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Jeongho
10시간 ·
새만금 세계잼버리 파행 운영과 관련해 현 정부와 대통령실에 책임을 묻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자
지난 주말부터 일부 언론을 중심으로 물타기가 시작됨.
'윤 일병 구하기'에 나선 언론 매체들은 비판의 초점을 다른 곳으로 돌리고자 함.
문 정부 책임론 vs. 윤 정부 책임론
중앙 정부 책임론 vs. 지방 정부(전북도) 책임론
대립 구도를 만듦.
그러면 정치 성향과 지지 정당에 따라 여론이 완전히 패가 갈려서 치고받게 됨.
이놈이 나쁘지만 저놈도 나쁜 것 같으니 진짜 나쁜 놈은 누구인지 니들끼리 싸워서
결론을 내보시등가.
언론이 이런 식으로 판을 깔아놓으니 서로 머리끄덩이를 잡고 싸우느라 정신이 없음.
그 와중에 책임소재를 제대로 따지는 것은 아예 불가능.
또한 휘발성이 강한 대중의 분노에 불을 지피는 전략이 추가됨.
다음 기사가 대표적임.
조선, 예산 1171억 중 아이들 야영장엔 129억만… 조직위 운영에 740억(https://www.chosun.com/.../08/07/VYVHCSA4EFGSJA2CCMK7UVLZ5I/)
(*첨부한 총사업비 내역은 이 기사에서 가져옴)
전 세계에서 온 애들을 위한 야영장, 화장실, 샤워실은 그 따위로 만들어 놓고 뭔놈의 운영비를
740억원 씩이나 해 처먹었냐!!가 됨.
가뜩이나 분노한 여론에 기름을 확 끼얹을 국민의힘 발 기사가 등장함.
'잼버리 배운다'며 8년간 해외 출장 99번…크루즈 여행도(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30807_0002404805...)
이러면 게임 오버임. 아무튼 다 죽일 놈이 됨.
우리가 손님맞이를 어떻게 하는 민족인데 남은 며칠만이라도 애들 잘 대접하고 K팝 콘서트도 거하게 열어서
좋은 추억만 안고 가도록 하자로 중지가 모임.
대략 그렇게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식이라면 책임 소재 규명은 안드로메다로 갈 공산이 큼.
몇 가지 짚어야 할 포인트.
1) 새만금 잼버리를 잘 준비/운영할 책임은 공식적으로 누구에게 있는가?
- 2018년 12월 18일에 공포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이 있음. 여기에 책임 소재가 명시됨. *1
- 특별법은 행사 전체 및 세부 계획 수립, 관련 시설 설치 및 관리를 위해 조직위를 구성하도록 함. *2
- 조직위가 새만금 잼버리 계획/운영의 주체임.
2) 조직위는 어떻게 구성되었는가?
- 총책임자에 해당하는 조직위원장은 여가부 장관.
- 여가부 장관 + 전북 지역 국회의원 --> 2인 조직위원장 체제가 됨('20년 11월)
- 여가부 장관 + 전북 지역 국회의원 + 행안부 장관 + 문체부 장관 +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
5인 공동 조직위원장 체제가 됨('23년 3월)
- 국회를 대표하는 전북 지역 국회의원은 민주당 소속 김윤덕 의원,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는
강태선 블랙야크 회장
3) 조직위는 그냥 옥상옥 조직이고 실제 업무는 해당 지자체(전북도) 책임이 아닌가?
- 흔한 오해인데 '특별법'에 따르면 조직위가 구체적인 실무까지 다 하게 되어있음.
- 지금까지 불거진 대부분의 문제는 조직위 소관.
- 전북도가 담당했던 업무는 전체 중 일부고 책임도 주어진 업무에 대해서만 져야 하는데 일부 언론은
조직위와 전북도의 책임이 반반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음. *3
4) 총경비 1,171억원 중 조직위 운영비로 어떻게 전체의 63%(740억원)나 쓸 수 있는가?
- 조직위가 방만하게 운영된 점은 분명함. 하지만 740억원이 다 인건비는 아님.
- 조직위가 밝힌 지난 4년 반의 인건비는 55억원으로 총경비의 약 4.3%. (조직위 소속 각종 실무팀만
30개로 총인원 117명) *4
5) 조직위 운영비 740억원을 인건비로 다 쓴 것이 아니라면 또 어디에 썼는가?
- '20년 12월 말에 대외정책경제연구원이 만든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간이타당성조사 연구용역 보고서'가 있음. *5
- 이 보고서는 애초 책정한 것보다 20% 증액된 예산안이 타당한지 검토할 목적으로 작성됨.
