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골계곡트레킹
길 반 물 반의 시간 이야기
밤골계곡 제1폭포 단체사진.
솔고개, 북한산둘레길 12구간 충의길 시작이다.
충의(忠義)의 사전적 의미는 충성과 절의다. 예비군훈련장을 염두에 두고 작명한 듯하다.
무조건적 상의하복의 일방적 군인정신이 바로 충효는 아닐게다.
마음의 중심과 가치와 함께 옳고 곧은 절개에 더 무게를 두어야 하는게 아닌가?
어쨌거나...여기서 사기막골까지가 충효길이다.
행정구역으로는 서울시계를 벗어난 양주시 장흥면 교현리다.
자원하고 나선 시나몬님의 구령에 따라 준비운동을 했다.
좀 이상했다.ㅎ 체조 전반부는 하나 둘 셋 넷 다섯의 구령을 붙힌다. 여덟까지는 안간다.
혹시 군출신? 따질게 뭐 있나. 조교의 명령에 따라야지.
중간에 따끔한 지적도 받았다. " 로따님~ 다리를 이렇게 쭈~욱 펴욧!!"
여기가 어디냐? 충의길이 아닌가?
넵~ 충성(속으로)!!!
11시10분이다. 불광동에서 34번 버스를 10시35분에 탔다.
하늘은 잔뜩 인상을 썼다.빗방울도 떨어진다.
비가 오든 안오든, 자~ 그럼 걸어봅시다.
이 지점이 바로 산행금지가 된 상장봉을 오르는 길목이기도 하다.
북한산을 오르는 매니어치고 솔직히 상장봉 안 탄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젠 풀을 때가 되지 않았는가?
기압이 낮아서인가. 숲 특유의 내음이 폐부를 찌른다.상쾌하다. 더욱이 오가는 이들이 하나도 보이지 않는다.
잡초 무성한 양지녘에 부부의 유택이 들어온다.
적어도 100년은 넘었을 무덤. 봉분이 많이 가라앉았다.
후손의 발길도 끊어진지 오래된 듯하다.
앗차~ 정정한다. 윤규병 교수의 <잡초는 없다>란 책이 떠오른다.
사람에게 이름이 다 있듯이 풀과 나무에게는 이름이 다 있다.
온갖 풀이 자라는...으로 바로 잡는다.
김춘수 시인은 꽃이란 시에서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꽃이 되었다/...하지 않았던가.
두 번째 출렁다리다.
다리도 길이다. 길이 흔들렸다. 길 위에 사람도 작은 파장이 인다.
이 쪽과 저 편을 이어 주는 다리.
누군가에게 다리가 되어 준 적이 있나? 비록 흔들리는 다리로도 말이다.
당신에게도 나직히 묻는다.
전망대. 운무에 가려 보이지 않는 앞산.
산은 좀처럼 전신을 보여주지 않는다. 잘보이지 않아도 그려진다.
아니, 육안에 안들어와도 보이는,선명한 그,또는 그니도 있지 않은가.
또 다른 출렁다리를 건너 드디어 사기막골로 접어든다.
효자길이 시작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잠시 쉼을 한다.
솔고개에서 여기까지 3.7km를 걸었다.
이 지점에서 날씨가 좋으면 백운대의 위용을 보는데...
오늘은 불허다. 사기막능선 위로 우뚝 선 백운대와 인수봉 숨은벽은 숨었다.
청담동이란 한문 암석이 선명하다.
강남에만 청담동이 있는건 아니다. 어쩌면 그쪽은 짝퉁인지 모른다.
솔고개로 이어지는 끝내주는 사기막골 계곡이 바로 청담동이다.
옛 이름꽤나 날리던 풍류객이 시를 짓고 노닐던 명소였다.
군부대가 철수 계획을 세웠단다. 몇년전에도 벌금딱지를 끊었지만 통과했던 구간이다.
이 곳은 양주 사람들이 넘나들던 길이었다고 한다.
우이령이 그랬 듯이 여기도 시민에게 돌려줘야 한다. 반드시.
