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석 나야장애인인권교육센터 대표가 눈 모자이크 모양의 선글라스를 쓰고 ‘기생충은 오스카! 중증장애인일자리는 어째스카?’라고 적힌 손팻말을 들고 있다. 그 뒤로는 고 설요한 영정사진이 보인다. 사진 박승원 중증에 장애인 최저임금 못 받아 일자리도 없어서 폐기물 취급 권리중심 일자리 보장된다면 시설에서 누가 사냐 조문 없는 이재갑 노동부 장관 무시로 일관하는 노동부 장관 중증장애 일자리 기준 없이 간다면 우리는 끝까지 간다 장애계가 봉준호 감독 영화 '기생충'에 나오는 일명 ‘제시카 송(원곡, 독도는 우리땅)’을 패러디해 중증장애인 노동 현실에 관해 노래했다. 이들은 ‘중증장애인 지역맞춤형 취업지원 시범사업’의 과도한 실적 강요로 사망한 고 설요한 씨에 관해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조문과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보장을 재차 촉구했다. 이를 위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13일 오후 두 시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아래 노동청) 건물 1층 로비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보장을 요구하며 지난 1월 28일부터 노동청에서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13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결의대회를 하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활동가들. 사진 박승원
이날 사회를 본 박현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활동가는 “지난 4일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실무자를 만나 실무 협상 회의를 제안했지만, 이재갑 장관과의 면담은 불가능하다는 답을 받았다”라면서 “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에 관해서도 민원을 올리면 검토하겠다고 말할 뿐 구체적 협의는 거부했다”라고 전했다. 정명호 장애인노조 위원장은 “설요한 동지가 미안하다며 극단적 선택을 한 것은 고용노동부가 수탁기관인 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 떠넘긴 실적제도 때문이다”라면서 “그는 한 달에 장애인 4명씩 만나 상담도 하고, 상담한 한 명에 관해 서류만 여덟 개씩 정리해야 했다. 이게 중증장애인 속도에 맞는 노동인가?”라며 꼬집었다. 이어서 “그가 죽고 노동부는 업무 기준을 연 48명에서 연 20명으로 줄이고 서류작성 서식도 간소화해 업무 기준을 완화하겠다고 했다”라면서 “그러나 중요한 것은 실적제가 아닌 중증장애인 기준으로 공공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다. 중증장애인에 맞는 맞춤형 일자리로 장애인도 즐겁게 노동하고 당당하게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때까지 힘차게 투쟁할 것이다”라고 외쳤다. 한 장애인 활동가가 경찰 채증에 저항하며 손팻말로 경찰이 든 카메라를 가리고 있다. 사진 박승원 뇌병변 중증장애인 설 씨는 작년 4월부터 여수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 사업에 참여하던 가운데 과도한 실적에 대한 압박으로 12월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장연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고 설요한 중증장애인 동료지원가의 조문과 면담 △중증장애인일자리 동료지원가 사업 전면 개편 △권리중심 중증장애인기준 공공일자리 마련 즉각 협의를 촉구하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140여 명 장애인 활동가는 오후 3시 30분 쯤 시민석 서울지방고용노동청장과 면담하기 위해 5층에 있는 청장실로 향했지만, 엘리베이터 앞에서 경찰에 제지당했다. 이형숙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이재갑 장관이 공식 사과하고 면담이 이뤄질 때까지 문을 계속 두드릴 것”이라고 투쟁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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