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월을 보내는 마음
平生伴侶永別三(평생반려영별삼)-평생반려를 영원히 보낸 3월
獨把酒盞悲飮泣(독파주잔비음읍)-외로이 잔 들며 눈물을 삼킨다.
乾坤有意生男女(건곤유의생남녀)-하늘땅은 뜻이 있어 남자 여자 만들어 놓고
造物無情獨老留(조물무정독로류)-무정한 조물주는 늙은 노인만 남기었네
發花鳴鳥不留意(발화명조부유의)-피는 꽃 우는 새도 내 마음 모르리
不更昨夢深歎息(부경장몽심탄식)-다시 못올 지난 꿈에 탄식만 깊어진다
농월(弄月)
대통령 파면보다 더 큰 아픔의 3월을 보낸다(3월 정원일기)
대통령을 파면한 3월을 보낸다.
필자에게 3월은 대통령 파면보다 더 큰 아픔의 달이다.
작년 3월 사랑하는 아내를 먼 곳으로 데리고 간 잔인한 세월은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올해도 그대로 지나갔다.
그리고 변함없이 꽃도 피고 새도 울지만
주인 떠난 텅 빈 까치집 같은 내 마음에
그리움의 파도가 밀려와 채워졌다가 썰려 나간다.
3월은 썰려가고
4월이 밀려온다
그리고 내 마음도
파도에 씻기를 반복하는 동안에
조약돌이 되고
모래알이 되어
3월의 썰물과 함께
멀리멀리 갈 것이다
농월
내가 사는 아파트 정원의 자연 사진일기 356일 (2017년 3월1일~31일)
↑2017년 3월1일 기온 -1 ~ 9℃ 아침부터 구름이 끼었다.
3.1절에 구름은 왜 끼고 있는가?
태극기를 달아야 한다. 태극기를 달면 안된다 국론분열에 하늘도
얼굴을 찡그린 것일까?.
불쌍한 국민들 어찌하여 일제 36년 6.25로 나라가 분단되었는데도
어찌 정신을 못차리고 있는가?
한국 국민은 분수가 자기나라를 지키지 못할 못난이들이다
3.1절
爲復先王國(위부선왕국)-옛 왕국을 회복하기 위해
交來有義人(교래유의인)-의로운 사람들과 사귀어 왔네!
誓死貫天日(서사관천일)-죽겠노라 맹세가 하늘과 해를 뚫나니
萬刑不讓身(만형부양신)-오만가지 형벌인들 몸을 사리랴
曰維光復(왈유광부)-조국광복을 하자는 것은
天人是符(천인시부)-하늘과 사람의 같은 뜻이니
聲此大罪(성차대죄)-일본의 큰 죄를 성토하여
戒我同胞(계아동포)-우리 동포를
聲戒人(성계인)-경계하노라
채기중(蔡基中)
↑3월 2일 기온 3 ~ 8℃ 어제 오후부터 내린 가랑비에 아파트 정원이 한층더 깨끗하고생기가 돋는다.
금방이라도 움이 터져 꽃이 필 것 같은 느낌이다
솔로몬의 유명한 말 중에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가 있다.
한쪽은 태극기 한쪽은 촛불
3.1절의 숭고한 정신과 국가의 장래의 염려는 길거리에 짓밟히고 오로지 정권욕만 눈에 보이는 정치인들 여기에 부화뇌동하여 길거리에서 아우성치는 국민들
국론의 분열로 지난 36년 동안 나라 잃은 설음과 6.25로 나라가 두조각난 현실은 생각지도 않는다.
개인의 가정이고 국가고 간에 바른 길을 가지 않은 자의 앞날은 불행뿐이다.
대한민국 국민이 스스로 만든 앞날에 불행이 염려된다.
불행은 남을 해치려는 마음에서 시작된다.
福不可(복불가)-행복은 억지로 구할 수가 없는 것이니
養喜神(양희신)-스스로 즐거운 마음을 길러서
以爲召福之本而已(이위소복지본이이)-행복을 부르는 바탕으로 삼아야 한다.
禍不可避(화부가피)-불행은 마음대로 피할 수가 없는 것이니
去殺機(거살기)-남을 해치려는 마음을 없이하여
以爲遠禍之方而已(이위원화지방이이)-불행을 멀리하는 방법으로 삼아야 한다.