그리하여 청담동의 이름을 되살려야 마땅하다.
청와대에 진정을 할까나.
왼쪽 방향이 백운대로 오르는 길이다.
우리는그냥 직진 밤골탐방센터 쪽으로 간다.
돌을 얹는 바위.
네 여인들이 주문을 외고 기를 모아 돌을 조심스레 얹는다.
모두 성공. 인증 샷 장면도 각각 달랐다.
이들의 기원은 뭘까.기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
우리 구경꾼들도 작지만 돌의 의미도 새겨보자.
흙길과 약간의 더덜길로 이어지는 계곡 상부로 올라 드디어
밤골 제1폭포와 만난다. 그리고 이내 입수(入水)다.
소스라치고 웃고 소리를 지르고 ... 진짜 물 만났다.
옷입은 채 풍덩...까르르...잠수도 하고.
폼을 잡고 사진을 찍고.
6인이 발을 모았다.발을 보면 성구별이 된다. ㅎ
로따 발은 없다. ㅠㅠ
조심스레 바위길을 오른다. 한 명이 물먹은 바위 위에 살짝 미끄러졌다.
다행이 다치지 않은 표정이다. 휴~
요기는 제2폭포다.
ㅈ님이 노골적으로 어필된다. 여기서 쏟아지는 물살에 머리 지압을 받아야 한다고.
여기땜시 오늘 왔다며 말이다. 후환이 두렵지만
다른 일행이 선점했다는 핑계로 애둘러 변명하며 통과했다.
걸린다. 내 맘이. 아리다. 지금도.
명당은 다른 산꾼들이 선점해서 요기서 요기를 한다.점심시간은 음식량(죄송)에 비해 길었다.
대화가 반찬이고 주식(主食)이다.
식사 후 효자비 방향으로 내려오다가 바른쪽으로 꺽었다.
3번째 물을 만나기 위해서다.
3녀는 옷 입은 채로 물 속으로 뛰어든다.
왕언니는겨우 발만 담근다.
1남은 보디가드로 발만 살짝.
혹시 군대 병과가 헌병은 아니신지?
바른 발만 걷은 분. 업지 발가락에 청색 표시. 응 알겠다. 닉이 뭔지.
애궁~ 좀 더 쓰셔~ 겨우 발가락만...
요금은 동일 한데요~
남자 한 분은 멀리서 보초를 서는 바람에 사진에 없다.
여기서 말입니다.
잠깐 슬로우 비디오로 앞 장면을 보셔야 함다.
옷이 달라졌어.깔도 다르고.
이 정도 설명으로도 뭔소리냐는 듯 갸우뚱한다면 후기 독자 자격이 못되지라.
훠더 알탕 바이더 알탕 어브더 알탕. 철저한 준비와 목적의식의 소유자들이당.
길은 풀섶으로 줄어 들었다. 군용차량이 드나들던 길이다.
길도 상황과 시간에 따라 변한다.
당신의 길도 나의 길도 그렇다.
잊혀지는 길은 슬프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아름답게도 보여진다.
11시10분에 출발해 3시30분에 마침표를 찍었다.
총 걸은 거리는 6km가 채 안된다.
총 4시간20여분이 소요됐다.
시간학적(?)으로는 물 반 길 반이다.
비가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반은 물과 같이, 반은 길과 함께 지냈다.
엊그제 도원결의가 아닌 무너미결의로 독수리5형제(그림자님 시나몬님 봄소리님 청보라님 로따)가 몽땅.
4호선 종점동네 지연님과 아침에 댓글달고 단숨에 달려오신 시내산님 합 7명이 함께했습니다.
오늘길에 동행하신 여섯 분~ 함께해 즐거웠습니다.
점심 후 커피를 못 마신게 거시기해 연짱 넉 잔을 마시며 사진을 올립니다.
후기를 마치며 다시 블랙 커피 잔을 들며 -이같또로따-
첫댓글 어제 처음 걷는 숲길이라 어떤 길이
나올지 궁금반,설렘반 걸었었지요
지기님이 여시는 길은 항상 굿!!!!!
