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벽마감재 : 독일 STO ALC 전용 플라스터 / 창호재 : 이건창호 70㎜ AL시스템 창호, 35㎜ 삼중로이유리
설계 : 쌍용ALC 기술연구소
시공 : 건축주 직영, ㈜공간건축
총공사비 : 1억2천만원
해마다 은퇴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약 60만 명이라고 한다. 균형 잡힌 식사와 규칙적인 운동, 정기적인 병원 방문으로 인해 여전히 활동성 좋은 이들에게 55~60세라는 정년(停年)은 다소 이른 감이 있다. 마땅한 취미조차 가질 여유 없이 불철주야 앞만 보고 달려온 뒤 갑자기 주어진 자유가 그리 반갑지 않은 이들도 있을 것이다.
여기, 은퇴 20년 전부터 인생 2막을 설계한 중년의 남자가 있다. ‘어떻게 살 것인가’만큼 ‘어떻게 죽을 것인가’를 함께 고민한 그 남자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바로, 고향 땅에 집을 짓고 농사를 지으며 자급자족의 삶을 사는 것이었다.
욕심 없이, 성실함을 무기로 버텨 온 30여 년의 지난날. 일이 일인지라 건설사 취업 후 남의 집만 지어주며 정작 ‘내 집’ 한 번 못 지어본 것이 두고두고 마음에 남은 이현수 씨. 그는 퇴직 후 정착할 공간을 20년 전에 마련했다.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심으며 땅을 가꿔오다 작년부터 직영시공으로 집을 짓기 시작해 올해 5월 완공, 지금은 주말주택으로 사용하고 있다.
원래는 먼 친척 할머니께서 기거하시던 낡은 흙집과 별채가 있던 자리였다.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남겨진 구옥에 이따금 머무르며 소일거리를 하곤 했다. 지금은 울창한 숲의 일부가 된 백합나무, 감나무, 백일홍, 단풍나무, 마로니에 등도 처음엔 그가 꽂은 작은 묘목에 불과했다. 형편이 녹록지 않던 사회초년생 시절에도 월급의 20%는 꼭 책과 음반을 사는 데 투자할 정도로 다독가인 그는 『녹색평론』과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헬렌·니콧 스어링 부부의 『조화로운 삶』을 읽고 나서 가치관이 달라졌다. 내 손으로 집을 짓고, 내 손으로 심고 기른 유기농 푸성귀를 먹으면서도 충분히 잘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 것이다.
아내와 머물 새로 지은 집은 친환경 자재인 ALC블록과 패널로 지었다. 남쪽을 향해 크게 창을 낸 거실과 작은 방 한 칸, 지하에 작은 서재 겸 창고가 전부다. 혹여나 자식들과 손주들이 올까봐 관리하지도 못할 넓은 집을 짓느니 늘 깨끗하게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아담한 규모로 짓는 것이 옳다는 생각이었다. 대신 건축비의 상당 부분을 창호와 단열에 투자했다.
INTERIOR
내벽마감재 : 독일 STO ALC 전용 도장재 / 바닥재 : 독일 BEMBE 원목마루 스모크 오크(거실), 스쿠피라(안방) 일본산 벚나무, 단풍나무 원목마루(지하)
욕실 및 주방 타일 : 수입 모자이크 타일, 일본 아사히 카세히 천연 규산칼슘계 타일 ‘사라라’ / 수전 등 욕실기기 : 아메리칸스탠다드, 대림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