채근담(菜根譚)
↑3월 3일 기온 -3 ~ 9℃ 하늘이 청명하고 아주 맑은 아침이다.
내일이 벌레가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때라고 하는 경칩(驚蟄)이다.
자연의 미물(微物)도 겨울 잠에서 깨어 나는데 우리 국민도 미몽(迷夢)에서
깨어나 스스로의 처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경칩(驚蟄)에 붙여
三月來驚蟄(삼월래경칩)-삼월이 오고 경칩이 오니
萬生伸適時(만생신적시)-온갖 생명이 때맞추어 기지개를 킨다
冬眠蛙出跳(동면와출도)-겨울잠 자던 개구리 툭 튀어나오고
江南燕返回(강남연반회)-강남의 제비도 되돌아 오네
迷惑放縱逐(미혹방종축)-분수없이 방종하며 쫓아다니다가
眞心歸大悟(진심귀대오)-참 마음으로 돌아와 크게 깨달았을지니
極難垂韓國(극난수한국)-대한민국의 어려움 극에 달했으나
再繁待清醒(재번대청성)-정신차려 다시 번창기 오기를 기대하노라
농월(弄月)
↑3월 4일 기온 –1~10℃ 아침 하늘이 맑다
봄 산은 텅 비어있네
人閒桂花落(인한계화락)-사람 한적한데 계수나무 꽃은 떨어지고
夜靜春山空(야정춘산공)-밤은 고요하며 봄 산은 텅 비어있네
月出驚山鳥(월출경산조)-달 떠오르니 산새 놀라
時鳴春澗中(시명춘간중)-간간이 봄 시내에서 지저귀는구나
왕유(王維)
↑3월 5일 기온 –2~10℃ 아침에 얇은 구름이 끼다
발목 골절로 약 2달만에 인라인 트랙을 찾았다
봄기운이 완연한 인라인 트랙에 서니 기운이 절로 솟는다
꽃샘 추위(猜花春寒)
群芳猜忌盛春寒(군방시기성춘한)-여럿이 피는 꽃을 시기해 봄 추위가 기승인데
失路迷程雁影殘(실로미정안영잔)-길을 잃은 기러기떼 아직은 그림자가 남아있네
千里鶯歌愁裏憶(천리앵가수리억)-천리 밖의 꾀꼬리 노래소리 시름속에 생각나고
一場蝶舞夢中看(일장접무몽중간)-한 바탕 나비춤을 꿈 속에서나 볼 것인가요?
息停醱酵醅難熟(식정발효배난숙)-발효가 멈추운 막걸리는 숙성이 되질 않았고
萎縮蘇生樹未闌(위축소생수미란)-소생치 못한 나무들은 피어 나지도 못하도다
蠢動蟲蛙驚蟄伏(준동충와경칩복)-꿈틀대는 벌레 개구리는 모두 놀라 엎드리고
田園寂寞乃含歎(전원적막내함탄)-전원이 적막하매 여기서 탄식을 머금었도다
신근식(申謹植)
↑23월 6일 기온 -5 ~ 4℃ 하늘이 맑다 제법 쌀쌀하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고
胡地無花草(호지무화초)-오랑캐 땅에 화초가 없으니
春來不似春(춘내불사춘)-봄이 와도 봄 같지 아니하네.
自然衣帶緩(자연의대완)-자연히 옷이 헐렁해지니
非是爲腰身(비시위요신)-허리를 가늘게 하려 함이 아니라네.
이백(李白)
위의 시는 중국 4대 미인중의 한 사람인 왕소군(王昭君)이 오랑캐 나라에
팔려가서 화초(花草)도 없는 오랑캐 땅에서 살다보니 봄이 와도 봄같지가 않고
꽃피는 따뜻한 고국이 그리워 몸이 야위워서 허리가 바늘처럼 가늘게 된
왕소군(王昭君)의 모습을 읊은 시다.
