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다섯살의 날들이 한 달여밖에 남지 않아서 인걸까?
요즘 생각도 많아지고 조금은 더 진지해지는 것 같다.
예전엔 친구 만나서 노는 게 젤 즐거웠고,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일에 대
한 욕심만 내 머릿 속 반 이상이였다면 요즘 갑자기 '인생, 미래, 지금
의 내 처지, 내 곁의 사람들,...' 이런 것들에 대해 진지하게 골몰하게
된다.
이런 조금은 갑작스런 심경 변화가 웃기기도 하고 새삼스럽기도 해서 삼
십대 초반인 과장님한테 "저 이제 정말 어른이 된 것 같아요." 라고 말
했더니 본인도 스물다섯, 여섯 때 '나도 이제 어른이 되는구나'하는 느낌
이 들었다고 했다.
몇 달 전까지만해도 내가 쭉~ 스무살일 줄 착가하며 살았었던 것 같다.
스무살 때의 젊음, 열정, 사랑,...그런 것들이 영원할 것 같아서 마냥
대책없이 살았다. 책임감도 없이, 정말 어린 애처럼...
물론, 아직도 멀었다. 진짜 어른이 되기엔 생각도 마음도 아직은 한참
더 자라야 할 거다.
많이 불안하고 걱정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해서 살아야겠다. 다
음에 스물 일곱, 여덟, 아홉, 그리고 서른을 맞을 때는 이런 불안한 기분
이 덜 할 수 있도록 말이다.
나이를 먹는다는 거 어릴 때의 걱정만큼 심각한 일이 절대 아닌 듯 싶
다. 십 대때 내가 생각했던 스물 다섯은 완전 한물간 인생이었고 서른
살 이후는 끔찍하기만 했다. 하지만 막상 스물 다섯으로 열 달 넘게
살아본 지금의 난 아직도 어리고 궁금한 것 투성이다. 따지고 보면 나의
내면의 모습은 그 때나 별반 차이도 없는 것 같다.
마흔, 쉰, 예순의 사람이라고 해서 꿈이 없을리도 없다.
한살한살 천천히 꼭꼭 씹어 먹으면서 멋지게 늙고 싶다.
나이는 정말 숫자에 불과한 거다.
그 딴 숫자 세기에 기죽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