- 예상 운영비는 586억원. 여기에는 회원국 초청비, 캐릭터 사업비, 푸드마켓 시설비, 운영요원 시설비, 구급차,
의료시설 운영비, 차량 수송비 등등이 포함됨.
- 사전 점검행사인 프레잼버리 비용으로 48억원이 책정되었는데 준비 부족으로 무산됨. 이런 비용이
이후 어떻게 쓰였는지는 당연히 추궁해야 함.
6) 총경비 1,171억원은 언제 어떻게 집행되었는가?
- 뭉뚱그려 볼 것이 아니라 연도별 집행액을 분석해야함.
- 연도별로 보면 2021년 156억원, 2022년 398억원, 올해 617억원이 투입되어 대부분 현 정권 출범 후에 집행됨. *6
처음에 언급했듯 전 정권 vs. 현 정권, 중앙 정부 vs. 지방 정부 구도를 만들어 양비론을 조성하면
책임 소재 규명 자체가 흐지부지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음.
이것이 일부 언론과 무한책임을 져야 할 현 정권이 모색하는 출구전략은 아닌지 매의 눈으로 감시해야 함.
다시 강조하지만 '특별법'은 정부 부처인 여가부가 모든 플래닝과 실행을 총괄하도록 규정하고 있음.
현 정부 들어서 행안부 장관, 문체부 장관을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추가했으니 새만금 잼버리 준비의
A to Z를 정부가 책임지고 하겠다는 것이었음.
언론은 그 책임을 똑바로 물어야 할 것이고, 여론도 정부가 제 역할을 다했는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함.
조직위 운영비 740억원이 다 인건비라든가, 잼버리 핑계로 8년간 99번이나 해외 놀러가고 심지어
크루즈 여행까지 했다니 다 잡아 족쳐야 한다고 분노하기만 하면 본질을 놓칠 수 있음.
누군가가 우리로 하여금 본질은 외면하고 곁가지만 신경쓰도록 하는 것은 아닌지 경각심을 가져야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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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https://www.law.go.kr/.../2023%EC%83%88%EB%A7%8C%EA%B8%88...)
*2. 특별법이 규정한 조직위의 업무
- 세계잼버리 종합계획 수립 및 세부 운영계획의 수립ㆍ시행
- 세계잼버리 관련시설의 설치ㆍ이용에 관한 계획의 수립ㆍ시행
- 세계잼버리 관련시설의 설치ㆍ관리
- 세계잼버리 참가국 및 국내외 스카우트 기구와의 협력
- 그 밖에 세계잼버리의 원활한 준비 및 운영을 위하여 필요한 사업
*3. 지금은 삭제된 기사 --> 서울, ‘나라 망신 잼버리’는 여가부·조직위 책임…
전북도 공무원들 분통(https://webcache.googleusercontent.com/search?q=cache:GUiP6ZWwrMMJ:https://amp.seoul.co.kr/seoul/20230806500028&cd=9&hl=ko&ct=clnk&gl=kr)에
따르면 전북도청 공무원들이 "지자체가 앞장 서서 잼버리를 유치했지만 이후 모든 준비는 여가부와 잼버리
조직위가 주도", "여가부 출신 공무원이 조직위에 포진해 있으면서도 사태가 이 지경이 될 때까지 문제점을
파악하지 못하고 대처도 소극적"이라고 비판함.
*4. 위에서 소개한 뉴시스 기사가 출처 --> 조직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2022년부터 지금까지
예산 총액은 1130억원이며 조직위 인건비 55억원과 운영비 25억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잼버리 시설비 및
행사 사업비로 집행했다"고 말했다.
*5. 2023 새만금 세계잼버리 간이타당성조사 연구용역 보고서(https://www.jeonbuk.go.kr/synap/skin/doc.html?fn=160913246524219.pdf&rs=/upload_data/Synap/BBS_0000071/&cpath=) -->
증액된 총사업비 분석 항목을 보면 전체 운영비가 어떤 곳에 쓰이도록 되어있는지 알 수 있음 (p.83)
*6. 관련 기사: 세계, 2022년 예산집행률 고작 8%… 예고된 ‘부실 잼버리’(https://segye.com/view/20230807508266)
*7. '예산 1171억 중 아이들 야영장엔 129억만… 조직위 운영에 740억' 제하의 조선 기사는 조직위 운영비가 대부분
인건비에 쓰인 것처럼 착시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지적한 칼럼 참고 --> 전북의소리, 언론의 '새만금잼버리'
보도 '유감' 그리고 주최 측의 안일한 '메시지 관리'(https://www.jbsori.com/news/articleView.html?idxno=119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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