↑3월 7일 기온 -6 ~ 2℃ 아침 하늘이 맑다 영하 6도 왕소군이 눈물 흘리던
꽃샘추위다 春來不似春(춘래불사춘) 봄이 와도 봄같지 않은 날씨다
봄추위(春寒)
水國春全薄(수국춘전박)-강마을에 봄소식은 아직도 멀고
寒威未解嚴(한위미해엄)-추위는 여탯껏 풀리지 않는다
狂風猶料峭(광풍유료초)-찬바람은 오히려 거세게불고
小雨自廉纖(소우자렴섬)-봄비는 언제올지 알수 없구나
地僻經過少(지벽경과소)-땅이 오지라 오가는이 별반드물고
身孤老病兼(신고노병겸)-몸이 괴로우니 병과 늙음이 겹쳐서오네
微暄眞可愛(미훤진가애)-따스한 양지쪽이 너무 좋아서
灸背坐茅簪(구배좌모잠)-처마밑에 앉아서 등불 쪼이네
정희량(鄭希良)
↑3월 8일 기온 -6 ~ 5℃ 아침 하늘은 맑았다가 오후에 구름이 끼다 날씨가 쌀쌀하다
신정동에 인라인 타러가다
봄이 너무나 추워
今歲春寒甚(금세춘한심)-올해는 봄추위 너무 심하여
桃花晩未開(도화만미개)-복사꽃 늦도록 피지 않았다
從敎庭樹寂(종교정수적)-정원의 나무들 적막케 해도
花向筆頭栽(화향필두재)-꽃이야 붓으로 그려 피우리라
강세황(姜世晃)
↑3월 9일 기온 -4 ~ 8℃ 아침 하늘은 맑다
두견새 우는 봄
旅館挑殘一盞燈(여관도잔일잔등)-여관에서 꺼진 등에 불 댕기니 한 점의 불뿐인데
使華風味澹於僧(사화풍미담어승)-꽃바람을 쐬게 하니 중보다 더 얌전히 너울거린다.
隔窓杜宇終宵聽(격창두우종소청)-창밖에 두견새 밤이 다하도록 울어 예니
啼在山花第幾層(제재산화제기층)-두견새 울음 산꽃 속 꽃잎들 몇 겹이나 쌓일꼬.
이견간(李堅幹)
↑3월 10일 기온 –1~10℃ 아침 하늘이 매우 맑다
봄 강물이 찰랑찰랑
雨霽淸江江水平(우제청강강수평)-비 걷힌 맑은 강에 강물은 넘실대고
江花深處浴鵁鶄(강화심처욕교청)-강 꽃 깊은 곳에 백로(白鷺)가 목욕한다.
東風綠盡王孫草(동풍록진왕손초)-봄 바람에 왕손초(王孫草)는 초록으로 물들어
唱轉新詞無限情(창전신사무한정)-새 노래 접어들자 마음 가눌 길 없네.
백광훈(白光勳)
↑3월 11일 기온 1~14℃ 아침하늘은 청명하다
어제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대통령 해임판정을 내렸다
온나라가 “바른 판결이다” “틀린 판결이다”라고 소용돌이 쳤다
그러나 오늘 아침 태양은 어제와 같이 변함없이 밝아왔다
다만 속좁은 인간이 대의(大義)를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옳다는 생각이
전부인양 주장할 뿐이다.
太陽氣運太陽 暗黑一擧巨彈 壯漢太陽 握手 宇宙
太陽萬歲 人間萬歲 太陽人間一身一心同化萬歲
精神魂太陽 太陽空中 生命 生命
태양아 언제던지 새벽문을 박차열고 무엇을 쫒는 듯이 벌거벗고
번개같이 뛰어나오는 기운찬 태양아
암흑을 일거에 쳐부수려는 거탄같은 장한 태양아
인사하자 그리고 네 손 내밀어라 악수하고
맛 달려들어 뺨대고 입맛추고 껴안고
우주가 흔들려 쏟아지도록 태양만세 인간만세
태양인간 일심 동화만세를 높히 ∼ 부르자
사람은 꼭 네 힘에 네 정신 네 찬란한 혼을 가져야 하겠다
태양아 내 동무 태양아 네 손을 쥔 채, 네 입술을 문 채 네 가슴을 안은 채
너와 함께 공중을 달고 다녀 내 생명을 너와 같이 빛내여 보자
내 생명이 너와 같이 빛날 수 있다면 네 시뻘건 불가운데 타서라도 버리겠다
시인 황석우(黃錫禹)
↑3월 12일 기온 4~12℃ 아침부터 구름이 끼다
봄기분
小梅零落柳似垂(소매영락유사수)-수양버들 가지처럼 떨어지는 매화 꽃잎.
