운영위원장(2018~2023)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 운영위원(2021~2023)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2008~) △한국여성의전화 이사(2014~) △법제처 성희롱·성폭력 고충심의위원회 위원(2018~) 등을 지냈다.
이날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브리핑을 통해 "원 후보자는 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국회 성평등자문위원 등을 거치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위해 활동해온 법조인"이라며 "통합과 포용으로 성평등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인선 배경을 밝혔다.
△1972년생 △중앙여고 △연세대 법학과 학사 △사법연수원 30기 수료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장 △한국성폭력상담소 자문위원 △한국여성의전화 이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