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편지 너희는 눈부신 햇살이 되라 두려워하지 않는 화살이 되라 무릎을 꿇지 말고 당당히 새벽거리를 걸어가는 북풍이 되라 날개를 꺾지 않는 새들이 되라 너희는 먼동이 트는 새벽이 되라 눈물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볏단처럼 쓰러져간 벗들을 위해 벗들의 맑고 슬픈 눈동자를 위해 기다리는 자의 새벽별이 되라 새벽의 고요한 눈길이 되라 밤을 밝히는 자에게만 새벽은 찾아오고 바라보는 자에게만 별들은 빛나나니 떠나온 곳 돌아보면 갈 길은 멀고 다시 가야 할 곳 어둠의 끝일지라도 너희는 저 푸른 보리밭의 청보리가 되라 끝끝내 두려워하지 않는 화살이 되라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에 실린 “아버지의 편지”의 전문입니다 ※ 아버지가 보내신 편지에 세상을 굳건히 하고 의지적으로 살아가라는 당부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눈 부신 햇살, 날아가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화살, 당당한 바람, 날개를 꺾지 않는 새, 먼동이 트는 새벽, 기다리는 자의 새벽별, 새벽의 고요한 눈길, 푸른 보리밭의 청보리가 되라』는 아버지의 당부가 비장합니다. 그렇습니다. 저도 깨어 살아있는 자, 변화를 꿈꾸는 자, 고요하고 마음이 푸른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퍼온글)
|