閒路淸風步步遲(한로청풍보보지)-한적한 길 맑은 바람 한가로이 거닐으니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는 문을 닫아 인기척도 드문데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 위에 뿌리는 봄비 줄기줄기 푸르다.
진화(陳澕)
↑3월 13일 기온-2 ~11℃ 아침 하늘이 청명하다
아파트 정원이 뿧연한 것이 봄기운이다
이제 봄비가 내리면 잎떨어진 나뭇가지에서 새 움이 털 것이다.
봄날에 겨울옷
春冷補寒衣(춘냉보한의)-봄날이 차서 겨울옷을 손질하는데
紗窓日照時(사창일조시)-비단으로 바른(紗窓)에는 햇빛이 비치고 있네
低頭信手處(저두신수처)-머리 숙이고 손길 가는 대로 맡기는데
珠淚滴針絲(주루적침사)-구슬 같은 눈물이 실과 바늘 적시네!
부안 기생 이매창(李梅窓)
↑2017년 3월 14일 기온-2 ~10℃ 바람은 좀 불지만 하늘은 맑다
소나무향이 진하다(松香深)
松林淸空氣(송림청공기)-소나무 숲 맑은 공기
巖上靑鼠毛(암상청서모)-바위위에 청설모 한 마리
雲間漏陽光(운간루양광)-구름사이로 새어나오는 햇빛
山色漸靑來(산색점청래)-산 빛은 점차 푸른빛으로 오는구나
問山登臨氣(문산등림기)-산에 오른 기분이 어떠냐고 묻는다면
登臨松香深(등림송향심)-올라와 보니 소나무향이 매우 진하다 !
농월(弄月)
↑3월 15일 기온 -3 ~ 11℃ 아침 하늘이 맑다
봄 바람 불어와
春風忽已近淸明(춘풍홀이근청명)-봄 바람이 문득 불어 청명(淸明)날 가까우니
細雨霏霏晩未晴(세우비비만미청)-이슬비는 안개처럼 내려 저물도록 개지 않음이라
屋角杏花開欲遍(옥각행화개욕편)-집 모서리 살구꽃은 활짝 피려 하여
數枝含露向人傾(수지함로향인경)-두어 가지 이슬 머금은 채로 사람을 향해 기울이라.
권근(權近)
↑3월 16일 기온-3 ~12℃ 약간 찬 기운이 있어도 하늘은 맑다
금방이라도 개나리가 노란 꽃을 피울 것 같다
봄 두견새 울어
旅館挑殘一盞燈(여관도잔일잔등)-여관에서 꺼진 등에 불 댕기니 한 점의 불뿐인데
使華風味澹於僧(사화풍미담어승)-꽃바람을 쐬게 하니 중보다 더 얌전히 너울거린다.
隔窓杜宇終宵聽(격창두우종소청)-창밖에 두견새 밤이 다하도록 울어 예니
啼在山花第幾層(제재산화제기층)-두견새 울음 산꽃속에 쏟아지는 꽃잎들 몇 겹이나
이견간(李堅幹)
↑3월 17일 기온 -2 ~ 14℃ 아침하늘이 맑다 인간이 사는 세상은 매일같이
복잡다단해도 아침마다 뜨는 해와 하늘은 변함이 없다
봄날 청성산(靑城山)에서
誰謂吾生窶(수위오생구)-누가 우리 살림살이 가난하다더냐?
春來事事奇(춘래사사기)-봄 되면 모든 것이 기이한 것을.
山鋪紅錦障(산포홍금장)-산에서는 붉은 비단 병풍을 치고
天作碧羅帷(천작벽라유)-하늘은 푸른 비단 휘장을 친다.
拂石雲生袖(불석운생수)-바위 스치자 소맷자락에서 구름이 피어나고
呼樽月滿危(호준월만위)-술잔을 드니 달빛은 잘람잘람 넘친다.
古書還有味(고서환유미)-옛 책을 읽는 것이 으뜸가는 멋
芻豢可忘飢(추환가망기)-그 좋다는 고기 맛도 잊어버린다.
김성일(金誠一·1538~1593)
위의 한시(漢詩)는 학봉(鶴峰) 김성일(金誠一)이 지었다.
김성일(金誠一)은 서애(西厓) 류성룡(柳成龍)과 함께 퇴계 이황의 300여 제자 중에서도
가장 우뚝한 두 봉우리였다.