요새 연이어 물 만나서 신났었어요
모두들 좋아하며 들뜬표정으로 돌아왔어요
감사드립니다.~
다음 독수리 5형제가 날아 갈 곳은
어디일까요? ㅎ
ㅎ 물 만났다는 말에 절로 웃음이 납니다요. 진짜 물만나시는 일상이기를 빕니다.
물 속에 뛰어든 말광량이 소녀들같았어요(실례). 함께해 저 역시도 즐거웠습니다.
물 만난 독수리 5형제 탄생을 축하드립니다~ㅋㅋ
@목련화 목련화님 언제 계곡에 같이
뛰어듭시다요
일명 알탕이라고 ㅎㅎ
@청보라 전 일명 맥주병이어요~!!
물 만 봐도 무서워요~ㅋㅋㅋㅋㅋ
어제 산행 하며 즐거움과 힐링을 함께 할수있게 해주시고 넘 즐거웠는데 오늘 후기를 읽으면서도 지기님에 섬세하며 어제 이상으로 웃음을 주시네요 ㅎㅎㅎ~^^
넘 즐거웠고 고맙습니다.
걷기와 알탕으로 신나고 또 힐링을 하셨다니 저 또한 보람을 느낍니다.
활력도 충전하셨나요? 더운 주말 건강히 지내시고 또 물길에서 뵈어요.
언제 올리나 했어요?
역시 지기님의 사진과 코멘트는 최고예요
어느새 펜이 되어가는 것 같아요. . . .
즐거운 하루 였어요
걷기도 적당하고요
그리고 담길은 또 어떤길을 갈까 기대합니다, ,ㅎ ㅎ
팬으로 엮이시면 큰일나요. ㅎ 빠져나가기가 힘들지도 모르니깐요. ㅎ
짧았지만 두런두런 이야기 나눈 시간도 소중히 오래도록 기억할게요.
한편에 수채화그림과 동화책을 읽은듯 마음이 행복해집니다
자상하신 멘트와 함께 올려주신 사진 보면서
우리가 참 예쁜길을 다녀왔구나 하며
살포시 미소 지어 봅니다
오붓한걷님들과 오손도손 이야기하며
마음에 충전 100프로 하고왔습니다
좋은길 열어 주시고 곱게 담아 주신 추억들
두고 보면서 예쁜길들 시원한 계곡을
생각 하겠습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점심 때 김으로 말아 주신 젓깔 김밥 짱이었습니다. 버릇될까 걱정이어요.
우리길 여러도보에서 계속 충전하시며 건강한 여름 나시기를 빌겠습니다.
Of the Altang, For the Altang, By the Altang.....
알탕이 뭔지 이제야 알았습니다~ㅋㅋㅋ
영어는 잘 모르겠지만요. ㅎ 그렇게 써 놓으시니 더욱 실감나네요.
알탕에 살고 x는 분들 같아요. 알탕도 중독증세가 있대요. 함 빠져보실까요?
후기가 한 편의 문학작품입니다
간접체험 잘 했습니다
과찬의 말씀이구요. 한밤 중 커피에 취해서 걍 끄적였답니다.
간접으로 체험하셨다면 다음 후기에는 카페인이 진한 걸로 마셔야겠네요.
옆에서 이야기를 듣는듯한 로따님 후기! 짱이에요~ 사진속 길벗님들의 미소또한 짱입니다^^
삼총사 중에 어느분이 빠졌나 했더니...바로 그분인가 봐요.
엄지척만 하시지 마시고 다음에는 꼭 합승하셔요. ㅎㅎ
로따님의 후기를 읽고 있으면 그 정감어린 문장에서 잠시 쉬었다가지요.
그 맛깔스런 입담에 너머간
1일입니다요./
굴비처럼 엮어져가는 인연들 되시기를 바랍니다.
홍실님이 오셨다면...물난리에 웃음난리 엄청 났을거예요.ㅎ
제가 우회적 화법도 쓰지만 직접화법으로 여러분에게 상처도 주곤했습니다.
근간 가평 어느 물가에서 에서 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