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카테고리 이동 kimkwangsooblo 검색 MY메뉴 열기 사진 설렘의 순간들(1) 프로필 별명없음 2019. 3. 9. 13:10
이웃추가본문 기타 기능 설렘의 순간들(1)
며칠 전부터 들뜬 마음으로 지내 왔다. 기다림은 역시나 마음 설레게 한다. 특히나 내가 태어나고 자랐던 고향을 방문하기로 한 날이 바로 오늘(3월 7일)이기 때문이다. 초등 다니는 손주 놈들 학교까지 등교 시키고 준비하여 운전대를 잡았다. 오늘은 좀 숨쉬기가 좋았으면 기대하였으나 설레던 마음 간곳없고 분노만 치밀어 올랐다. 바라보는 금봉산(金鳳山)은 하늘로 올랐는지 땅으로 숨어버렸는지 흔적이 묘연하다. 지척에 있는 아파트도 시야에서 사라졌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일주일 내내 일급 발암물질이 포함된 공기를 마시다니 화가 나지 않는다면 도리어 이상하다 할 것이다.
호흡기관이 텁텁하고 목에 이물질이 걸린 듯 패의 기능이 망가진다는 생각에 왜 이렇게 되는가. 어찌하여 사람이 사람을 위한다는 일들이 사람을 죽이는 일만이 골라 하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환경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그럼에도 미온적 대응이 하나뿐인 지구는 몸살을 앓고 있다. 멀지 않은 장래에 몸담고 있는 이 땅에 생명체는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다. 재앙(災殃)이다. 인간이 만들어낸 재앙이란 말씀이 실감 난다. 나라 간의 다툼이 시작되었고 원인을 두고 서로에게 책임 전가를 두고 다투게 될 것이다. 오랜 옛날부터 황사로 피해를 보아왔다. 중국의 서북지방 사막에서 건기 때면 미세한 모래 알갱이들이 주요 원인이다.
바람에 의하여 하늘 높이 올라 불어오는 서풍을 타고 바다 건너 우리의 하늘을 뒤덮었다. 개발이란 명목에 오염물질들은 날로 더하여지고 자국의 국익에 도움이 된다면 아량 곳 하지 않는다. 이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지난 일주일 동안의 왈 미세먼지로 통칭하는 오염 상황은 심각한 상황을 넘어 지구촌의 재앙이다. 위성사진으로 전송되어 보여주는 붉은 오염물질들의 이동 벨트를 보면 그 발원지가 어디인지 분명 한데도 아니라고 오리발이다. 중국의 외교부 대변이라는 놈은 그 원인이 중중이라는 것을 증거를 보여 달라고 하였다. 오늘 아침 환구 신보는 안하무인으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과학적으로 더욱 노력하여야 한다고 훈수도 아니고 과히 충고를 하였다. 아직도 조선시대로 착각하는 것 같다.
자기 나라 발전을 왈가왈부할 일은 아니지만 남의 나라에까지 피해를 준다면 이것은 상응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중국의 각 지역마다 건설 중이거나 계획된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화력발전소의 규모는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서해 해역 건너편 인접한 중국 해안가에는 무수한 오염원을 건설 중이다. 이들로부터 배출되는 오염된 물질들은 1급 발암물질을 내포하고 있으며 하늘 높이 바람을 업고 올라 바다 건너 우리 하늘을 공격하는 모습을 위성사진으로 분명히 보았다. 과학적 근거는 이것이 바로 과학적 근거다. 우리 정부는 무엇 하는지 국민들은 알고 싶어 한다. 신 북방 정책인가 뭔가 하는 것은 과거 사대(事大)로 연명하였던 오욕의 역사를 또다시 반복하고자 하는 것은 아닌지 알고 싶어진다는 것이다.
말을 갈아타면서 길들이기에 아직 익숙하지 못하여 서툴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면서 길을 찾아 나섰다. 내 생애에 마지막 준마를 탄 것은 내 아들 덕분이라 하나님께 감사하고 있다. 지난 2년 동안의 시간을 생각하였다. 나에게는 살아있다는 것을 실감 나게 한 시간들이 아니었나 생각이 들기도 하였다. 그러한 노력으로 새가슴으로 엮은 작은 기록물들이다. 우선 전에 내 청춘을 불살랐던 곳으로 375부를 보내고 또 멀리 있는 친족과 친구들에게도 택배로 부쳤다. 오늘은 내가 자라고 성장하였으며 교육받았던 지역을 방문하는 날이다. 어제 목민관으로 지역을 사랑하고 경상북도의 수부를 옮겨온 결정적 기여를 한 전 안동시장을 역임한 김휘동 시장이 전화로 만나자고 하였다.