우리가 잘 아는 김성일(金誠一)은 1590년 통신부사로 일본에 파견되었다가 돌아와
일본이 조선을 침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같은 퇴계 이황의 스승 밑에서 동문수학한 사이였지만 두 사람이 죽은 뒤 세상은
두 사람을 갈라놓았다. 1620년 퇴계를 모시는 호계서원에 제자들도 함께 배향하면서
퇴계를 중심으로 상석(上席)인 왼쪽에 김성일과 류성룡중 누구의 위패를 모시느냐가
문제가 됐다.
이 논쟁은 400년을 싸워왔다
김성일과 류성룡의 서열 논쟁은 걸출한 선비가 많아
조선의 추로지향(鄒魯之鄕·공자와 맹자의 고장)이라 불리는 안동 유림에서 골치 아픈
난제 중 하나였다.
그 바탕에는 학문을 둘러싼 집안과 제자들의 자존심, 당쟁과 연결된
정치적 입장 차이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2009년 착수한 호계서원 복원을 계기로 김성일 가문과 류성룡 가문이 위패의 서열에
합의했다. 퇴계 왼편에 류성룡, 오른편에 김성일을 모셨다.
후손들의 400년 만의 화해가 조상들을 더욱 빛나게 하였다.
청성산(靑城山)은 안동에 있는 산 이름이다
위의 시는 선조때 학봉(鶴峰) 김성일이 1587년 50세에 지었다.
벼슬에서 물러난 학봉은 안동 서쪽의 낙동강 가에 있는 청성산(靑城山)에 머물렀다.
호사스러운 생활 뒤의 공허함과 우울함이 찾아왔다.
그러나 그 기분 오래가지 않았다.
봄이 찾아오자 모든 의욕이 일어났다.
산은 붉은 꽃으로 병풍처럼 두르고, 하늘에는 비취빛 휘장을 드리운다.
아침 되어 산에 올라 팔을 휘두르면 구름이 피었다가 흩어지고,
밤 되어 술잔을 들면 달빛이 넘쳐 쏟아질 것만 같다.
공직에서 벗어나자 자연의 하나하나가 더 신기하고 더 새로워 보인다.
책을 읽는 맛이 물리게 먹던 고기 맛보다 더 좋다는 것도 알게 됐다.
힘들게 사는 것처럼 보이는가?
오히려 그 반대다.
이것이 시인이 봄철을 맞이하는 기분이다.
↑3월 18일 기온 1~14℃ 아침 하늘이 맑다
봄사랑(春情)
九分恩愛九分憂(구분은애구분우)-사랑이 아홉 굽이 수심도 아홉 굽이
兩處相思兩處愁(량처상사량처수)-서로가 그리우면 괴로움도 함께라네
十年迤逗十年受(십년이두십년수)-그대주변 서성인지 십년세월
幾遍成幾遍休忍(기편성기편휴인)-몇 번을 말했던가 몇 번을 참았던가.
半點事半點慚羞(반점사반점참수)-반쯤은 황홀했고 반쯤은 부끄러워
三秋恨三秋感舊(삼추한삼추감구)-삼추 서린 한이 삼추에 그리움 되였더니
三春怨三春病酒(삼춘원삼춘병주)-삼춘 원한으로 삼춘 내내 술병이요
一世害一世風流(일세해일세풍류)-한평생 풍류놀이 일생이 헛되었네.
서재사(徐再思)
↑3월 19일 기온 –1~17℃ 하늘이 맑다 봅을 향하여 기온이 서서히
올라가고 있다.
봄이 오는 걸 막을 수 없고
風雨送春歸(풍우송춘귀)-비바람도 봄이 오는 걸 막을 수 없고,
飛雪迎春到(비설영춘도)-휘날리는 눈도 봄이온다는 표시일 뿐.
已是懸崖百丈氷(이시현애백장빙)-이미 백장절벽에 얼음은 꽁꽁 얼어있지만,
猶有花枝俏(유유화지초)-꽃가지는 여전히 아름답도다.
美也不爭春(미야부쟁춘)-아름답다고 다른 꽃과 타툴 생각은 없고,
只把春來報(지파춘래보)-단지 봄이 왔다는 걸 알리고 싶을 뿐.
待到山花爛漫時(대도산화란만시)-온 산에 봄꽃이 만발할 때에
她在叢中笑(저재총중소)-매화는 그 가운데 웃고 있으리...
모택동(毛澤東)
↑2017년 3월 20일 기온 3~16℃ 아침기온이 영상이다 구름이 끼어있다
봄날씨가 되기 위해서는 구름도 끼고 비도 내린다 이것이 봄이라는
자연 현상이다. 오늘은 신정동에서 인라인을 타는데 땀이 났다
정원에도 하루가 다르게 봄기운이 구석구석으로 찾자든다
봄날 누군가를 기다리며
岸有垂楊山有花(안유수양산유화)-언덕에는 수양버들 산에는 꽃
離懷悄悄獨長嗟(이회초초독장차)-이별한 마음 초조하여 길게 한숨짓는다
强扶藜杖出門望(강부려장출문망)-지팡이에 몸 기댄 채 문 밖을 나가봐도
之子不來春日斜(지자불래춘일사)-떠나간 그대 오지 않고 봄날의 해만 저문다
송희갑(宋希甲)
↑3월 21일 기온 3~13℃ 하늘이 맑다 봄기운이다
봄이오는소리(春來聲)
殘雪餘谷三角山(잔설여곡삼각산)-잔설은 삼각산 계곡에 남아있고
凍下氷流聲春近(동하빙류성춘근)-언땅 밑을 흐르는 얼음물은 봄이 가까이 있는 소리다
如象感震子收拾(여상감진자수습)-지진을 감지한 코끼리가 새끼를 챙기는 것처럼
人知春聲脚步輕(인지춘성각보경)-사람들은 봄의 소리를 알고 발걸음이 가벼워 지네
농월(弄月)
↑3월 22일 기온 –2~14℃ 하늘이 맑다
봄이 슬퍼
花開不同賞(화개불동상)-꽃 피어도 함께 바라볼 수 없고
花落不同悲(화락불동비)-꽃이 져도 함께 슬퍼할 수 없네
欲問相思處(욕문상사처)-그리워하는 마음은 어디에 있나
花開花落時(화개화락시)-꽃 피고 꽃이 지는 때에 있다네
설도(薛濤)
↑3월 23일 기온 1 ~ 14℃ 아침 하늘이 맑다 오늘 매화가 피었다 아래 왼쪽에 하얀 것이
매화다 3월 24일에 확인하였다
봄날에(春事)
苒苒花氣近(염염화기근)-그럭저럭 꽃피는 철 가까워지자
纖纖逕草深(섬섬경초심)-뾰족뾰족 길가에는 풀이 커간다.
風光歸弱柳(풍광귀약류)-봄빛은 여린 버들가지로 들고
野燒入空林(야소입공림)-들불은 빈 숲으로 번져가는데
幽夢僧來解(유몽승래해)-호젓한 꿈을 스님이 와서 해몽해주고
新詩鳥伴吟(신시조반음)-새로 지은 시를 새와 함께 읊어보네.
境偏無外事(경편무외사)-집이 외져 바깥세상 일은 하나 없고
酒客動相尋(주객동상심)-술친구만 걸핏하면 찾아오누나.
-이첨(李詹)
↑3월 24일 기온0 ~13℃ 오매 ! 나도 모르는사이에 집앞 정원에 매화가 피었네 !
매화 담장너머 핀 매화
墻角數枝梅(장각수지매)-담장 모퉁이에 핀 몇 가지 매화
凌寒獨自開(능한독자개)-추위를 무릅쓰고 홀로 피었구나.
遙知不是雪(요지불시설)-멀리서도 그게 눈이 아님을 알겠느니
爲有暗香來(위유암향래)-그윽한 향기로 다가오기 때문이어라.
北宋 왕안석(王安石)
↑2017년 3월 25일 기온 2 ~ 12℃ 구름이 끼어 있다
매화는 향기를 팔지 않는다
桐千年老恒藏曲(동천년로항장곡)
梅一生寒不賣香(매일생한부매향)
月到千虧餘本質(월도천휴여본질)
柳經百別又新枝(유경백별우신지)
오동나무는 천 년이 지나도 항상 아름다운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평생토록 추운 겨울에 꽃을 피지만 자신의 향기를 함부로 남에게 팔지 않는다.
달은 천 번을 이지러지지만 달의 본바탕은 변하지 않으며,
버드나무 가지는 백 번을 꺾이더라도 봄이 되면 새로운 가지가 돋아난다.