오지 않으면 쳐들어온다는 위협에 겁먹고 내일 간다고 하였다. 고향은 언제나 마음 설레게 한다. 내가 이곳에 정착한 것이 눈 한번 깜박이는 순간에 5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피붙이와 지인들일 만나려는 기쁨을 안고 달린다. 매일 또는 하루 거리를 하면서 기고하였던 것들이 쌓여서 3권으로 출간하게 되었다. 이로써 20권으로 목표를 잡았는데 이제 겨우 10권에 50%를 이룬 샘이다. 내 육신과 의식(意識)이 살아 활동하는 순간까지는 되는 소리가 되었던 헛소리가 되었던 써보아야겠다는 소망을 가지고 있다. 안동을 지나는 중에 풍곡 어른께서 전화가 왔다. 만날 타임을 오후 5시 30분으로 정하였으니 10분 전까지 집에서 만나자고 하였다. 가랫재를 지나 내 육촌 형님이 계시는 방전(方田)에 도착하였다.
마침 경로당에서 마을 윷놀이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초등학교 동창인 정천섭를 만나 반갑게 인사를 하고 책을 건네주고 형님에게 전해달라고 하였더니 나오셨다. 들어오라고 하는데 시간이 없어 그냥 돌아섰다. 어릴 때는 천재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뛰어난 분이셨다. 초등학교를 비롯하여 중학교 내내 1등을 한 번도 놓친 적이 없는 분이셨다. 가세(家勢)가 허락만 하였더라면 기린아(麒麟兒)의 모습을 볼 수도 있었을 것이 못내 아쉽기도 하였다. 다시 조금 지나니 어린 꿈을 키웠던 초등학교 터 보였다. 잡초만 무성히 자라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끼게 하였다. 노령화와 도시화로 아이들이 없으니 1983년도에 입암(立岩) 초등학교로 통합되었다고 하였다.
그곳을 지나니 내가 자란 마을 병옥리(屛玉里)에 도착하여 육촌 되시는 김문수 형님 댁을 방문하였다. 마침 밖에서 형수님을 만나 뵙고 인사를 하였다. 형님은 오늘 마을 친구분들과 바닷가로 여행을 떠났다고 하였다. 주시는 다과를 먹고 일어섰다. 마을회관에 책 5부를 기증하고 가겠다고 하고 회관에 들렸더니 할머님들만 모여 있었다. 책을 방에 놓고 돌아 나오는데 누구시냐고 묻는 분이 계셨다. 옛날에 이 마을에서 자랐던 사람이라고 하였다. 고려 때의 길재가 읊은 시가 생각난다.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人傑)은 간곳없구나.” 산과 강은 옛날이나 지금이나 그대로인데 지인들은 간 곳이 없다는 내용이다. 내 지금의 심정이 그와 같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총총히 발길을 돌려 삼산에 살고 있는 노옹(老翁) 박유정에게 전화를 하였더니 장지(葬地)에 있다고 하였다. 동해안이 가까워지니 미세먼지는 확연히 줄어들었다. 오랜만에 맑은 하늘을 보았다. 가마득한 세월이 흘렀다. 벌거숭이들이 천방지축으로 뛰어다니던 놀이 터였다. 마을 앞을 흐르는 반변천은 변함이 없으나 세월의 흔적들로 강바닥이 드러났고 잡초들만 무성히 자랐다. 마을을 감싸고 있던 숲은 지금도 뼈대는 남아있지만 그때의 무성하든 모습은 찾을 길 없다. 약 400미터의 길고 무성하든 숲은 꿈이 깃든 곳이었다. 딸기랑 머루도 있었다. 뜨거운 염천에는 하늘을 찌를 듯 무성한 숲속은 쉼터이기도 하였고 두려움이기도 하였다.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는 신목(神木)도 모시고 있다.
여름 한철 반변천은 아이들에게는 꿈을 키우던 곳이며 어른들에게는 천렵으로 지친 마음을 추슬렀던 곳이기도 하다. 하늘만 뻥 뚫린 산골 마을이지만 천국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니었을까 내 마음의 안식처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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