신흠(申欽)
↑3월 26일 기온 1 ~ 12℃ 정원에 매화가 활짝 피었다.
정말 봄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온다
산속 밤의 매화
山夜寥寥萬境空(산야요요만경공)-산속 밤은 적막하여 온 세상이 비었는 듯
白梅凉月伴仙翁(백매량월반선옹)-흰 매화 밝은 달이 늙은 신선 벗해 주네
箇中唯有前灘響(개중유유전탄향)-그 가움데 오직 앞 내 흐르는 소리 들리니
揚似爲商抑似宮(양사위상앙사궁)-높은 때는 상(商)음이고 낮을 때는 궁(宮)음일세
퇴계(退溪) 이황(李滉)
↑3월 27일 기온 1 ~ 12℃ 아침부터 봄비가 가늘게 내리더니 오후에
개였다 전원의 매화가 활짝 피었다
적은량이지만 봄비가 내린후 정원이 한결 맑은 기움이 돈다
봄비(春雨)
春陰易成雨(춘음역성우)-봄 구름은 쉽게 비 되어 내리는데
客病不禁寒(객병불금한)-그리움은 나그네의 병이되어 작은 추위도 못 견디겠네
又與梅花別(우여매화별)-또 그대와 매화꽃 아래 이별했건만
無因一倚欄(무인일의란)-하릴없이 난간을 기대고 홀로 서있네
육유(陸游)
↑3월 28일 기온-1 ~ 13℃↑ 구름이 끼었다 봄이되면 구름이 자주 끼는 것은
봄비가 오기 위함이다 봄비가 내려야 만물이 초록빛을 입을 것이다
봄비
柳色雨中新(류색우중신)-버들 빛은 빗속에 새롭고
桃花雨中落(도화우중락)-복사꽃은 빗속에 지는구나.
一般春雨中(일반춘우중)-같은 봄비에도
榮悴自堪惜(영췌자감석)-스스로 흥망성쇠가 아쉬워라
윤홍찬(尹弘璨)
↑3월 29일 기온 2 ~ 15℃ 하늘이 맑다 3월이 다가고 있다
이제 정말 봄에 접어들고 있다
봄기운
應憐극齒印蒼苔(응련극치인창태)-푸른 이끼 위에 나막신 자국 안타까운데
小구柴扉久不開(소구시비구불개)-싸리문 두드려도 오래도록 문은 안 열리네
春色滿園關不住(춘색만원관부주)-봄기운은 마당 안에만 머물지 못하고
一枝紅杏出牆來(일지홍행출장래)-붉게 꽃핀 살구나무 가지 하나 담 밖으로 내뻗네
섭소옹(葉紹翁)
↑3월 30일 기온 1 ~ 16℃ 아침 하늘이 맑다
봄기분
小梅零落柳似垂(소매영락유사수)-수양버들 가지처럼 떨어지는 매화 꽃잎.
閒路淸風步步遲(한로청풍보보지)-한적한 길 맑은 바람 한가로이 거닐으니
漁店閉門人語少(어점폐문인어소)-생선가게는 문을 닫아 인기척도 드문데
一江春雨碧絲絲(일강춘우벽사사)-강 위에 뿌리는 봄비 줄기줄기 푸르다.
진화(陳澕)
↑3월 31일 기온 4 ~ 13℃ 아침부터 하늘이 잔득 흐리다 봄비가 올려나
오늘로서 3월이 다갔다. 참 세월이 빠르다
사진의 우측 아래 벚꽃나무를 자세히 보면 벚꽃필 봉우리가 터질 듯
맺혀있다 곧 벚꽃이 필 것 같다
세월이 빠르니
歲急如燕飛(세급여연비)-세월 빠르기가 제비가 날으듯
銃丸不能追(총환부능추)-총탄도 따라갈 수가 없네
昨一瞬離三(작일순리삼)-어제가 1월이었는데 벌써 3월이 떠나니
時惜不攀駐(시석부반주)-시간을 붙들어 맬 수가 없는 것이 안타깝다
念孤心內悲(념고심내비)-생각하면 외롭고 마음만 슬프지만
寒離朋逢慰(한리붕봉위)-추위 떠나고 친구 만나는 것이 위로가 되네
농월(弄月)
첫댓글 농월님!! 감사 합니다.
글도 사진도 참 잘 찍으셧어요.
잘 보고 갑니다..
건강 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